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동성로’보다 ‘동네 영화관’이 대세

  • 이효설
  • |
  • 입력 2015-07-17 07:24  |  수정 2015-07-17 10:02  |  발행일 2015-07-17 제12면
관객 주거 중심지로 발길 돌려
CGV·롯데시네마 경쟁적 확대
달서구·동구 등 잇단 개관 예정
시내는 매출 급감…폐업 위기감
20150717

대구지역에도 동네영화관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구별로 대규모 영화관이 속속 들어서면서 관객들이 도심인 동성로 대신 주거지역과 가까운 동네영화관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늘어나는 동네 영화관

현재는 영화관이 성서 롯데시네마 한 곳밖에 없는 달서구에 올 연말부터 롯데시네마와 CGV가 연이어 들어선다. 15일 달서구청 건축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상인동 상인고가도로가 끝나는 지점 인근에 롯데시네마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건립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인 만큼 올해 안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연면적 8천751㎡에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좌석은 1천267석이다.

CGV는 7월초쯤 달서구 월성네거리 ‘월성 e-편한세상’ 인근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영화관 건축 허가를 받았으며 조만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6월 이후 6개 상영관이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에도 영화관이 잇따라 문을 연다. 동구청 건축과에 따르면 내년 말 오픈 예정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6관 규모(996석)의 CGV가 들어서는 것을 비롯해 신천동 옛 귀빈예식장 부지에 MJ그룹이 짓고 있는 대규모 아웃렛 내에도 9관 규모(1천석)의 영화관이 입점 예정이다. 이 밖에 수성구 신천시장 현대화사업의 하나로 복합건물을 추진하고 있는 시행사 측에서도 이곳에 영화관을 들이기로 했으며 수성의료지구 내 롯데 복합쇼핑몰과 달성군 현풍면에 들어서게 될 대형마트에도 롯데시네마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대구시의 영화관 현황에 따르면 좌석 500석 이상 영화관이 동성로와 그 주변에 6곳 위치하고 있으며, 동구 2곳·북구 4곳·수성구 3곳·달서구와 서구에 각각 1곳이 있다. 동성로를 제외한 다른 구에 위치한 영화관은 총 11곳으로 전체(17곳)의 64%다.

앞으로도 동네 영화관 추세는 계속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브랜드 영화관의 두 축인 CGV와 롯데시네마가 경쟁적으로 영화관을 짓고 있어 업계에서는 향후 5~6년간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영화관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아라 롯데시네마 홍보담당은 “도심 속 영화관이 포화상태인 데다 영화 자체가 일상적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은 만큼 앞으로도 도심보다 주거지역 동네 영화관 출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화 보러 동성로 안 간다

이처럼 동네 영화관이 늘면서 ‘영화관=동성로’란 등식도 점점 깨지고 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시내에서 만나자는 약속은 옛말이 됐다.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문을 닫는 곳마저 생겨날 정도다.

최근 몇 년 동안 시내 영화관의 한 축을 담당했던 롯데시네마 대구점은 영업실적 부진을 견디다 못해 지난 3월 문을 닫았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내에 입점돼 쇼핑은 물론 여러가지 부대시설을 갖췄다는 장점과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까지 충분한 수요층을 확보했다는 예상과는 달리 영업실적 부진을 상당기간 겪다 막을 내렸다.

이와 달리 대구 도심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롯데시네마 성서점은 대구지역 관객수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곳으로 동성로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하반기부터 달서구에 영화관 2곳이 추가로 들어서면 이 지역 관객 상당수가 동성로에서 동네 인근 영화관으로 발길을 옮길 것으로 업계 측은 보고 있다.

롯데시네마 한 영업점 매니저는 “동성로에 800~1천석 이상 영화관이 4개가 몰려 거대한 시네마타운을 형성하고 있지만, 관객 연령대가 20대에 국한돼 있다”면서 “30대 이상은 몇년 전부터 동성로보다 자신의 활동권역에 있는 영화관을 찾고 있다. 특히 가족단위 관객들은 아파트 밀집지역 인근 영화관으로 몰리는 것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서구 내당동 광장타운아파트 인근에 들어선 롯데시네마 대구광장점도 2012년 12월 문을 연 이후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문화공간이 열악한 서구지역에 들어선 첫번째 영화관이다 보니 인근 주민의 발길이 잦다. 특히 영화관이 들어선 이후 인근 상점 등을 찾는 손님들도 늘어나면서 일대 상권변화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직장인 이유진씨(여·35)는 “동성로에 있는 영화관을 주로 다니다 최근에 집 근처 영화관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편의시설 수준이나 할인 혜택이 동일한 데다 접근성도 좋아 굳이 멀리까지 나갈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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