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무시한 건물 色은 공해…“대구, 원색보다 중간톤 무난”

  • 김수영
  • |
  • 입력 2017-07-28   |  발행일 2017-07-28 제35면   |  수정 2017-07-28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색깔 이야기] 도시의 色과 건축물
20170728
대구의 회색빛이 도는 연푸른 하늘과 어울리는 중간톤의 건물 외관. <민컬러 제공>
20170728
맑고 푸른 빛이 강한 네덜란드의 하늘과 어울리는 유트레히트 과학연구소(위)와 대학 기숙사. <민컬러 제공>

“인간은 오감을 통해 정보를 입수합니다. 오감 중 시각을 통한 정보가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각의 영향이 크지요. 시각은 형태, 원근감, 부피감 등의 영향을 받지만 색이 이들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요즘 같은 감성의 시대에 색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컬러 이윤민 대표는 “색은 우리 생활 속 다양한 곳에서 심리적 감흥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우리의 감정에 호소해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기억을 불러오기도 하고, 때로는 미래를 만들어가게도 한다. 색채는 긍정과 부정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어 우리가 그 색에 쉽게 유혹되기도 하고, 빨리 싫증을 내기도 한다. 또 같은 면적이라도 밝은 색은 넓어 보이고, 어두운 색은 좁아 보이는 시각적 효과가 있고 색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온도가 달라지는 듯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색은 오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를 잘 이용하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찾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色 디자인 연구’ 이윤민 민컬러 대표
자신의 정서에 맞는 色 인테리어 제안
“벽·천장 등 넓은 면적 바꾸면 효과 높아”

“건축물 외관은 도시 미관 차원서 설계
지역 날씨·하늘색·주변 건물 색 고려
대구는 밝은 회색빛 하늘 유사한 톤을”



우리가 보는 색은 빛으로부터 구현되는 현상이다. 그래서 에너지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즉 빛 에너지가 우리에게 물질적 결과물을 안겨주기도 하고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기도 하듯 색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색의 중요성이 크다 보니 표현 방법도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실생활 속에서 쓸 수 있는 색 관련 재료와 색의 종류가 급격히 많아지고 있어 그야말로 다채로운 색의 환경 속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색과 관련된 분야 중 디자인 쪽에서 오랜 연구를 해온 이 대표는 색채의 특징을 잘 살린 실내공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색 디자인이 잘된 실내공간은 단시간에 우리의 기분을 전환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셀프인테리어가 인기인데, 셀프인테리어용품을 이용해 스스로 실내공간을 꾸며보라는 권유도 했다. 셀프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재료가 다양해지고 벽지, 인테리어용품 등의 색도 예전보다 훨씬 풍부해졌다.

“인테리어에서 색 활용 효과를 높이려면 벽이나 천장 등 넓은 면적의 색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친환경페인트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벽지 대신 이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실내공간은 장시간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서적 성향에 맞는 색을 적절히 이용하면 정신적 안정감은 물론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공공디자인의 색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공성을 띤 도시의 시설물이나 건축물은 디자이너의 주관적 감각으로 연출되지만 대중과 도시미관의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건축물이 건축주의 소유이지만 외관은 대중의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을 위한 색은 주변의 여러가지 조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건축물의 배경색이 되는 그 지역의 날씨와 하늘색, 주변 건축물의 색입니다. 환경에 맞지 않는 건축물의 외관색은 사람의 시야를 어지럽게 하고 도시미관을 산만하게 하는 주요인이지요.”

그는 최근 대구에 원색에 가까운 색들을 사용한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데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아파트 외관색을 프랑스나 네덜란드의 선명한 하늘에나 어울리는 원색에 가까운 색들을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우리 지역의 색에 대한 고려 없이 쓴 것으로 볼 수 있지요.”

대구는 맑고 푸른 하늘보다는 밝은 회색빛 하늘이 많다. 건축물의 색은 배경과 유사한 톤을 바탕으로 설계하는 것이 무난하다. 따라서 원색에 가까운 색보다는 밝은 회색빛을 바탕으로 중간톤의 색들로 변화를 주는 것이 조화롭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