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나를 일깨워 준 연수

  • 입력 2011-08-10 09:01  |  수정 2011-08-10 09:52  |  발행일 2011-08-10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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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항상 화가가 되고자 했기에 학생들과의 시간보다는 작업을 하는 데 더 몰두했다. 그러다보니 교사는 방편이었고 화가가 꿈이었다.

그렇게 나 자신만을 위해 생활하던 중, 우연히 ‘이 땅의 아이들을 건강하고 밝게’라는 모토 아래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깨어있어야 한다는 뇌교육 인성연수를 접하게 되었다. 뇌교육 인성연수에서 ‘선생님은 아이들의 희망입니다’라는 구호를 보며 아이들과의 활동보다 내 자신의 일을 더 중시한 내가 부끄러워졌다. 이 연수는 나를 아이들의 진정한 희망이 될 수 있는 교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의 새로운 출발을 다지기 위해 방학 때마다 연수를 함께 진행한 지 10여년이 되었다.

지난주 한국뇌교육원에서 주최하는 ‘뇌교육 창의 인성 연수’를 진행하였다. 틈새수업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다른 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 자신이 먼저 변화해야 함을 느끼며 연수에 몰입하는 모습에서, 또 하루하루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강사로서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왜’ 가르칠 것인가만 이야기하고, 그것을 가르치는 ‘누구’는 건드리지 않은 채 달려왔다. 이제 그 ‘누구’를 이야기할 때다. 많은 교육자들이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된다고 하면서 노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1%의 영감을 가진 과학자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내고, 1%의 영감을 가진 비평가가 새로운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1%의 영감을 가진 예술가가 아름답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든다. 따라서 교사는 1%의 영감을 깨워줄 수 있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정신적 가치다. 이제 성공 중심의 경쟁 정보의 노예가 아니라, 양심을 회복하고 정보의 주인이 되어 인생 완성을 추구하는 홍익정신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영감이 깨어 있어야 한다. 항상 깨어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늘 건강하고 평화로워야 하며 그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전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도 진정 행복해지리라.

김강록<대구수성구미술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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