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한 ‘돈’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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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4   |  발행일 2018-08-04 제16면   |  수정 2018-08-04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한 ‘돈’
풍요와 거품의 역사//안재성 지음/ 을유문화사/ 308쪽/ 1만5천원

역사를 움직이는 요소에는 전쟁·정치·사상·철학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돈’은 역사 전면엔 덜 등장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대의명분이나 정치 철학 등으로 포장된 역사적 사건 이면에는 언제나 ‘돈’이 얽혀 있다. 이 책은 역사를 움직여 온 ‘돈’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재해석한 책이다.

돈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릴 정도로 경제적 요인은 개인은 물론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였다. 고대 지중해의 패권을 둘러싸고 로마와 카르타고가 벌였던 포에니 전쟁은 흔히 군사력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고 생각하기 쉽다. 로마가 카르타고에 비해 우수한 병력과 훌륭한 지휘관을 많이 가졌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관점은 기존의 역사책에서 흔히 보이는 해석이다. 하지만 실제로 로마와 카르타고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원인은 긴 전쟁 기간 동안 쌓인 ‘빚’의 처리를 두고 보인 두 국가의 해결 방법 차이였다. 증세를 택한 카르타고와 국채 발행을 택한 로마의 선택은 결국 로마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돈과 관련된 역사는 국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 시민도 마찬가지였다. 튤립 버블은 실론섬 등을 정복한 뒤 향신료 무역을 독점하면서 부국이 된 네덜란드에서 1630년대 불기 시작한 튤립 투기 열풍을 일컫는다. 고급 품종의 튤립이 저택 한 채 값에 맞먹기도 했지만 이내 거품이 터지고 무수히 많은 파산자가 생겨났다.

이처럼 이 책은 고대 로마와 카르타고의 전쟁에서부터 대공황과 최근의 비트코인 열풍, 유로존에 대한 전망까지 경제적 관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사를 보여주고 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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