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대구시선관위 공동 공명선거 릴레이 기고 ①] 4·13 총선과 휴리스틱 깨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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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8   |  발행일 2016-03-08 제6면   |  수정 2016-03-08
[영남일보-대구시선관위 공동 공명선거 릴레이 기고 ①] 4·13 총선과 휴리스틱 깨뜨리기
김지욱 (대구경북흥사단 청소년아카데미 지도위원장)

사람들은 자신이 부딪히는 모든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고 출근할지, 어느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할지,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살지, 퇴근시 무슨 교통수단을 이용할지 등을 생각할 때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면, 그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지적으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휴리스틱’이란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굳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용하는 어림짐작이다. 휴리스틱은 큰 노력 없이도 짧은 시간 안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만족할 만한 정답을 도출해 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때로는 터무니없어서 후회를 가져오거나 왜곡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는 모든 선거가 그러하듯이 참으로 중요하다. 다들 알다시피 1948년 5월10일 실시된 제헌 국회의원 선거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적 민주선거가 이루어진 이후 북한에서는 아직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참 민주선거를 치르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숱한 어려움과 부정선거를 겪으면서도 18번의 대통령 선거와 19번의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했고, 게다가 지방의원 선거 10번에다 국민투표도 6번씩이나 경험했다. 도합 53번의 현대적 민주선거를 무사히 치렀고 다수의 크고 작은 재·보궐선거까지 더하면 그 수가 가히 어마어마하다고 하겠다.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선례를 바탕으로 제도적으로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가 없어서 ‘헬조선’을 외치는 현실과 북한의 핵개발과 이를 둘러싼 국제정세, 그리고 잘 풀리지 않는 경제·복지·사회 문제를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해결하려고 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우리는 그동안 앞서 언급한 휴리스틱 개념 속에 매몰돼 나의 주권을 포기하거나 아무렇게나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청년 일자리가 없으면 손쉽게 우리나라를 떠나면 되고, 북한이 핵개발을 하면 내 문제와 상관없으니 신경을 끄면 되고, 누리예산 문제로 온 사회가 시끄러워도 나는 내 먹고 사는 문제에만 신경쓰면 된다는 ‘안일한 휴리스틱’에 빠져 살아오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때이다.

휴리스틱은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터득한 가장 편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못 작동되면 치명적으로 후회할 수 있는 위험한 판단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어느 순간부터 ‘투표일은 쉬는 날’이라는 인식이 크게 자리 잡아 젊은 층의 투표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일부 여성은 가장의 말에 순종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고 자존감 넘치는 한 표 행사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간의 선거 캠페인이 관권 개입, 투·개표상의 부정, 타락선거, 선심공세 등과 같은 것에 대응해서 공명선거운동에 치우쳐 왔다면 이제부터는 당당히 내 한 표를 내가 직접 행사하여 내가 속한 지역과 사회와 국가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게 방향키를 다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것은 바로 선거에서 휴리스틱을 깨뜨리는 것이다. 누가, 어느 정당이 우리의 현재를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갈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투표현장으로 가야 한다.

단 하루의 선택으로 4년이, 더 나아가서는 내 아이가 살아갈 시대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신의 투표 권리를 소중하게 행사해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선거의 휴리스틱을 깨뜨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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