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기상대 관측 안개일수 밀양은 불과 5일…가덕도의 절반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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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18   |  발행일 2016-06-18 제5면   |  수정 2016-06-18
■신공항 안전성에 민감한 안개 발생 일수
밀양에서 65㎞ 이상 떨어진
통영·진주기상대 통계
신뢰성 부족 평균포함 곤란
20160618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과 가덕도 인근의 안개 발생 일수도 입지 여건에 민감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공항의 안전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지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공신력 있는 용역 결과를 발표하려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항공기상청’과 ‘기상청’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영남권 4개 시·도의 공통된 생각이다. 반면 수치 표기가 잘못됐음에도 부산이 인용하는 2009년 국토연구원 조사 자료는 폐기처분 대상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제공하는 자료는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우선, 기상청 자료는 후보지별로 가장 근접한 기상대의 안개 분석 자료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산출 범위는 최근 10년치 관측값의 평균치를 이용한다. 밀양 후보지 안개 일수는 활주로에서 직선거리로 27㎞ 떨어진 창원기상대 자료를 토대로 나왔다. 가덕도의 안개 일수는 20㎞ 떨어진 부산기상대 관측정보를 활용한다.

이럴 경우, 2009년 국토연구원 자료와 비교해 훨씬 더 객관적 접근이 가능해진다. 2009년 조사는 밀양의 안개 일수를 측정하면서 통영, 진주, 창원기상대의 관측 정보(14개)를 모두 합산해 평균치를 냈다. 특히 진주기상대 자료는 국내 최다 안개 발생지인 ‘진양호’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관측 일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진주기상대는 밀양과 무려 68㎞나 떨어져 있어 밀양의 근사치값으로 보기 힘들다. 통영기상대도 밀양과 65㎞나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밀양과 가장 인접한 창원기상대 자료가 가장 신뢰도가 높다고 영남권 4개 시·도는 보고 있다. 2009년 국토연구원 자료는 5년치 평균값만 조사된 것이다. 기상현상 일수 분석에 통상 10년치 자료가 사용된다는 점을 망각한 것이다.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하면, 밀양은 10년(2004~2013년)간 연 평균 안개발생일수가 5일, 가덕도는 10일로 나온다.

항공기상청 자료는 안개와 관련해 ‘활주로 가시거리(RVR)’와 ‘시정(視程)발생 일수’를 파악한다. 기상청이 육안으로 측정한다면 항공기상청은 기계로 측정해 더 정확성을 기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항공기상청 자료는 곧바로 공항 운영에 활용이 된다. 다만 아쉽다면 이 자료는 밀양과 가덕도에서 가장 가까운 김해공항의 관측자료만 확인 가능하다.

또 공항 건설을 위해 바다를 매립해야하는 가덕도의 해무(바다 안개)는 관측되지 않는다. 인천 및 제주공항 등 다른 공항과의 비교만 가능하고, 두 후보지의 직접 대조는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 10년치(2005~2014년) 자료를 보면, 활주로 가시거리 일수(800m 이상은 보이지 않는 것) 측면에선 김해공항(내륙)이 5일이고, 인천공항(해상)은 33일이다. 정상시력을 가진 사람이 목표물을 인식할 수 있는 시정발생거리일수(1천600m 이상은 안 보이는 것)는 김해공항이 19일로 인천공항(103일), 제주공항(37일)보다 훨씬 적다. 결과적으로 밀양과 가덕도에는 모두 공항이 생겨도 안개 등의 요인으로 시야 확보가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도 지점별(국도 주변)로 안개주의 정보를 안내하지만 신빙성은 떨어진다. 국토관리청은 안개정보를 도로 전광판에 표기한다. 이 정보는 한국도로공사 직원 및 고속도로순찰대(경찰)가 육안으로 안개 유무를 확인해 올리는 것이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지 않으면 안개가 이미 걷혀도 포착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안개 정보(2015년 기준)를 보면 국도 25호선(창원 수산대교)에서 관측된 밀양의 안개주의정보 표출 일수는 24일, 국도 2호선(창원)에서 측정된 가덕도는 11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난 4월 국토관리청이 제공하는 안개 정보가 육안식별거리 등을 임의로 적용해 산출기준이 미비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객관적 자료로 활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대구 등 영남권 4개 시·도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신공항사업에 활용될 안개 정보라면 어느 누가 봐도 공신력을 가질 수 있는 기상청과 항공기상청의 자료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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