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산 30분대 주파…‘동남권 경제’ 새로운 동력 확보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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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9 07:40  |  수정 2016-05-19 07:40  |  발행일 2016-05-19 제12면
■ 울산∼포항 고속도로 내달말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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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포항 고속도로 구간 중 최대 난공사 구간(경주시 외동읍~양북면)으로 알려진 양북1터널 내부 모습. 7.5㎞의 이 터널은 연약한 토질과 20여개의 단층대까지 있어 시공업체가 굴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의 완전 개통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 터널에는 운전자의 주의력을 높이기 위해 졸음을 예방할 수 있는 디자인 조명이 설치될 예정이다. <포항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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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말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는 울산~포항 고속도로의 경주 양북면 대종천교(길이 737m, 지상에서 도로까지 높이 60m) 조감도. <포항시 제공>

최근 ‘조해철’(조선·해운·철강업)의 부진으로 포항~울산~거제 동남권의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조해철 지역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고 중앙정부 역시 지원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오는 6월30일 개통 예정인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침체된 동남권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남해안 중심의 L자형 개발 축을 벗어나 동해안까지 아우르는 U자형 개발의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 착공 7년 만에 개통

포항에 사는 김동준씨(40·효자동)는 울산에서 학교를 다닌 이유로 울산에 지인이 많다. 하지만 김씨는 좀처럼 울산 찾기를 꺼린다. 복잡한 경주 시내를 지나서 대형 화물차가 달리는 좁고 구불구불한 국도를 운전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김씨의 이런 고민은 약 한 달 뒤부터는 사라질 전망이다. 6월 말이면 포항과 울산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전면 개통되기 때문이다. 기존 1시간30분 안팎 소요되던 양 도시 간 이동시간도 30분대로 크게 줄어든다.


총 연장 53.7㎞ 왕복 4차로 규모
결빙구간엔 자동염수분사 시설
터널사고 발생시 차로통제까지

비탈길 많아 착공 7년만에 개통
7번 국도 교통량 분산효과 기대
포항 부동산 시장도 영향 줄 듯



이강덕 포항시장은 “대한민국에서 철(鐵)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도시(포항)와 철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울산)를 잇는 고속도로의 개통은 동남권을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일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두 도시의 주민들 역시 고속도로 개통으로 시너지효과가 날 것이라며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다.

울산~포항 고속도로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와 울산시 울주군 범서면을 연결하는 총 연장 53.7㎞의 왕복 4차로로 건설 중이다. 이 도로는 7번 국도의 상습적인 교통정체와 동해 남부권의 도로인프라 부족을 해소하고, 국토개발 축을 L자형에서 U자형으로 바꾸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1999년 예비타당성 조사, 2001년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2005년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09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고 드디어 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울산~포항 고속도로는 결빙예상 구간에 자동염수분사시설을 설치하고, 터널 사고 발생 시 차로를 통제하는 차로통제시스템((LCS)과 비탈면 붕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비탈면 경보시스템 도입 등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도입됐다. 또 완만하지만 산악지대가 많은 지리적 특성상 구조물 비율이 전체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터널만 23개(24㎞)가 건설됐고, 교량도 52개(9.5㎞)에 달할 정도로 난공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 동해안 산업 활성화 기대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포항은 울산뿐 아니라 부산과도 최단거리로 연결돼 지역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새로운 지역경제권 창출, 지역개발 촉진, 관광수요 신장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도약이 기대된다. 우선 7번 국도에 집중된 남북 방향의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포항 동남부 지역과 울산 서북부 지역 간 통행시간을 최소 30분 이상 획기적으로 단축시킴으로써 교통체증의 지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동해안 관광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크다. 양 지역의 동해안 관광지를 연계할 경우 관광의 광역화를 도모할 수 있고, 순환형 관광으로 상생발전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나아가 부·울·포(부산·울산·포항)지역에서 대구와 경북 북부권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산·울산지역의 대구 의료, 경북 전통마을·선비문화에 대한 관광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최근 북구 장성동과 흥해읍 등 포항 북구지역의 경기 활성화와 달리 상대적으로 위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천읍 문덕지구와 철강산업단지 등 남구지역 경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빨대효과 미미할 듯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은 울산 시민의 포항지역 주택·부지에 대한 수요 확대 등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항블루밸리산업단지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천연재씨(54)는 “정부가 앞으로 공공택지를 지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미 지정된 초곡지구를 비롯한 포항지역의 택지 가치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포항경제가 울산지역으로 빨려들어가는 소위 ‘빨대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2004년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의 사례에서 보듯 오히려 포항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빨대효과 등 일부 부정적인 효과를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포항시는 이번 고속도로 개통, 7번국도 정비, KTX를 비롯한 철도망 확충 등으로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지역사회와 함께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부산·울산을 비롯한 경남권과의 접근성 향상을 통해 산업·관광·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활성화는 물론 편리한 생활 인프라 구축으로 인구유입과 지역 간 교류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광역교통망 연결로 동해안 교통의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도시인프라 구축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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