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유독가스 누출 2차 피해 눈덩이

  • 백종현,추종호,노인호
  • |
  • 입력 2012-10-03 07:45  |  수정 2012-10-03 11:25  |  발행일 2012-10-03 제6면
주민 398명 병원 치료…농작물 91.2㏊ 말라죽어
車·건물외벽 부식에 가축도 기침·콧물 이상증세
20121003
휴브글로벌 불산가스 누출사고로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비닐하우스 재배농가에서 수확을 앞둔 포도가 누렇게 말라 죽어 있다. 추종호기자 news@yeongnam.com

지난달 27일 사망 5명을 비롯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구미국가산업단지 <주>휴브글로벌의 불산(불화수소산)가스 누출사고(영남일보 9월27일자 1면 보도 등)와 관련, 2차 피해가 재앙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독가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으며 주변 농작물의 고사는 물론 건물과 자동차 등의 부식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늘어나는 2차 피해

2일 구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스누출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은 모두 398명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은 피부 발진, 기침이나 콧물, 호흡 곤란, 눈이 따가운 증세 등을 보여 병원에서 산소로 호흡기를 정화하거나 눈을 세척하는 등 치료를 받았다.

구미시 산동면 임천·봉산리 중심으로 포도, 벼, 대추, 멜론, 사과 등의 농작물이 누렇게 말라죽는 황화 현상 피해는 91.2㏊(포도·사과·배 등 과수 31.2㏊, 벼 60㏊)에 이른다. 사고 발생 다음날 27.5㏊였던 농작물 피해접수는 3일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또 봉산리 가축 농가 29곳이 소 1천313마리와 말 1마리가 기침과 콧물을 흘리며 사료 먹기를 거부하는 이상 증세를 보인다고 신고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 세워둔 차량 25대와 건물 외벽이 부식되는 피해도 24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고 당시에는 별다른 증세를 보이지 않던 가축과 농작물에서 가스중독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피해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구미시 관계자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동면 봉산·임천을 중심으로 제독작업과 함께 정상생활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정밀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피해 주민은 구미시, 경북도,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본부, 국회, 중앙부처가 참여하는 범국민적 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명석 사고피해복구추진위원장(70)은 “이번 불산가스 누출사고의 피해가 전례에 없는 국가적 재앙수준으로 확산된 만큼 범정부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피해 주민의 입장에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사망자보상 잠정 합의

회사와 유족 대표는 이날 숨진 회사 소속 근로자 4명에 대한 보상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드럼펌프 수리외주업체 근로자 이모씨(40)에 대한 보상 합의는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명에 대한 장례식은 3일 오전에 치러질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2차 피해에 대한 보상. 2차 오염사고 피해보상은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미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피해보상이 가능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5일까지 산동면과 4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벌여 피해 규모와 피해액을 산정한 뒤 향후 보상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한편 구미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 결과에 따라 업무상 과실치사와 안전관리의무 위반혐의로 회사 관계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구미=추종호기자 news@yeongnam.com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백종현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