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전교생 20명 안되는 초미니 초등 78곳

  • 홍석천
  • |
  • 입력 2018-01-19 07:32  |  수정 2018-01-19 07:32  |  발행일 2018-01-19 제7면
■ 졸업·입학식 사라지는 농촌
폐교 위기 학교 매년 증가할 듯
통폐합 외에 특단의 대책 필요

성주에 있는 가천초등 무학분교 교정에는 올해도 졸업식 축가가 울려 퍼지지 않는다. 6학년 졸업생이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무학분교는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지지난해에도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치르지 못했다. 현재 단 한 명도 없는 4·5학년에 전학오는 학생이 없을 경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졸업식을 볼 수 없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경북도내 상당수 초등학교가 ‘졸업의 추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 운동회 때 이어달리기나 줄다리기와 같은 단체 청백전은 아예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폐교 기준선에 접근하거나 이미 넘겨버린 초등학교가 늘면서 농촌교육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학년에 학생이 없다

18일 교육부 학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학년생이 없어 졸업식을 치르지 못하는 학교는 경북에만 53곳에 이른다. 무학분교처럼 수년째 졸업식을 치르지 못한 곳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학년이 낮아질수록 학년별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5학년 재학생이 없어 내년에 졸업식을 치르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초등학교는 54곳으로 올해보다 1곳 더 많다. 4학년 학생이 없는 학교는 37곳으로 다소 사정이 낫다. 그러나 3학년과 2학년이 없는 학교는 각각 64곳, 67곳이나 되며 1학년이 없는 학교는 무려 78곳이다.

경주 의곡초등의 일부 분교는 올해 2명의 6학년생이 졸업하면 3학년 3명만 남게 된다. 현재 1·2·4·5학년 학생이 없다. 상주 화북초등 입석분교 역시 2·3학년과 5·6학년 학생이 단 한명도 없다. 분교만 사정이 이런 것은 아니다. 구미 옥성초등은 전교생이 5학년 12명, 6학년 5명뿐이다. 이외 4개 학년의 재학생이 전무한 상태다. 상주 은척초등도 1·2·3학년 재학생이 ‘0명’이고, 안동 월곡초등도 1·2·5학년은 학생이 없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의 많은 학교가 저출산과 이농현상 등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졸업식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저학년으로 갈수록 학령인구가 줄면서 이 같은 상황은 매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폐교 위기 학교 증가

졸업생과 신입생이 없는 미니학교가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폐교 위기에 처할 초등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경북에서 전교생이 20명이 안 되는 초미니 초등은 2015년 72곳에서 2016년 76곳, 2017년 78곳으로 늘었다.

울진 삼근초등 옥방분교는 내달 6학년생 2명이 졸업하면 재학생이 한 명도 남지 않는다. 교육청은 재학생이 없어도 당분간 폐교조치를 하지 않고 신입생이나 전학생을 유치해 학교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몇 년 내 폐교는 불가피하다. 영천 영화초등 화덕분교 역시 6학년 3명이 졸업하면 2학년생 2명만 남는다. 의성 이두초등도 상황이 비슷해 전교생 10명 중 4명이 졸업하면 2학년 2명과 4학년 4명만 수업을 받게 된다.

교육부는 면지역이나 벽지 초등의 경우 전교생 60명을, 읍지역은 120명, 도시지역은 240명을 통폐합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소규모 초등학교 통·폐합 기준을 ‘본교 15명 이하, 분교 10명 이하’로 좀 더 탄력적으로 잡고 있지만, 신입생 ‘0명’이 이어진다면 폐교하는 학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해도 4개 초등이 오는 3월1일자로 폐교한다.

도교육청 적정규모추진단 담당자는 “학생 수가 적은 미니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배치, 학급 운영, 체육활동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절대적으로 학생 수가 부족한 학교에 대해서는 학교 통폐합 이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