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과 2·28(대구)정신 계승…‘달빛동맹’으로 통일·분권 새시대 열자”

  • 노진실,황인무
  • |
  • 입력 2015-05-19 07:25  |  수정 2015-05-19 07:25  |  발행일 2015-05-19 제3면
대구 방문단, 5·18 광주를 가다
20150519
18일 광주 5·18묘역에서 열린 제3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난 후 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 두번째) 일행과 윤장현 광주시장(오른쪽 세번째)이 묵념을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18일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해 이동희 시의회 의장, 달빛동맹 민·관협력위원 등으로 구성된 150여명의 방문단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광주를 찾았다. 대구 방문단이 1년 만에 다시 광주를 찾은 것을 환영하듯 아침부터 비가 흩뿌려 청량감을 자아냈다. 대구에서 새벽 5시30분에 출발해 먼길을 달려 도착한 광주였다.

방문단은 먼저 오전 10시,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장 입구에 내걸린 ‘5월 영령이여, 고이 잠드소서’라는 현수막 문구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대구시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은 2013년 이래로 세 번째다. 처음 참가했던 2013년엔 당시 김범일 대구시장이, 그 이듬해엔 여희광 행정부시장이 방문단과 함께 기념식장을 찾은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 7월1일 취임한 권 시장이 광주를 찾았다.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은 이렇게 내리 3년째 굳건히 이어지고 있다.

기념식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찾았다. 행사는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과 5·18민주화운동 희생영령에 대한 묵념,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공연에선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과 ‘5월의 노래’를 불렀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되자 기념식에 참석했던 여야 정치인은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정치적 색채’를 드러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은 합창이 시작되자 노래를 따라불렀지만, 정치인 출신으로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제창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20150519

빗속 인파뚫고 “권 시장님∼”
尹 시장, 權 시장 손 꼭 잡고
타종식·묘역 등 함께 돌아

“대구사람들 여기 오니 좋다”
70대 광주시민 반갑게 맞아


비가 계속 내렸다. 비옷과 우산이 뒤섞여 참가자의 얼굴이 잘 분간되지 않았다. 기념식이 끝날 즈음 “권 시장님~” 하며 누군가 큰 목소리로 달려와 대뜸 권 시장의 손을 잡았다. <사진>

빗속 인파를 뚫고 윤장현 광주시장이 권 시장을 찾아온 것이었다. 대구와 광주가 다시 손을 맞잡는 순간이었다.

대구와 광주의 재회엔 이념도, 역사도, 정치색도, 서로 다른 말투도, 그 어떤 것도 방해요소가 되지 못했다.

윤 시장은 시종일관 살뜰히 권 시장을 에스코트했다. 5·18 희생자의 묘역을 찾을 때도 두 시장은 함께였다. 때때로 윤 시장이 묘지 속 인물의 사연을 설명하면 권 시장은 귀 기울여 들었다.

권 시장은 “5·18과 대구의 2·28 민주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광주와 대구가 통일과 분권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양 도시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민중항쟁추모탑 앞에서 만난 윤 시장은 “앞으로 대구와 광주의 교류가 의례적으로 끝나선 안된다. 시대적 소명으로 알고, 달빛동맹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우리 일 한번 냅시다”라며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5·18민주묘지에서 들리는 대구사투리가 광주시민들에게 신선하고 반가운 듯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는 한 70대 어르신은 “대구 사람들이 여기에 오니 좋다. 서로 안 좋은 감정 다 풀고 더 많이 교류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기념식을 마치고 두 시장은 옛 전남도청 부지에 건립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아 ‘민주의 종’ 타종식에 참석했다. 권 시장과 윤 시장은 나란히 서서 민주의 종을 울렸다.

이어 오후엔 광주 대상공원에 조성된 ‘대구시민의 숲’을 방문했다. 대구-광주 간 교류협력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구시민의 숲엔 이팝나무가 심겨 있다고 광주시청 공원녹지과장이 설명했다.

대구 방문단은 기념식수로 둥근 소나무를 함께 심으며 힘차게 ‘달빛동맹, 파이팅’을 외쳤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