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말수 줄어든 자녀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려면

  • 이효설
  • |
  • 입력 2017-07-10 07:45  |  수정 2017-12-20 14:02  |  발행일 2017-07-10 제17면
“주 1회 ‘가족 식사의 날’ 정해 대화하고 공감하고 칭찬하라”
20170710
3대가 함께 식사하는 모습. 온 가족이 식사를 하면서 부모는 자녀의 학교 생활이나 평소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해 들을 수 있고, 자녀는 부모의 이야기에 편안하게 귀를 기울일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학교 생활이 궁금한데 학교 이야기를 잘 해 주지 않아요.”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엄마 이야기를 듣지 않아요.”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을 적잖게 볼 수 있다. 아이들과 더 가깝게 대화하고 싶은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관계가 멀어져 괜한 걱정만 많아진다. 현직 교사에게 초등생 자녀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방법을 물어 참고해보자.


Q: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엄마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유치원에 다닐 때만 해도 엄마가 귀찮아할 정도로 재잘재잘 말을 걸어오던 자녀가 고학년이 되면서 점점 말수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를 불러 다그치거나 야단을 치면 관계만 더 악화됩니다. 아이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려면 식사시간을 활용해 보십시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가족 식사의 날’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요? 이때는 TV를 끄고 휴대폰을 보지 않고 대화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날 식사는 온 가족이 함께 준비하고 함께 먹고 함께 정리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식사 중엔 1, 2, 3 화법으로 대화하기를 권장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1분만 하고, 2분 동안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고, 상대방의 말에 3번 맞장구를 쳐주는 겁니다.

Q: 학교에서는 밥상머리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A: 급식을 받을 때 아이들은 기본 질서와 배려를 배웁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내 순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와도 내 뒤의 다른 아이들의 몫도 생각해 나누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학교 급식 시간은 아이들의 인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과 함께 급식을 먹는 교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밥을 같이 먹으면서 교사가 칭찬을 해주거나 아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데, 자존감이 낮은 아이에게 교사와 대화하는 시간은 긍정의 마음을 심어주는 시간이 됩니다. 이것이 가정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겠죠.

Q: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A: 첫째, 가벼운 일상적인 대화거리로 시작해 자녀가 관심 있는 사회나 문화 영역으로 주제를 확대해 가면 좋겠죠. 저학년인 경우 “오늘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어?”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뭐야?” 등 아이들이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식사 중 대화는 1,2,3화법 권장
훈계를 하면 마음 상할 수 있어
아이 말 끊지않고 끝까지 들어야
저학년은 관심있는 분야로 대화
고학년일 경우 토론도 좋은 방법



고학년인 경우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좀 더 수준 있는 대화를 하면 좋습니다. 가령 “초등학생들이 화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초등학생이 이성 친구 사귀는 것은 괜찮을까?” 등 이런 질문을 툭 던지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해보십시오. 친구처럼 편안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면 자녀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부모를 대화 상대로 받아들이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입니다.

둘째, 자녀의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합니다. 흔히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한다고 하지만 대화가 아닌 훈계하기, 야단치기로 자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말을 피하고 공감과 칭찬하는 말을 하세요. 부모는 자녀의 이야기를 진심을 다해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때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거나 듣고 나서 아이의 말을 판단하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는 대화를 하려는 것이지 부모로부터 판단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셋째, 부모의 살아 있는 경험을 들려주세요. 엄마가 어렸을 때 이야기,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 등 자녀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는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자녀가 고학년인 경우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가족끼리 토의, 토론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감동적인 신문기사나 이야기를 선정해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대에서 배운 것보다 아버지와의 대화 속에서 배운 것이 더 많다”고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것이 가족문화가 될 수 있도록 가족이 함께 노력한다면 아이의 인성이 길러질 뿐 아니라 가족의 행복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효목초등학교 이재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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