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물가대란…서민가계 벼랑끝으로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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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8-20 07:39  |  수정 2012-08-20 07:39  |  발행일 2012-08-20 제21면
먹거리·유류·교통 등 생활물가 줄줄이 인상
국제곡물가격 급등 여파 연말께 ‘폭탄급 뇌관’

안정되는 듯하던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먹거리에서 유류, 교통, 전기까지 살림살이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물가가 줄줄이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불황에 물가 도미노 인상까지 겹치면서 추석을 한달여 앞둔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7일 거래된 대구지역의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포기당 4천원으로 일주일새 14% 올랐다. 시금치(1㎏)는 1만2천560원으로 한달전(6천60원)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상추(100g)는 891원에서 1천531원으로 71.8%, 수박(상품)은 1만5천500원에서 2만2천원으로 41.9% 각각 올랐다. 홍고추 가격도 오름세(13.9%)로 돌아서 김장철까지 폭염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식탁 물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생선 가격도 급등했다. 일년전 4㎏ 한 상자에 6만3천원이던 갈치 도매가격은 최근 11만원까지 올랐다. 명태 10㎏ 한 상자는 4만8천원에서 7만3천원으로 상승했다.

식품업계는 여름 휴가 때까지 묵혀뒀던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즉석밥, 참치, 음료, 맥주, 커피 등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 가격을 최근 잇따라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이미 햇반값을 10년 만에 9.4% 인상했고, 동원과 사조 등 통조림업계도 지난달말 참치캔 가격을 올렸다. 또 롯데칠성음료와 코카콜라 등 음료업체도 콜라와 사이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50원 안팎으로 올렸다. 농심은 국민스낵 새우깡 값을 11.1%나 올렸고, 삼양식품 역시 삼양라면 등 6개 라면 값을 50~60원 인상했다.

오리온과 해태제과 등도 조만간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고, 팔도 등도 라면값을 조정할 방침이어서 가공식품 값은 앞으로도 줄줄이 상승할 전망이다.

그나마 정부의 물가관리에 숨통을 터주던 국제유가도 최근 다시 상승세다. 휘발유 가격이 오름세를 타 다시 2천원대에 근접하고 있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7일 기준 대구 지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1천959.12원으로, 저점을 찍었던 7월13일 1천867.07원에서 한달만에 90원 넘게 올랐다.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까지 줄줄이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2년 주기로 오르는 일반 완행버스, 직행버스, 고속버스 등 ‘3대 시외버스’ 요금도 올해 말 일제히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인상된 전기요금은 여전히 유류·액화천연가스·석탄 등 연료비 상승 압박을 받고 있어 연말께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남아있다.

더욱 큰 문제는 물가 불안이 연말로 갈수록 더 커질 전망이라는 것. 세계 곳곳의 가뭄으로 옥수수 등 국제곡물 가격 급등 여파가 국내 물가에 4~7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1개월의 시차를 두고 0.07~0.21%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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