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대구시 경제국장 출신의 승승장구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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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27   |  발행일 2013-05-27 제31면   |  수정 2013-05-27
"民選 대구시장 체제 이후 市 경제국장 출신 5명중 4명이 부시장 혹은 선출직 대구경제가 더욱 활기차야 이들의 승승장구가 빛난다"
[월요칼럼] 대구시 경제국장 출신의 승승장구

지난달 말 여희광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취임하자 ‘대구시 경제국장’(공식명칭은 경제통상국장. 예전에는 경제산업국장이었지만 통칭 경제국장으로 불린다) 출신에 대해 새로운 말이 생겼다. 민선(民選)시장체제 이후 대구시 경제국장 출신은 부시장이 되거나, 선출직에 출마하면 당선된다는 말이 회자(膾炙)된 것이다. 초대 민선 대구시장인 문희갑 시장 체제 이후 지금까지 경제국장을 지낸 인사는 안국중 현 국장을 제외하고 모두 5명. 이 중 2명이 부시장이 됐고 1명은 국회의원, 1명은 구청장으로 활동중이다.

여 부시장은 조해녕 대구시장 체제때 경제국장을 맡았다. 경제국장 출신의 1호 부시장은 문영수 전 대구시 정무부시장(현 경제부시장)이다. 그는 문희갑 시장 체제때 첫번째 경제국장을 지냈다. 이후 그는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쳐 2006년 1월부터 9개월간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조해녕 대구시장 임기말과 김범일 대구시장 임기초에 걸쳐 부시장을 지낸 것이다. 지금은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선출직은 이진훈 수성구청장과 김상훈 국회의원(새누리당·대구 서구)이 있다. 이진훈 구청장은 문희갑 시장 임기말과 조해녕 시장 임기초에 경제국장을 지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공천을 받고 수성구청장 선거에 나서 당선됐다.

김상훈 의원은 김범일 대구시장이 2006년 7월 취임한 이후 2010년말까지 4년6개월간 경제국장을 맡았다. 김 의원이 2011년 1년간 외부기관에서 연수를 받기 위해 경제국장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김 시장의 재임기간과 ‘김상훈 경제국장’의 재임기간이 같았다. 그만큼 ‘김상훈 경제국장’에 대한 김 시장의 신뢰가 컸다. 그는 지난해 총선때 대구 서구에서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문희갑 시장의 신뢰는 ‘배광식 국장’(현 북구 부구청장)이 받았다. 배 부구청장은 1998년, 39세의 젊은 나이에 경제국장이 됐다. 역대 경제국장 중 가장 젊은 나이에 경제국장이 됐고, 열정적으로 일했다. 지금도 적극적이던 그의 활동을 기억하는 지역 경제계 인사가 많다. 김상훈 의원조차 ‘배광식 국장’을 롤 모델로 삼았다고 할 정도다.

배 부구청장은 전직 부시장 중 부시장으로 승진하지 못했으며, 출마하지도 않은 유일한 사람이다. 가장 촉망받던 경제국장 출신이 가장 더딘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2001년에 판정받은 암(癌) 때문이었다. 이후 그는 암과 싸워야 했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그에게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업무가 맡겨졌다. 오랜 투병끝에 그는 암을 이겨냈다. 대신 그는 예전과 다른 얼굴을 가지게 됐다. 암 세포가 코 안쪽에 있어, 수차례 안면 수술을 받으면서 얼굴모습이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그런 그가 내년 지방선거때 북구청장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했더라면 이미 부시장이나 선출직에 진출했을 것이라는 게, 그를 인정하는 인사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여희광 부시장이 취임할 때, ‘배광식’이란 이름을 떠올린 사람들은 그가 ‘경제국장 출신의 신화’에 마지막 점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경제국장 출신이 승승장구(乘勝長驅)할까. 민선시대 행정의 주안점이 경제에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 임명직 단체장 시절의 행정은 지역안정 위주였지만, 민선시대는 먹고사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당연히 민선시장은 자신이 가장 신뢰하고 역량있는 인사에게 경제국장을 맡겼다.

하지만 여전히 대구의 서민경제는 어렵다. 대구시 경제국장 출신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말보다는 대구경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얘기가 먼저 들려야 한다. 그래야 경제국장 출신의 행보(行步)가 아름답게 보인다. 전·현직 경제국장의 의기투합이 더욱 필요한 요즘이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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