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 ‘D의 공포’ 현실화…부동산시장 자금 유입은 제한적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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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7   |  발행일 2019-10-17 제3면   |  수정 2019-10-17
■ 韓銀 기준금리 추가 인하 배경·영향
시중은행 대출금리 하향조정 가능성 커
중도금 금리 부담 줄어 청약시장엔 호재
20191017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은 올해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은행 “올해 성장률 2% 힘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낮춘 것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국내 경기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대두하면서 금리 동결을 고수할 명분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펴면서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이날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란 전망을 놓고 이견이 없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의 주된 배경은 성장세 둔화"라며 “올해 성장률이 2%도 힘들어 보이고 내년 역시 잠재성장률(한은 제시 기준 2.5∼2.6%)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올해 성장률 2.2% 달성이 녹록지 않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2.2%는 한은이 지난 7월 경제전망 때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다.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하락해 1965년 통계 집계 후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예·적금 금리, 대출금리 인하 전망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 은행들은 예·적금 등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인하 폭과 시기는 대체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중에 기준금리 인하를 수신금리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고,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하는 정무적인 판단에 따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금리도 시차를 두고 덩달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가계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변동금리와 고정금리(5년 고정·혼합형) 두 가지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 부금 등 국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지난 7월에 도입된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여기에 다양한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을 추가해 산출한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코픽스 조정으로 연결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낮아지게 된다.

◆부동산시장 영향은 제한적

역대 최저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관심이다. 금리 인하는 대출 이자 부담 감소로 부동산 시장의 투자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다. 그러나 이미 시중의 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져온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미미하거나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하가 추가 자금 수요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최근 강세로 돌아선 서울 집값이 당분간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는 여력은 커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부 매도자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 계획을 철회하고 보유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청약 시장에 대한 선호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공급감소 우려 등으로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로 중도금 대출금리 부담이 줄어든다면 청약시장에는 더욱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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