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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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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최은석·도문경씨 장남 우혁군, 이선조·김외자씨 장녀 경은양
△최은석·도문경씨 장남 우혁군, 이선조·김외자씨 장녀 경은양= 9월2일 오후 2시 대구 호텔수성 수성스퀘어 3층 피오니홀.
[월요칼럼] 팁(Tip) 권유가 불편한 DNA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고려 말 문인 이조년 선생이 봄밤의 정서를 표현한 시조 '다정가(多情歌)'다. 젊은 시절 보이지 않았거나 느껴지지 않았던 감정과 정서가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훅 다가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새싹이 싱그럽고 꽃이 예쁘고 사랑스럽다거나 떨어지는 낙엽이 아쉽고 서글프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하면 대충 그런 나이대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느낌은 정(情)과 한(恨)의 반복으로 점철된 민족 특유의 정서가 알게 모르게 기저에 깔려있음을 새삼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최근 들어 팁(tip) 문화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공식적인 비용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게 일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가 훨씬 더 많다. 물론, 서비스에 감동하거나 진심으로 고마워서 건네는 팁은 한국을 비롯, 상당수 국가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말 그대로 자율이었고 자신의 선택에 따른 부담 없는 행위였다. 논란의 핵심은 강요당하는 느낌이다. 아직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팁 어떤가요'로 요약되는 안내문이 적잖이 불편하고, 때에 따라서는 불쾌하기도 하다. '내키지 않으면 안 주면 된다'고 쿨하게 넘어갈 수도 있으련만, 다정(多情)이 병인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들에겐 사실상 의무가 될 수도 있고 '쪼잔한 손님' '매너없는 손님' 등으로 비칠 수도 있는 만큼 여간 찜찜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된다.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에게 팁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고 일부 식당과 카페에서도 팁을 권유하는 문구나 팁박스를 비치해 놓고 있다. 누리꾼들 대부분은 부정적이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르지만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겐 팁이 임금을 보전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관련법이 시행되고 있고, 행여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그걸 업주가 아닌 소비자가 왜 부담해야 하느냐는 불만과 비판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서비스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등의 순기능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불친절하다고 비용을 깎아주지는 않기 때문에 합리적이진 않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부가가치세나 봉사료 등을 별도로 표기할 수 없고 손님이 실제로 지불해야 하는 최종가격을 표기토록 규정하고 있다. 대놓고 요구한다면 엄연히 불법이지만 강제성을 띠거나 의무가 아니라면 문제 삼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팁, 괜찮으세요?"라고 권유받는 순간, 단칼에 거절하지 못하는 심성을 가진 이들은 무척 곤혹스러울 것이다. 팁 문화가 확산되고 정착되면 사실상 가격이 오르는 셈이다.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기도 한다. 아무리 자율이라고는 하지만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주문을 하거나 계산할 때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안내문구나 권유형 질문을 마주하면 당연히 신경이 쓰인다. 속정이나 잔정이 많을수록 더욱 불편해진다. 서비스업을 이용할 때마다 심적 갈등을 겪을까 싶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얼마를 줘야 하지?' '안 주면 싫어하려나?'…. 상대의 심기가 걱정스럽고 배려가 익숙한 사람들은 딜레마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다정도 병인가 싶다. 장준영 논설위원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맨발걷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맨발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맨발로 걸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과 효능이 구체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하나둘씩 알려진 이후 참여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지자체에서는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시의회를 비롯, 일부 의회가 맨발걷기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구수목원과 두류공원, 경북도청 천년숲 황톳길 등은 이미 명소로 떠올랐다. 맨발걷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맨발걷기 전도사'로 유명한 권택환(대구교대 교수) 맨발학교 교장은 최근 포항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맨발 걷기로 몸과 마음 자립하기' 특강을 통해 "혈액순환 개선은 물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자연과 가까워지고 삶의 활력을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동참을 권유했다. 흔히 '제2의 심장'으로 부르는 발의 건강 및 걷기와 관련된 내용이어서 관심이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맨발걷기는 촉촉하거나 차가운 땅을 밟으면 효과가 더욱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년숲 황톳길처럼 코스 중간에 황토볼·백토볼·제올라이트볼 구간 등을 만들어 재미와 색다른 경험을 추가한 곳도 점차 늘고 있다.맨발걷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편리하고 다양한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세족장이나 신발장·휴식공간이 그렇다. 또 설치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지면이 거칠거나 이물질이 있으면 부상의 위험이 존재한다. 그래서 적절한 관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편의·여가시설이 아니라 오히려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여권 파워
'이 여권을 소지한 대한민국 국민이 아무 지장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와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대한민국 여권에는 외교부 장관 명의의 이 같은 문구가 인쇄돼 있다. 한 나라의 여권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신분증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국민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무비자 입국 여부가 국가별 여권에 따라 다른 만큼 흔히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가 많을수록 '여권 파워'를 가지게 마련이다.영국 국제교류·컨설팅 전문업체 '헨리&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2023 헨리여권지수'에 따르면 192개국을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싱가포르가 2023년 세계 여권 파워 1위에 올랐다고 CNN이 보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글로벌 여행 정보 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산출되기 시작한 헨리여권지수는 특정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를 비롯, 도착비자·전자비자 등의 방식으로 쉽게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어느 정도인지를 지표화한 것이다.2위(190개국)에는 독일·이탈리아·스페인이, 3위(189개국)에는 한국을 포함, 일본·오스트리아·프랑스·스웨덴 등이 각각 올랐다. 영국은 6위, 미국은 8위였다. 수년째 최상위권에 포진해있는 한국은 지난해 2위(192개국)에서 올해 3위로 한 계단 내려왔지만 여전히 강력한 '여권 파워' 국가의 위상을 갖고 있다. 순위가 높을수록 그만큼 귀찮거나 번거로운 절차를 덜 거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자 발급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준영 논설위원
[논설위원의 직터뷰] 이신근 대한검도회 이사 (8단 교사) "무수한 우승 트로피보다 사람을 남겼다는 것이 가장 뿌듯해"
'수파리(守破離)'. 불교용어이기도 하지만 무도를 수행할 때 곧잘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수(守)'는 '가르침을 지킨다'라는 의미다. 원칙과 기본을 충실하게 익히는 단계를 뜻한다. '파(破)'는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그 틀을 깨고 자신의 세계를 창조한다. 수련의 마지막 단계로 불리는 '리(離)'는 파의 연장 선상에 있지만, 모든 면에서 법을 잃지 않고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름을 뜻한다. 이 모든 게 자신과의 싸움이다. 특히 무도에서는 더욱 그렇다.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 다른 지름길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내와 땀이 맺은 결실의 크기에 따라 단(段)이나 급(級) 등이 부여돼 수련자의 수준을 짐작게 한다. 선수 및 지도자 생활을 거치며 검도 인생 50년을 살아온 이신근(65·전 구미시청 감독) 대한검도회 이사 역시 정상급 수준인 '8단 교사' 칭호를 받았지만 여전히 '리(離)'를 향해 가고 있다.◆외로움이 항상 그를 담금질했다 어떤 조직, 어떤 사회에서든 1기·1회·창단·초대 등 '처음'이 주는 기대감과 부담감은 공존하기 마련이다. 백지상태에서 뭔가를 이룩할 때마다 멋진 역사가 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반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거나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처음'은 동전의 양면 같다. 선배나 전임자들이 잘 닦아놓은 길을 상대적으로 쉽게 걸어갈 수 있는 찬스는 원천적으로 없다. 또 책임감과 사명감은 더욱 크기에 대부분 평균 이상의 노력과 희생을 요구받기 일쑤다.이신근 이사의 삶도 어찌 보면 '처음'의 연속이었다.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고 검도를 처음 접한 중학교 때는 팀이 창단됐다. 검도부 1기로 고교를 다녔고 실업팀도 창단멤버로 뛰었으며 지도자 생활도 창단팀 감독을 맡아 시작했다. 당연히 외로웠다. 노하우를 전수해주거나 이끌어줄 선배가 없는 엄연한 현실은 선수시절이든, 지도자 생활이든 대개 생존과 맞닿아 있었다. 이런 여건과 일련의 과정들은 끊임없이 그를 담금질하게 했고 대과 없이 현역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이 이사의 검도 입문 과정은 꽤 평범했고 1973년 경주문화중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육 선생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일부 수업에 빠질 수 있는, 당시 또래 사이에서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도 한몫을 했다. 죽도를 들고 다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당초 없었던 흥미가 생겨났고 익숙해질수록 의욕과 오기가 생겼다. 때마침 창단된 검도부 1기가 됐고 처음 출전한 경북도내 대회에서 2위에 올라 가능성도 발견했다. 인천체고 1기로 진학해서 주장을 맡았고 1983년 풍산금속 검도실업팀 창단멤버로 입단, 팀이 해체될 때까지 12년 가까이 선수생활 및 지원업무를 담당했다. 지도자로 꽃피운 검도 인생 22년간 구미시청 검도단 감독 맡아 200여회 수상 전무후무한 기록 일궈 학교~실업팀 잇는 육성 인프라 개척 입단 때까지 우승 인연 없던 선수도 정상급으로 길러내며 황금기 이끌어 이젠 무대 뒤 '離를 향한 정진' "제가 받은 과분한 사랑 되갚을 시간 미력하나마 후배들과 검도발전 위해 은퇴 후에도 할 수 있는 일 찾아 봉사"◆3대가 체육인… 지도자로 빛을 발하다이 이사는 이태원(작고) 전 경북체고 교장·김청자(89) 여사의 장남이다. 이 전 교장은 경북대 사대 체육과 출신으로 경북도교육청 체육과장 등을 지냈으며 체육행정에 적잖은 업적을 남겼다. 또 이 이사의 아들 주섭(30)씨는 문화중·고와 대구대 검도부 출신으로 검도 5단이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대거 출전하는 단별선수권대회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유명한 3단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흔치 않은 3대 체육인 집안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 이사는 선수시절보다 지도자로 두각을 나타냈다.한국실업검도연맹에서는 이 이사가 일궈낸 실적을 두고 '아마 전무후무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00년 구미시청 검도선수단 창단에 이어 2001년부터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2022년 퇴임 때까지 쌓은 수상경력이 200회를 훌쩍 넘기 때문이다. 그를 거쳐 간 제자들의 활약 또한 그를 빛나게 했다. 현재 구미시청 검도단을 이끌고 있는 이강호(7단 교사) 감독이 대표적이다. 2001년 대학졸업 후 첫 실업팀 생활을 구미시청에서 시작, 22년간의 선수생활을 한 팀에서 마무리하고 소속팀의 지휘봉을 물려받은 한국 검도계의 정상급 실력자다. 이 이사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제자들의 노력과 구미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부인 류명이(60)씨의 내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주 출신인 류씨는 교육공무원으로 이 이사와는 중매로 만났다. 선을 보는 자리에서 류씨는 "열심히 살 자신이 있다"는 다소 뜻밖의 말을 했고 이 이사는 그 말에 감동을 받아 가정을 꾸리게 됐다고 들려줬다. 직업특성상 대회나 연수 및 훈련이 잦아 집을 비우는 경우가 허다했지만 단 한 번도 불만이나 싫은 내색을 비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마움은 안정감으로 이어졌고 팀 운영과 제자 육성에 전념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결국은 상장과 상패보다 사람이 남더라선수생활을 하면서 우승과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했던 이 이사는 팀을 맡은 지 2년 만인 2003년 제7회 전국실업검도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하면서 황금기의 시작을 알렸다. 거의 매년 국가대표를 배출하면서 구미시청은 자타가 공인하는 검도명가의 반열에 올랐다. 구미시청 검도선수단 훈련장 한 편에는 그동안 수상한 우승컵 및 우승기와 상장·상패 등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그는 선수들을 선발할 때 기량보다 인성과 가능성을 우선시한다. 오기와 뚝심까지 엿보인다면 최우선 고려대상이다. 신뢰와 마음을 주면 의리가 생긴다는 믿음도 강하다. 누구나 검도를 대하는 가치관은 다르지만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 이 이사의 지론이다. 그리고 정정당당한 자신감을 불어넣는 일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 실제로 구미시청 검도팀에는 중·고 및 대학시절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한 선수들 가운데 실업팀에서 기량을 만개한 경우가 많다. 기본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수(守)'를 무한 반복하다시피 하면서 '파(破)'의 길로 접어들게끔 하는 것이 이 이사의 역할이자 책무다. 제자의 성장이 가르치는 재미로 이어지고 그 재미가 또다시 수련의 에너지로 환원되는 선순환이 계속되면서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셈이다.은퇴를 고민하던 무렵, 그는 희한한 상황에서 결심을 하게 된다. 지난해 10월 제22회 봉림기 전국실업검도대회에서 구미시청이 정상에 오른 직후 제자들의 우승 헹가래 당시 몸이 공중에 뜬 순간 '이제 물려주고 내려 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는 것이다. 다소 느닷없는 결정이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 이사는 그해 12월 검도계 인사들과 제자 및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은퇴식을 갖고 22년간의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죽도를 잡은 지 50년. 예의범절과 인격 수양을 강조하는 검도인으로 살면서 검도 불모지였던 구미에 중·고·대학·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2021년 '자랑스러운 구미사람 대상'을 수상하면서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형외과 의사이기도 한 윤성용 한국실업검도연맹회장(6단)은 최근 SNS를 통해 이 이사를 두고 '한국실업검도계의 전설'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습니다. 결코 제가 잘난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그리고 가족들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이젠 갚아야 할 시간입니다. 우승기도, 트로피도 소중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남겼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합니다. 실업팀에서는 드물게 매년 개최되는 OB·YB모임도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미력하나마 검도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작정입니다". 장준영 논설위원 changcy@yeongnam.com이신근 이사가 우승 트로피와 상패 등이 가득한 구미시청 검도선수단 훈련장 사무실에서 검도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준영 논설위원일본에서 열린 제16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서 단체 준우승을 차지한 뒤 이신근 이사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신근 이사 제공〉
[자유성] 매미오줌
"어, 이게 뭐지?" 여름철이 되면 나무 주변에 있다가 느닷없이 떨어지는 액체를 맞아본 경험이 더러 있을 듯싶다. 옷이나 피부에 닿은 정체 모를 액체를 닦아내는 일은 꽤나 신경이 쓰일 뿐 아니라 당연히 찝찝하기도 하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슬이 남아있을 시간도 아닌데 주변을 둘러봐도 그럴만한 요인을 찾기 힘들다. 거의 무색무취에다 점성도 없어 일단 안심이 되기도 하지만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마른하늘에 도대체 이게 뭘까.이럴 경우 대부분은 매미오줌일 가능성이 크다. 비교적 양이 적고 매미 자체가 수액을 먹기 때문에 오줌성분도 수액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매미는 주로 입을 나무에 꽂아 수액을 섭취하는데 수분이 과잉 공급됐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몸무게를 급히 줄여야 할 경우 배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과학 분야 전문 유튜버는 날이 더울수록 양이 많아지고 더 자주 배설하는데 이는 실제로 체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나무에 붙어있는 매미를 오래 관찰하다 보면 투명한 오줌을 싸는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관련 영상이 제법 올라와 있을 정도다. 니콜라이 타타르닉 박사(서호주 박물관 곤충학 큐레이터)는 "매미는 사람에게 비가 오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유일한 곤충"이라면서 "땀을 흘리지도 않고 더위를 식힐 수도 없기 때문에 체액을 몸에서 배출해야 한다. 기분이 언짢을 수는 있지만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고 ABC 뉴스를 통해 밝혔다. 장준영 논설위원
[월요칼럼] 가해자를 위한 나라
교복을 입고 다녔던 40여 년 전 까까머리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꾸중을 듣거나 체벌을 당했던 기억이 제법 있다. 청소·야간자습을 땡땡이쳤을 때도 그랬고 성적이 내려가거나 일정 점수 이하일 때도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했다. 대부분은 원인이 있었으나 뚜렷한 이유를 모르고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금은 '사랑의 매'라고 애써 표현하기도 하지만 요즘 관점으로 보면 상당수가 사실상 구타였고 폭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행동은 정당화되기 일쑤였고 대부분 부모님 역시 자식의 탓으로 여기고 학교와 선생님을 믿었다. 기본적으로 신뢰가 있었던 시절로 추억된다. 어물전 망신을 시키는 꼴뚜기는 어느 조직,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과거 폭력을 일삼거나 부조리를 저지른 일부 교사의 이미지가 박제되면서 전체 교단의 권위는 도매금으로 추락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민주화바람이 불었고 인권에 대한 관심과 권리가 강조되면서 학교현장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비인간적이고 권위주의적이었던 교사들이 서서히 사라진 대신, 학생들의 권리가 빠르게 신장됐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교육 주체인 학교와 학생·학부모 간의 균형에 균열이 생기면서 교권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금이 간 자리에는 단체생활에 대한 개념이 무시되면서 극단의 이기만 똬리를 틀고 있다. 그 사이 강력한 돌발변수가 생겼다. 일부 몰지각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행태가 걱정을 넘어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최근 부산과 서울에서 잇따라 발생한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과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 담임교사 사건이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급적 말을 아끼고 인내하던 수많은 교사가 공분과 울분을 토하면서 절실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이 겪었거나 전해 들은 학부모 악성민원은 그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툭하면 협박이고 위협이다. '아동학대' '정서학대' 등 갖다 붙이기 나름이다. 받아쓰기시킨다고 학대를 들먹이고, 떠들지 말고 친구에게 피해 주지 말라고 제재하면 욕하거나 고소하는 세상이다. 진상을 부리는 학부모들은 교사와 학교가 만만한 모양이다. 무지렁이처럼 뭘 해도 대들지 못하는 대상쯤으로 여기는 것일까. 정당하고 상식적인 민원은 교육현장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몰지각하고 비상식적이고 파렴치한 의도가 담긴 악성민원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척결해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교권이 위축되고 추락하는 사이 선의의 학생들이 입은 피해는 누가 보상하나. 악성민원인들의 판단 및 행동근거는 오로지 자기 자식의 편안함과 안정에서 비롯된다.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의 성장을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배려와 책임감 없이 극단의 이기를 경험케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이젠 '교사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자조적인 이야기까지 들린다. 거의 모든 교사는 평균보다 훨씬 높은 학력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여전한데 '꼴뚜기'를 만나면 모든 게 두렵다. 터무니없고 인신공격에 가까운 민원은 진실 여부를 가려 책임을 물어야 근절이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교권강화를 위한 교육부 고시 제정과 자치조례 개정 추진을 지시했다. 작금의 교단파괴 현상은 지나친 온정주의가 불러온 괴물일 수 있다. 피해자를 외면하고 가해자 인권에 위선적으로 연연하는 현실이 더 이상 방치돼서는 곤란하다.장준영 논설위원 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하늘을 나는 자동차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영화나 만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수년 내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상용화된 전기자동차에 이어 전기비행기·수소비행기의 본격적인 운항 역시 그리 머지않은 미래로 다가온 가운데 비행전기차의 로드맵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2025년쯤 사람을 태운 채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실화가 되면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미국의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이달 초 자사의 비행전기차 '모델A'가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특별감항(堪航)증명'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지원으로 개발된 '모델A'는 도로 주행 및 수직 이착륙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2명 탑승에 차로 운행 시 약 322㎞, 비행 시 약 177㎞ 정도를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모델A'의 성능이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FAA 규제에 따라 비행 허용 장소 및 목적지는 제한된 상태다. 이와 함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비행기 X-57 맥스웰을 개발 중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비행 온도 범위와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진동 환경에서 모터 조절기의 성능을 각각 확인했고, 영국 항공기업 제로에이비아는 지난 6월 수소 전기 비행기의 10분간 비행에 성공하는 등 상상 속의 일들이 머지않아 눈앞에 펼쳐질 전망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선글라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필수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선글라스는 강렬한 햇빛과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유색 렌즈 안경이다. 멋스러움을 돋보이게 하는 패션기능과 함께 다양한 용도로 애용된다. '건방져 보인다'거나 '예의에 어긋난다'는 식의 부정적 이미지가 아직 일부 존재하지만 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선글라스 착용 인구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지금과 비슷한 안경 형태의 선글라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5세기 무렵 중국의 법정에서 판관들이 심문을 할 때 표정을 가리고 위압감을 주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근현대에 들어 조종사나 운전자 그리고 스포츠 현장에 이르기까지 햇빛 차단 등 필요에 따라 기능과 성능이 향상됐다. 또 패션이 강조되면서 명품이 등장하는 등 시장 규모도 엄청나게 커졌다. 렌즈에는 자외선 차단과 흠집 예방을 위해 다양한 막이 코팅돼 있는데 고온에서 코팅막이 갈라지는 경우가 많아 여름철 차 안에서 보관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한여름 차량 실내온도는 70~80℃ 안팎까지 오른다. 이 때문에 미러코팅막과 반사방지코팅막 등의 손상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갈라진 상태로 착용하면 그 틈으로 자외선 등 유해광선이 눈으로 들어와 수정체와 망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문가가 아니면 코팅막 균열 여부를 쉽게 판별하기가 어려운 만큼 차량 내 보관으로 고온에 자주 노출됐다 싶으면 눈 건강을 위해 안경점에서 점검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준영 논설위원
[결혼] 민원기(전 수협중앙회 경북지역금융본부장)씨 장녀 영제양
△(고)이상천·주영숙씨 장남 동현군, 민원기(전 수협중앙회 경북지역금융본부장)·소성자씨 장녀 영제양= 7월15일 오후 4시 호텔인터불고 대구 인터빌리지. 010-6517-4277.
[자유성] 골든아워
'골든아워'는 일반적으로 심장마비나 호흡 정지와 같은 응급상황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골든타임'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 이 단어는 미국의 외과의사이자 응급의학의 개척자로 불리는 애덤스 카울리가 "삶과 죽음 사이에 골든아워가 있다"고 말한 데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에겐 더 익숙한 '골든타임'의 경우 영어권에서는 대개 라디오 청취율이나 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를 뜻하는 방송용어로 쓰인다.'어떤 행동이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가장 적절하고 시급한 시간'이라는 뜻을 가진 만큼 골든아워는 의료계뿐 아니라 정치나 경제·사회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비슷한 상황에서 곧잘 활용된다. 이와 관련, 산림청이 최근 산사태 예보를 확대, 주민들의 대피 골든아워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국지성 또는 집중 호우가 빈번히 발생, 산사태의 위험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1천278건의 산사태로 327㏊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했을 경우 산사태 건수는 27%, 피해는 34%가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대피시간 확보를 위해 기존 24시간 전이던 산사태 예측정보 제공시간을 48시간 전으로 확대하는 한편 위험예보도 예보 및 예비특보로 세분화해서 제공키로 했다. 또 재해 위험성이 높아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에서 관리 중인 사면정보 4만8천여 건을 산사태 정보시스템과 연계·관리하면서 정확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월요칼럼] 희망고문의 함정
대구에서 출발한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대표 기업이다. 숱한 위기를 발상의 전환이나 한발 앞선 기술력 등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더러 구설에 휘말린 적도 있으나 지금은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브랜드 자체가 신뢰를 심어주는 단계로까지 올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가지는 데는 긍정적 의미의 '일등주의'가 한몫을 했고 그 정신은 아직도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오래전부터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흔히 말하는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쓴다.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 스포츠의 속성이긴 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응원하는 팀이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게 훨씬 낫다. 그들은 때로는 열광하고 때로는 분노하면서 애증을 키운다. 구단 명칭에 나란히 '삼성'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룹 이미지는 어쩔 수 없는 종속변수가 된다. 올해는 4대 종목 모두 바닥권이다. 시즌을 마무리한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최하위에 머물렀고 레이스가 한창인 야구와 축구는 현재 순위표 맨 아래에서 헤매고 있다. 유일하게 대구경북에 연고를 둔 삼성 라이온즈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996-8837. 전화번호가 아닙니다'라며 최근 7년(2016~2022)간의 성적을 들이민 일부 팬들의 전광판 트럭 시위가 상징적이다.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챔피언을 지내며 왕조시절을 향유했던 팀의 몰락치고는 너무 생뚱맞고 비참하다. 당연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분노 게이지가 계속 상승 중이다. 강경하든, 온건하든 토론의 장에 의견을 내는 팬들은 기본적으로 애착을 갖고 있다. 책임자 경질을 포함한 대대적인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희망고문에 가까운 의견도 없진 않다. '잘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극적인 반등도 가능하다'는 희망고문이 사실, 사람을 미치게 한다. 선수 영입에서부터 육성과 기용에 이르기까지 왕조시절의 삼성과는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이 상당수 팬들의 의구심이다. 왜 이렇게 형편없이 무너졌는지에 대한 진단 및 분석과 적절한 조치가 절실하다는 방안도 제시한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격려와 수긍을 해줄 만한 경기가 손에 꼽을 정도로 사라졌고 투지와 근성도 과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난이 거세다. 트레이드를 포함, 전반적인 운영이 구단의 몫이라면 결과에 따른 응원과 비판은 팬들의 권리이기도 하다. 묵묵히 지켜보던 상당수 팬들도 언젠가부터 고개를 갸우뚱하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을 넘었다'는 정서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해 보인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언제 어떤 변곡점이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희망고문은 희망이 아예 없는 상황이라면 깔끔하게 포기를 하면 되지만 모든 가능성을 대입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심리를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불행하게도 '희망고문'이 완성되려면 결과가 절망적이어야 한다. 희망없이 고문만 지속되는 흐름은 팬과 구단은 물론 삼성브랜드에도 바람직하지 않다.장준영 논설위원 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에너지 캐시백
물가상승에 따른 부담이 갈수록 크게 다가오면서 소비 위축과 함께 절약이나 '짠테크'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리워드 앱을 적극 활용하거나 알뜰폰 이용자가 급증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것도 절약의 한 방법이지만 필요한 소비를 할 때 캐시백을 염두에 둔 생활습관도 각광 받고 있다. 캐시백은 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돈이나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제도 또는 그 돈을 뜻한다.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적립 등을 통해 이미 캐시백은 알게 모르게 일상이 됐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든 가운데 아낀 전기사용량만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에너지 캐시백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2~5월 시범사업을 거쳐 같은 해 7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 에너지 캐시백은 최근 2개년 동월 평균 대비 3% 이상 줄이고 동일 검침일 및 동일지역(한전 15개 지역본부 기준) 평균 절감률 이상 달성할 경우 절감률 30% 한도 내에서 지급된다.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한전이 지난 7일부터 온라인 신청을 받은 결과 11일 만에 대구경북 2만2천여 세대를 포함, 21만 세대를 훌쩍 넘겼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참여세대가 5만2천여 세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올여름이 덥고 습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냉방비 부담이 커지면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를 덜 쓴 만큼 전기요금이 줄어드는 데다 아낀 만큼 1㎾h당 30원에서 최대 100원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韓流(한류)의 확장성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한류(韓流)가 또다시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한류는 우리 음악이나 드라마 등과 같은 대중문화를 각국에서 즐기면서 확산되는 흐름을 뜻하지만, 크게 보면 음식이나 관광 등 거의 모든 분야가 해당된다.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으나, 1990년대 후반 5인조 보컬그룹 H.O.T의 폭발적인 인기를 계기로 한국드라마까지 중화권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면서 한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후 K-pop과 한국드라마의 지속적인 성장과 수출은 인터넷과 SNS에 힘입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가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그리고 '오징어게임'과 '더 글로리' 등이 신드롬에 가까운 사랑을 받으면서 한국문화가 더 이상 변방이 아님을 각인시켰다. 지구촌 곳곳의 젊은이들이 BTS의 노래와 춤을 따라 하는 등 한국문화의 힘을 온·오프라인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올 들어서는 지난 4월 스페인 지상파 황금시간대에 한국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편성돼 서유럽 안방극장 첫 진출을 알렸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3 베트남 한류동향변화조사'에서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K-pop 남자 솔로가수 인지도 1위를 기록,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임영웅의 국내 인기는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공연을 한 적도,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된 적도 없는 베트남에서의 인기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류가 트로트로도 확산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준영 논설위원
[논설위원의 직터뷰] 손명원 힐튼 경주 판촉부장 "고객 통해 얻는 감성과 충족감이 나를 지치지 않게 해준 원동력"
'호텔리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20년이 훌쩍 지난 2001년 4~6월 방송된 이 작품은 배용준·송윤아·김승우·송혜교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 특급호텔을 배경으로 일과 사랑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된다. 시청률 38%를 찍었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린 덕분에 호텔과 호텔리어는 당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호화롭고 세련된 시설에 맛과 멋을 갖추고, 격식을 차린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수준 높은 호텔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세계적인 호텔체인 힐튼 경주가 1991년 오픈할 때부터 지금까지 30년 이상을 같은 호텔, 한 부서에서만 근무하며 '힐튼맨'으로 살아온 손명원(58) 판촉부장. 그는 여전히 현장에서 '완성형 호텔리어'를 꿈꾸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32년째 한 호텔 한 부서 근무 경주힐튼 원년멤버 '판촉홍보 달인' "비수기 객실 점유율 제고 스트레스 성수기 오버부킹 발생땐 수습 진땀 매번 다른 돌발상황에 늘 긴장 연속" '완성형 호텔리어'를 꿈꾼다 "고객 서비스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최고를 위한 호텔리어의 몫도 커져 노력한 만큼 인적재산 쌓았다 자부 본심을 다해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다시 믿고 찾아줄 때 큰 보람 느껴"◆긴 세월이 천직을 만들었다손 부장은 경주 토박이다. 일어를 전공하며 울산에서 보낸 대학시절을 제외하면 평생 고향을 떠난 적이 없다. 천성이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학교나 동네친구는 물론, 사회친구도 무척 많다. 세월의 길이만큼 그의 전화번호부도 빽빽해졌다. 그냥 알던 사람은 더 친해졌고 몰랐던 사이는 만남 이후 아는 사람으로 만드는 재주가 남다르다. 친화력과 함께 발이 넓다는 것은 그의 가장 큰 직업적 재산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더러 피곤하긴 하지만 내가 좀 잘하는 일이구나'라는 막연한 느낌이 문득문득 확신으로 다가오면서 줄곧 한 길을 달려왔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천생 호텔리어였다.5성급호텔은 숙박이나 힐링을 위한 최상위 시설 가운데 하나다. 만만찮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호텔을 찾는 이유는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믿음과 자기만족 때문이다. 호텔은 시설과 서비스를 양대 축으로 고객의 가치소비를 충족시킨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데는 호텔리어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시설은 투자로 해결되지만, 감동은 느끼는 사람이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 전통적인 브랜드는 추억이 항상 동행하기에 유행을 타지 않을뿐더러 믿고 찾는 경향이 있다. 호텔에서 그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호텔리어는 좁은 의미로는 관리인을 뜻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각 부분에서 효율적인 호텔 운영을 위해 일하는 모든 종사자를 일컫는다. 그들은 객실부·식음료부·조리부·세일즈&마케팅부·예약부·연회부·시설부 등 규모에 따라 상당히 구체적인 파트에서 한 몸처럼 움직이며 호텔의 명성을 쌓고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를 쓴다. 힐튼을 비롯, 메리어트·IHG·하야트·Accor 등 흔히 말하는 글로벌 5대 체인호텔 역시 기본적으로는 이런 시스템 아래 발전을 거듭해왔다.◆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게 현명하다대학 졸업을 앞둔 손 부장도 여느 또래들처럼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이런저런 직장정보를 알아보던 중 우연한 기회에 후배로부터 힐튼호텔 모집공고를 접하게 된다. 나름 일본어에 자신이 있었기에 특급호텔과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고 빠르게 스치면서 후다닥 지원을 했다. 더구나 힐튼이 경주에서 곧 그랜드오픈을 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무난하게 합격한 그는 1991년 2월 서울힐튼으로 첫 출근을 했고 3개월여 동안 실무교육을 수료한 다음, 5월 경주힐튼 오픈에 맞춰 원년멤버가 됐다.호텔의 '호'자도 몰랐던 손 부장이 30년 넘도록 '호텔밥'을 먹을 수 있었던 이유와 원동력은 다름 아닌 긍정적 마인드였다. 지금은 '감정노동'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당시에는 낯선 개념이었다. 그가 처음 배정받았고 지금껏 하고 있는 세일즈와 마케팅 업무 역시 그 범주에 속한 부분이 많다. 귀찮다는 반응이나 눈초리, 심할 경우 문전박대까지 당하는 등 숱한 일들이 그를 힘들게 하고 때론 좌절시켰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정면 돌파했다. 퇴근 후 곧바로 귀가하는 날이 1년에 손꼽을 정도로 적었다. 경주고 출신인 그는 동문을 만나거나 JC모임에 참석하는 등 낮보다 밤이 더 바쁜 생활을 쭉 해왔다. 누가 시켜서 했다면 그만뒀을 일을 그는 '즐겼다'고 에둘러 말했다. 어제·오늘 만난 사람들이 내일의 고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그를 항상 초심으로 이끌면서 피곤함을 잊게 했고 실제로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일과 사람에 미쳐 연애할 시간과 여유가 없었던 손 부장은 나이를 먹을수록 강해지는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틈틈이 선을 봤다고 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던 터라 별다른 흥미를 못 느낀 데다, '이 사람이다' 싶을 정도의 인연도 찾지 못했다. 몇 년을 그렇게 보내며 선 자체가 익숙해지고 무뎌지던 30대 중반 어느 날, 친척 어르신을 통해 부인 송혜진(55)씨를 소개받았다.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질 즈음 운명적으로 송씨를 만나 99년 5월 가정을 꾸렸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두 딸을 둔 손 부장은 "지금도 사람들 만나느라 귀가가 늦는 편인데 집사람이 많이 이해해주고 가정을 잘 꾸려줘서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성실과 신뢰는 언젠가는 보상받는다힐튼 경주 1층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은 넓고 쾌적한 로비나 안락한 객실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상대적으로 좁게 느껴지고 조금은 답답해 보이기도 한 그 사무실에서 손 부장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냈다. 어쩌면 집보다 더 친숙한 공간일지도 모른다. 신입 때는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자리였다가 경력이 쌓이면서 차츰 뒤로 또는 옆으로 이동한 끝에 지금의 자리는 벽을 등지고 있다. 그는 본심을 다해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믿고 다시 찾아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힐튼에서 결혼식을 했던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든지, 신입 때 인연을 맺었던 분들이 자식 및 손자들과 가족모임을 하면서 일부러 연락을 줄 때 등이 그렇다. 자신이 보인 진심을 고객이 인정해주고 그 에너지를 받아 또 다른 인연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 선순환 구조가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들었다. 술을 거의 하지 못함에도 불구, 술자리에 초대를 받을 정도로 사교성이 돋보이는 그는 "시설과 기술이 주는 변화와 만족감은 한계가 있지만 사람을 통해 얻는 감성과 충족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면서 "고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최고와 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호텔리어의 몫은 커진다"고 강조했다. 호텔은 성수기와 비수기, 주중과 주말 상황이 많이 다르다. 비수기나 주말에는 객실이 없어서 난리고, 비수기나 주중에는 객실 여유가 많아도 팔기가 어렵다. 손 부장 부서의 영역이자 존재가치인 셈이다. 오버부킹이라도 발생하면 난감하고 뒷수습도 만만치 않다. 이런 돌발상황을 매끄럽게 처리해야 하고 객실점유율도 끌어올려야 하기에 스트레스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호텔리어 30년이면 웬만한 상황은 거의 겪어봤지만, 사람·사안·유형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그가 긴 세월 동안 터득한 해법은 성실과 신뢰가 없다면 순간적인 봉합은 가능할지 몰라도 깔끔한 마무리와 인연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그에겐 아쉬움이 하나 남아있다. 그동안 입사 당시 처음 담당했던 판촉과 홍보에만 올인했기 때문에 맡은 업무 외엔 전문적인 지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호텔에 대한 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고객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새삼 들더라는 것이다. 뿌린 명함만큼 인적 재산을 쌓았다고 자부하는 손 부장은 "총지배인을 포함, 힐튼 경주의 모든 구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저에게 힐튼은 사랑이었고 호텔리어는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준영 논설위원 changcy@yeongnam.com힐튼 경주 오픈 때부터 32년째 한 부서에서 근무 중인 손명원 판촉부장이 사무실에서 자신의 업무와 그간의 소회를 들려주고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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