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美中 갈등에 내수·수출 동반부진 올 수도” 심각한 하방 리스크 가능성 지적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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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3 07:14  |  수정 2018-07-13 07:14  |  발행일 2018-07-13 제3면
경기 위기감 내비친 文정부 경제수장
통상전쟁 심화 경제위축론 제기
“회복 흐름” 정부 입장과 결 달라
김동연 “美中 갈등에 내수·수출 동반부진 올 수도” 심각한 하방 리스크 가능성 지적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열린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과 미중 무역 분쟁 등을 언급하며 위기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말부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정부 입장과 결이 다른 목소리다. 민간 전문가들 역시 우리 경제의 위기 신호에 대한 정부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각한 고용 부진

김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고용지표 부진은 국민 삶과 직결된 만큼 우리 경제에서 매우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문제가 이같이 부진한 것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산업 고용창출력 저하 등 ‘구조적 요인’과 투자 위축, 도소매 업황 부진 등 ‘경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제수장이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경기를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이 11일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6천명 늘었다. 5월 취업자 수 증가 폭 7만2천명과 비교하면 소폭 늘었지만 정부가 목표로 한 신규 고용 32만명 창출에는 크게 못미친다.

올 들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월 33만4천명에서 2월 10만4천명으로 떨어진 뒤 5개월째 10만명대 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로 집계된 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설비투자·소비는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광공업 생산·건설투자가 증가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린북은 국내외 경기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로 경제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담은 자료로 여겨진다.

◆수출 먹구름

김 부총리는 최근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김 부총리는 “대외적으로 미중 간 관세부과 등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 내수·수출 동반 부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고 중국과 미국 수출 비중 높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하방 리스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출이 3월부터 4개월 연속 월수출액 500억달러를 돌파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하반기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중·유럽(EU) 등 거대시장 간 통상분쟁 확대 등 대외 리스크가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의 1·2위 교역국이다. 전체 수출 가운데 대중 수출이 25%, 대미 수출이 12%를 차지한다. 양국의 무역전쟁이 확전된다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한국 경제는 국제적인 통상 환경의 악화로 대외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 고용시장 중심으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 부총리는 소비 등 내수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포함하고 내년 재정지출도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재정정책의 방향을 유지하는 한편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혁신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해외에서는 다 되는데 국내에서만 이해관계 대립으로 막혀 있는, 고용이 수반되는 기업투자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회의 직후 국회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규제개혁 관련 협조를 당부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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