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와 경북도, 준비하면 행복합니다 <3>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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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9   |  발행일 2016-07-29 제6면   |  수정 2016-07-29
생활관리사 파견, 공동거주의 집 운영…독거노인 다양한 지원

초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 또 한가지 중요한 부분이 바로 ‘독거노인’이다.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함께 살지 않는 독거노인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배우자와 일찍 사별하는 등의 이유로 독거노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독신과 핵가족의 증가, 황혼이혼 증가 등 요인이 다양하다. 경북도와 각 시·군에선 독거노인의 노년생활이 덜 외롭고 덜 서글프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도내 독거노인 14만명
전체 노인인구의 29%…갈수록 급증

주1회 생활관리사 파견 사업과 연계
2만명 대상 건강음료 배달사업 추진

문경 첫 시범‘응급안전서비스’호응
모니터링 장비 설치 종일 안전 확보

17개 시·군 공동거주의 집 43곳 운영
5∼6명 생활로 고독사·자살 등 예방


◆경북 전체 노인의 30%가 독거

지난해 말 기준 경북 전체 인구는 270만2천826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총 47만9천634명이다. 그렇다면 노인인구 중 독거노인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독거노인 수는 13만9천87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인인구의 29% 이상이 독거노인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갈수록 독거노인 수가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통계청은 2010년 이후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부부만 사는 경우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전국적으로 가구주가 65세 이상이면서 혼자 사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7.4%이지만, 20년 후인 2035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독거노인이 겪고 있는 고독감은 통계조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배우자가 없는 고령자는 배우자가 있는 고령자보다 수면이나 TV시청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질도 문제다. 국내 노인 절반인 49%가 영양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고연령·독거노인에게서 영양부족 등의 문제가 많이 나타났다.

◆다양한 독거노인 지원 사업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독거노인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독거노인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요 지원 사업은 △무의탁 노인 건강음료 배달사업 △노인돌보미 바우처 지원사업 △노인 단기가사 서비스 사업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 △독거노인 응급안전서비스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 등이다.

건강음료 배달사업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과 연계해 추진하는 것으로 주 1회 생활관리사가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해 건강음료를 배달하는 사업이다. 경북도는 올 초부터 연말까지 총 2만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실시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독거노인들이 스스로 잘 챙기기 힘든 건강음료를 전달하면서 생활근황 등도 파악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의미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노인돌보미 바우처 지원사업은 혼자 힘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가사·활동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도내 지원대상은 3천768명이며 식사, 세면, 외출동행, 목욕보조, 취사, 청소, 세탁 등을 지원한다.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은 고립생활을 해소해 고독감을 덜어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줘서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생활관리사가 주 1회 방문하고, 주 2회 이상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총 910명의 생활관리사가 2만2천750명의 독거노인을 돌보고 있다.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은 김천시노인종합복지관과 문경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회관계가 취약한 독거노인을 발굴해 나들이와 자조모임 등의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주고 자살예방과 우울감을 줄여주는 교육 등을 한다. 가족·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된 독거노인의 우울증 등을 극복하는 것이 해당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독거노인 응급안전서비스는 문경에서 처음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큰 호응을 얻으며 전국으로 확대된 사업이다. 독거노인의 집에 활동, 출입, 가스유출 감지, 응급 호출 등의 부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해 365일 24시간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독거노인의 생활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이상이 발견되면 방문을 하거나 전화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안전을 확인한다. 이 시스템으로 가스유출 사고, 화재사고를 막기도 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톡톡하게 보고 있다. 문경 내 독거노인의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은 말 그대로 농촌지역 독거노인들이 한 공간에서 공동으로 거주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경북도가 야심차게 운영하고 있는 이 사업은 고령화시대에 대응한 아이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도내에는 현재 17개 시·군에서 43곳의 독거노인 공동거주의 집이 운영되고 있다. 홀몸노인의 고독사·자살 등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생활 공동체로 2014년 12곳이 운영을 시작했다. 일상생활이 가능한 홀몸노인이 5~6명씩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지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숙식 등을 함께 해결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어촌마을에서 홀몸노인들이 함께 생활을 하게 되면 불의의 사고나 고독사 등의 노인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또 공동생활을 통한 정서적 안정으로 노후생활의 질도 보다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 노인효복지과 김화기 과장은 “최근 들어 자녀가 있어도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책적으로 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독거노인을 위한 사업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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