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공개된 CCTV 영상 속에서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가이드를 폭행하고 있다. |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폭행사건(영남일보 1월4일자 7면·5일자 8면·8일자 10면·9일자 9면 보도) 당사자인 박종철 의원의 당초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일 방송을 통해 캐나다 토론토 해외연수 버스 안에서 박 의원이 가이드를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박 의원이 뒷자리에서 갑자기 버스 앞쪽으로 나와 다짜고짜 오른손으로 가이드를 때렸다. 당황한 가이드는 몸을 숙이고 얼굴을 가린 채 고통스러워했지만 박 의원은 계속해서 가이드를 폭행했고 이를 보다 못한 버스 운전기사가 만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해당 영상에서 가이드는 박 의원에게 맞아 얼굴에 피가 날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박 의원은 가이드 폭행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빡빡한 일정을 이유로 의원들을 대신해 가이드에게 불편사항을 제기하던 중 몸싸움이 있었다. 손사래를 치던 중 긁혔다”고 해명했다. 일방적 폭행이 아니라 우발적 사고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상을 확인한 결과 박 의원은 일방적으로 가이드를 폭행했으며, 말리던 이형식 의장을 밀쳐 쓰러트리기까지 했다.
영상이 공개되자 군민들은 박 의원이 폭행에다 의원으로선 하지말아야 할 거짓말까지 했다는 데 공분하고 있다. 군민 김모씨는 “폭행을 가했다면 솔직하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사과를 해야 했는데, 거짓말로 일관하는 모습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면서 “군민을 대표하는 군의원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 의원 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연수를 다녀온 군의원과 의회사무처 직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마쳤으며, 폭행 당시 버스 안 CCTV 영상 등 증거자료도 확보했다. 박원식 예천경찰서 수사과장은 “현지 가이드가 외국에 있어 병원 진단서 발부 등에 어려움이 있지만 추후 참고인 조사를 더 하고 피해자 진술을 e메일로 받아 가해자를 소환조사하기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캐나다 현지에선 사건이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보이지만, 속인주의를 적용해 국내에서 수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시민단체인 활빈단이 박 의원 폭행 외에 연수 경비에 대해서도 조사를 요구함에 따라 폭행사건 합의금의 공금 사용 여부도 확인 중이다.
예천=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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