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뮤지컬&시어터] 제야음악회에 대한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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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10   |  발행일 2014-01-10 제36면   |  수정 20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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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1일 밤 11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제야음악회가 열렸다. 이진훈 수성구청장 내외를 비롯해 시민들이 좌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대구스트링스 심포니오케스트라가 오펜바흐의 ‘캉캉’으로 활기찬 막을 열었다. 경북대 작곡과 출신으로 국내외에서 빼어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지운이 자신감 넘치는 지휘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대구방송 김선희 아나운서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이어진 무대는 유슬기의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됐다. 생상 곡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는 그녀의 아름다운 젊음만큼이나 싱그럽고 생동감 넘치게 표현됐다. 독일 등 유럽과 국내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소프라노 조선형과 바리톤 석상근 그리고 테너 정호윤 등 세 사람이 번갈아가며 독창 혹은 중창을 했다. 정통 오페라 가수답게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비제의 ‘카르멘’, 베르디의 ‘돈 카를로’, 레온 카발로의 ‘팔리아치’, 푸치니의 ‘라 보엠’등에 나오는 아리아를 차례로 부르면서 객석의 갈채를 받았는데, 마지막은 귀에 익은 ‘물망초’와 ‘푸니쿨리 푸니쿨라’로 마무리했다.

대구방송 수성아트피아 어린이합창단을 ‘올드 랭 사인’으로 참여시킨 점은 보기에 좋았다. 뒤이어 국채보상공원에서 제야의 종 타종식이 중계되고 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한 가운데 2014년 신년이 밝아 청중은 옆 자리 인사와 새해 인사를 주고 받았다. 한국무용 ‘일출’이 최희진의 안무로 새해 첫 무대를 장식한 뒤 소리꾼 곽동현이 새로 해석된 ‘쾌지나칭칭나네’와 ‘창부타령’으로 관객과 호흡을 같이 했다. 마지막 출연팀은 10명으로 구성된 아르스노바 남성중창단이었다. 대구광역시 지정 전문예술단체 중 하나다. ‘세계의 민요 메들리’와 ‘이문세 메들리’를 율동과 함께 박력 있게 불렀다. 이후 어느새 의상까지 바꿔 입은 연주자 등 전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아리랑’과 ‘애국가’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천장에서부터 풍선들이 홀 가득히 내려와 시민들이 던지고 차며 즐거워했다. 곡보다도 더 추억에 남을 것이다.

관객들에게 장미 한 송이씩을 나누어 주어 행복감을 준 아이디어도 좋았다. 그렇지만 수성아트피아의 이번 행사 구성이 다른 해보다 특별히 더 뛰어나다고 보기는 힘들다. 새해가 청마의 해이고 이문세가 말을 닮았다고는 하지만 꼭 특정가수인 ‘이문세 메들리’로 주요 순서를 채워야 하는가 하는 견해도 있다. 오히려 대구와 관련된 가수의 곡 혹은 잘 알려진 뮤지컬넘버라도 하나 보탰다면 더욱 다채로워 보이지 않았을까. 서울의 유명 공연장도 그렇거니와 세계의 주요 공연장에서는 해마다 제야음악회가 개최된다. 대구에서도 오페라하우스와 북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매년 제야음악회가 열렸는데 금번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생략됐다. 며칠 앞서 대구오페라재단 출범 기념음악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항상 개최되던 제야음악회를 열지 않은 것은 시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일이다. 이번 수성아트피아의 제야음악회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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