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위해 일하겠다"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군 '중립' 논란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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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8 17:43  |  수정 2024-04-29 07:37  |  발행일 2024-04-29 제3면
후보들, '명심(이재명 의중) 팔이' 경쟁 치열
추미애 "중립 기업 넣고 멈춰선 안된다" 선언
정치권 일각 "국회법 취지 무색" 우려 목소리
현행 의장 선출 구조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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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왼쪽)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2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입법조사처 설립 17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의장 선출에서도 '입법 폭주'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 후보군의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 팔이'가 점입가경이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제1당이 맡기 때문에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몫이다. 차기 국회의장 선출일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임기 만료일(5월 29일) 5일 전인 5월 24일이다.


현재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군은 6선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조정식 의원, 5선의 정성호 의원과 우원식 의원 4파전이다. 모두 "민주당을 위해 일 하겠다"는 취지로 출마를 선언했다. 국회의장의 '중립'에 대해선 일절 말이 없다. 결국 국회의장에 누가 되더라도 국회 운영이 편파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장은 당적을 갖지 않아, 중립을 지키는 게 관례다. 국회법 제20조의2에 따르면 의장은 당선된 다음 날부터 직에 있는 동안 당적을 보유할 수 없다.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국회를 중립적 입장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견제 장치다.


추 전 장관은 아예 대놓고 "중립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 시절 옳은 방향으로 갈 듯 폼은 다 재다가 갑자기 기어를 중립으로 넣고 멈춰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다"며 선명성을 내세우고 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 역시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민주당의 승리에 대해 보이지 않게 깔아줘야 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 의원도 "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선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했다. 우 의원은 "국회법이 규정한 중립의 협소함도 넘어서겠다. 옳고 그름의 판단과 민심이 우선"이라고 했다.

 

국회의장 선출이 '친명경쟁'으로 흘러가자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법 정신이 국회의장의 중립성이며, 이것을 강조해주는 것이 정치"라며 "'나는 민주당에서 나왔으니까 민주당 편만 들거야'라는 건 정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에서 여야를 통틀어 가장 신의를 얻은 사람이 국회의장이 되면, 의장이 국민을 바라보며 낸 중재안을 따를 수밖에 없는 권위가 생길 것"이라며 현행 의장 선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국회의장이 당적을 이탈하는 것은 중립성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중립을 지키지 않고 편향적으로 쏠리겠다는 것은 권력의 오만이다"라고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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