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없이 하려니 힘들다” 潘의 선택 바른정당일까 국민의당일까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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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18   |  발행일 2017-01-18 제4면   |  수정 2017-01-18
반기문 설 연휴 이후 본격 행보
20170118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7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직·자금 독자행보 고충 토로
“당없이 대통령 된 사람은 없어”
조만간 기존 정당에 합류 시사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설 연휴 이후 본격적 행보’ 발언이 전해지면서 그의 입당(入黨) 여부를 포함한 정치 세력화가 대선 변수로 떠올랐다.

반 전 총장이 지난 12일 귀국 이후 ‘몸값 높이기’에 주력하며 줄곧 기존 정치권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지만,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는 반 전 총장의 입장에선 결국 정당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17일 “입당할지, 입당하면 어디로 할지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언급에도 불구하고 자금과 조직이 필수적인 선거에서 벽에 부딪힌 반 전 총장이 조만간 정당행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반 전 총장이 기자들과 ‘치맥’자리에서 “정당 없이 홀로 하려니까 힘들다. 특히 금전적으로도 빡빡하다”며 독자 행보의 고충을 털어놓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반 전 총장은 ‘결국 어느 정당이든 함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대통령 된 사람 중 당이 없었던 사람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반 전 총장의 한 핵심 측근은 “반 전 총장이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기존 정당들과 손잡는 ‘연합 후보’방식도 있다”며 “‘당외 후보 경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반 전 총장이 기존 정당의 틀을 유지하면서 ‘패권주의 척결’을 명분으로 ‘반(反)문재인 연합 전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이 정당행(行)을 택한다면 바른정당이 유력하다. 바른정당이 반 전 총장 영입에 적극적이기도 하지만,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자칭한 반 전 총장의 노선과 바른정당의 이념과 정강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도 거론된다. ‘반(反)문재인’과 ‘뉴 DJP(김대중·김종필)’를 고리로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반 전 총장 측이 2년 6개월 전부터 저희를 접촉했다”며 “약 한 달 전에는 ‘새누리당, 민주당으로는 가지 않겠다’며 뉴 DJP 연합을 희망하더라”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작은 게 사실이다. 다만 새누리당이 확보한 정통 보수층이 반 전 총장의 지지 기반과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아예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친박(親박근혜)계 의원들을 제거하고, 박 대통령을 출당시키면 반 전 총장 영입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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