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화사에 묻힌 금괴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새터민 김모(40)씨가 지난 19일 사찰 부주지에게 손수 쓴 편지를 24일 공개했다.
이날 김씨는 동화사 측과의 대화를 손꼽아 기다리며 "(동화사 측과의) 협의가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당초 동화사 측은 금전 계산 없이 순수히 금괴를 굴착할 입장을 보여 왔다.
그는 일이 지연되자 "하이에나처럼 변호사가 갑자기 달라 붙었다"며 새삼스레 자본주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금괴가 나오면 그 돈 대부분을 탈북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로부터 편지를 받은 동화사 부주지는 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연꽃 등 불교를 상징하는 그림을 보내면서도 "왜 직접 연락하냐"며 "앞으로 일 처리는 동화사 종무소와 하라"고 김씨와의 대면을 피했다.
동화사의 한 관계자는 "동화사 대웅전은 목조 건물로 굴착 과정에서 문화재가 훼손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문제의 핵심은 금괴를 누가 갖는지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유사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측) 변호사가 법리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법률 검토를 마치면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동화사는 지난 9일 금괴 발굴 전 법적 합의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대구 동구청에제출해 발굴에 제동을 걸었다.
2008년 탈북한 김씨는 한국전쟁 피난 중 동화사 대웅전(보물 제1563호) 뒤뜰에 금괴 40㎏(시가 24억 상당)을 묻어두었다는 양아버지 말에 따라 문화재청에 금괴 굴착을 위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지난 1월13일 신청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조건부로 동화사 대웅전 굴착을 승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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