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사기사건 전모 드러날까…조희팔 최측근 강태용 검거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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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13   |  발행일 2015-10-13 제8면   |  수정 2015-10-13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2인자로 군림해온 강태용씨(54)가 중국에서 체포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재기된 조씨 사건 수사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검찰은 이번에 검거된 강씨의 비중을 감안, 크게 고무된 상태다. 검찰이 조씨 사망설 진위 및 사건 피해의 전모에 대한 단초를 강씨의 입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다단계회사 주요업무 도맡아
검·경 등 전방위 로비도 담당
조씨 생존 여부도 밝혀질 듯


◆강태용은 어떤 인물

12일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조씨가 운영한 다단계회사의 행정부사장 직함을 갖고 있었다. 회사의 재무관계는 모두 그의 손을 거쳐야 해 사실상 조씨 사기사건의 핵심인물인 셈이다. 검찰은 “수사선상에서 봤을때는 강씨는 중요한 인물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선 당시 4조원대로 알려졌던 피해 금액과 피해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강씨가 다단계 조직 및 자금 관리, 배당금 지급, 투자처 물색 등 주요 업무를 도맡았다고 주장한다. 폭넓은 인맥을 동원해 검·경을 비롯해 정·관계에 전방위 로비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측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도 강씨와 고교 동창이다. 2007년 김 검사가 부산지검 특수부장 재직 당시부터 그와 수 차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업체로부터 15억8천만원의 뇌물을 받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 전 검찰서기관도 강씨와 고교 동문이다.

강씨는 2008년 11월 초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자 당시 조씨가 운영하는 유사수신회사의 사업단장이던 친동생 강호용과 중국으로 도주했다. 동생은 4년 뒤 중국에서 검거된 후 국내로 송환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한·중 합작 수사의 개가

검찰이 이번에 중국 현지에서 강씨를 체포하게 된 데는 중국 공안의 도움이 컸다.

검찰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국내 검찰의 강씨 검거 요청을 받은 후 이례적으로 10여명의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이어 공안은 대검 국제협력단과 주중 대사관 내 법무협력관과 핫라인을 구축, 대구지검이 검거를 요청한 지 4일 만에 강씨를 체포했다.

피해 규모가 크고 반드시 검거해야 한다는 검찰의 절박함을 공안이 잘 이해한 것이다. 과거 중국으로 도주한 조씨 측근에 대한 검거 요청때는 현장을 제때 포착못해 번번이 눈앞에서 놓쳤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검찰은 “최근 한·중 정상이 상호 방문하면서 양국간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이 이번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사망설 진위 밝혀지나

피해자들은 이번에 조씨의 오른팔격인 강씨 검거로, 그동안 끊임없이 떠도는 조씨 사망 조작설에 대한 진위 여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씨는 2011년 12월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2012년 5월 경찰을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조씨 유족이 보관하던 뼛조각을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조사를 의뢰했지만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피해자단체인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회원들은 조씨가 살아있을 것으로 보고 추격단(40명)을 구성, 중국 현지에서 백방으로 조씨의 행방을 쫓았다.

최근엔 조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시점 이후에도 ‘조영복’이라는 가명으로 현지 골프장과 식당에서 수 차례 목격됐다는 제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분간은 강씨 수사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조씨에 대해 내용이 확인되면 그에 대한 수사도 본격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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