[문화산책] 음악의 본질과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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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07 07:42  |  수정 2017-09-07 07:42  |  발행일 2017-09-07 제21면
[문화산책] 음악의 본질과 인공지능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많은 분야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미국의 온라인 마켓인 아마존은 드론으로 배송을 시작했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행은 이를 이용해서 재무 설계를 하고 주식투자도 한다. 그렇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글도 쓰고 분석도 하고 통계도 낸다.

그러나 예술, 특히 음악에서의 영향은 아직은 적다. 음악과 인공지능에 대한 주제는 오래전부터 회자되며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고유한 창의성과 감성을 인공지능이 모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예술 분야에서도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10년 뒤 사라질 직업, 새로 생겨날 직업, 아니면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 직업에 대해 분석한 글을 보면서 연주자로서 위치를 생각해 보았다.

예술은 주관적인 분야다.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늘 똑같이 연주할 수 없고, 평가 또한 예상을 뒤엎는 결과에 희비가 엇갈린다. 연주자들은 실수를 줄이기 위해 온몸이 기억하여 기계적으로 연주할 만큼의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 감성의 표현이 얼마나 심도 있게 작용할지, 사람의 감성에 닿아 어떻게 감동을 이끌어 낼지 생각한다.

스포츠를 예로 들면 양궁은 과녁에 들어가는 실질적인 점수들이 합산되어 우승자가 가려진다. 그러나 피겨는 기술 점수 외에 예술 점수로 인해 주관적 심사에 따라 결과는 사뭇 달라진다. 하물며 공연예술은 어떨까.

공연 예술가로 성장하려면 이런 주관적 평가로 인해 많은 갈등을 겪는다. 대예술가들도 수많은 갈등을 인내로 극복했을 것이다. 왜 그들은 오늘도 그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일까. 그것을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감정적 의도에서 해답을 찾는다. 예술 작품에는 작가의 의도가 있고 관중의 느낌과 주관적 평가가 있다. 인공지능에는 감정의 의도가 없고 다양하게 느끼고 표현할 피드백도 없다.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우리가 상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다 보면 예술가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창작예술과 공연예술의 인공지능은 관중을 위한 작품을 창작하지 못하고 그들의 반응에 따라 즉흥적이며 다양하게 표현할 수 없다. 예술은 주관성 때문에 공정하고 일관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지만, 대신 사람으로서의 감수성과 인간미를 뽐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예술은 사람만이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분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감성을 믿는다. 김민희 <플루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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