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우리집 간장독 갖기사업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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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5   |  발행일 2016-02-05 제34면   |  수정 2016-02-05
칠곡 숭오리서 직접 메주 쑤고 장 담가
팔공산 자락 2300㎡ 텃밭선 주말농장
20160205
농부장터 조합원들이 농부장터 가게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농부장터에서 취급하는 채소류는 칠곡군 지천면 등지와 팔공산 일대에서 생산한 것이고 사과는 봉화, 산채류는 문경에서 조달받는다. 이 밖에 군위, 의성, 상주 등 주로 경북 북부지역에서 조합원이 생산하는 농축산물을 직거래하고 있다. 모두 신선하고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먹거리다. 생산품과 1차 가공품 포장지에는 생산자의 이름과 사진이 표기돼 있다.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은 푸드뱅크 등에 기부한다.

“전 세계에서 10억명이 기아에 허덕이는데 2천700만명이 매년 비만 등으로 사망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로컬푸드 마일리지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관계를 더 중시합니다.”

농부장터의 사업은 크게 △소비자 교육 및 조직사업 △로컬푸드 직거래 사업 △소통공간 운영 등 세 가지로 나뉜다.

2012년부터 매년 도농상생캠프를 열고 도시와 농촌을 이해시키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또 농촌지역 마을영농협동조합으로부터 유기농 생산물을 공동으로 구매해 판매하고 있다. 조합원 자녀들과 농촌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농사주기별 체험, 팜스테이, 기부활동도 함께 펼친다.

이 가운데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우리집 간장독 갖기 사업은 가장 인기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농부장터 조합원들은 칠곡군 북삼읍 숭오리에 있는 메주콩 농가를 찾아 직접 메주를 만들고 메주가 숙성되면 장을 담근다. 간장을 뜨러 가는 과정까지 합치면 1년에 4~5차례는 가야 한다. 장을 담그는 날이면 동네잔치가 벌어진다. 마당에 솥을 걸고 주민과 음식도 같이 먹는다. 조합원이 다녀가는 날이면 동네 골목시장도 열려 주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한다. 지역의 어려운 소농을 돕는 의미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농부장터가 직접 운영하는 주말농장도 있다. 70여 가구의 조합원이 인근 팔공산 자락 칠곡군 동명면에 약 2천314㎡(700평) 규모의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개별로 분양한 텃밭이 있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텃밭도 있다. 매년 가을이 되면 수확한 배추와 무로 텃밭 옆 비닐하우스에서 공동으로 김장을 해 이웃에 있는 복지시설 등에 기부를 한다. 가끔 이곳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며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농부장터 가게 2층에는 ‘나루’라는 문화사랑방이 있다. 이곳은 생산자와 소비자, 도시와 농촌을 잇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회의를 하거나 건강밥상교실 등을 연다. 북구지역 아파트단지로 가서 부녀회 회원 등을 대상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교육도 실시한다. 조합원과 일반 회원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윷놀이와 음악회 등 작은 규모의 문화·예술활동도 한다.

김 이사장은 “농부장터에 자주 들르면 귀농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귀농의 핵심은 사실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되는데, 로컬푸드 운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이미 농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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