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올랐는데 물가는 더 올랐다…근로자 실질임금은 뒷걸음질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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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12 19:51  |  수정 2024-05-12 20:00  |  발행일 2024-05-13
3년간 물가상승률은 8.9%, 임금은 7.79% 올라
실질임금은 마이너스…대구 -9만원, 경북 -1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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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3년 물가·임금·실질임금 추이. 출처 통계청, 고용노동부
지난해 대구 근로자 월평균 임금이 이례적으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3%대의 물가 상승률은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근로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서민의 푸념이 '실제 상황'이 된 셈이다.

 

12일 영남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구지역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월평균 임금총액(4월 기준)은 333만5천원이다. 전년 (320만2천원)대비 4.2% 올랐다. 대구의 임금 상승률은 17개 시·도 중 울산(4.6%)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같은 기간 대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3.5%p 상승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과 임금 상승률을 비교하면 임금이 물가보다 0.7%p 더 올랐다. 수치만 보면 물가보다 월급이 더 올라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다른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물가와 임금의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물가 상승률이 임금보다 1.11%p 높았다. 이 기간 대구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9%였지만, 임금(309만4천원→333만5천원)은 7.79%(24만1천원)만 올랐기 때문이다.


강동환 동북통계청 경제조사과장은 "올 들어 물가 상승폭이 2%대로 둔화됐지만 소비자물가는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만 보면 공포스럽다"고 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상회한 곳은 서울(임금 9.19%/물가 8.59%)과 울산(임금 10.84%/물가 8.71%) 뿐이다.


대구의 경우,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임금은 마이너스다. 물가를 고려하면 실질 임금은 뒷걸음질 친 셈이다. 대구 근로자 실질 임금은 2021년 303만원에서 2023년 300만1천원으로 0.97%(2만9천원) 줄어든 것이다.


경북 사정도 매한가지다. 경북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021년 345만2천원에서 2023년 365만1천원으로 5.77% 오른 반면, 소비자물가는 9.35%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보다 3.58%p 높았다. 실질 임금 역시 마이너스다. 경북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2021년 338만4천원에서 2023년 327만1천원으로 3년 새 3.34%(11만3천원) 쪼그라들었다.


임규채 경북연구원 박사는 "지난 3년간 임금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건 전국적 현상이다. 스테그플레이션(고물가+경기침체) 초기 현상"이라며 "이제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진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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