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로 더 똑똑해진 가전, 고장나면 스스로 고치는 방법 알려준다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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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1 07:48  |  수정 2018-02-01 09:38  |  발행일 2018-02-01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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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패밀리 허브(왼쪽), 중국의 샤오미와 메이디가 손 잡고 시장에 내놓은 정수기와 에어컨.

똑똑한 가전제품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스마트 냉장고가 새로운 조리법을 알려주고 외부에서도 원격으로 에어컨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이제는 고장이 났을 때 스스로 해법을 찾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중국 등 후발국에서 맹렬히 한국 가전의 기술력을 추격하고 있어 앞으로 스마트 가전의 진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해결하는 스마트 가전= 매일 사용하던 세탁기나 냉장고가 갑자기 작동이 시원치 않다면 대부분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AS를 신청하거나 인터넷 검색으로 해결법을 찾아본다. 하지만 이제는 사용자가 알기 전에 가전제품 스스로 문제를 감지하고 원인을 분석해 해결방법까지 제시해준다. 곧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가전제품에 적용될 ‘홈케어 매니저’를 통해서다.

삼성전자 홈케어 매니저
운전 끝나면 자동으로 제품상태 데이터 전송
사용자실수·작은불편 빠른시간 내 해결 가능

홈케어 매니저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가전제품을 사용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다. 고장이 나거나 성능에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스스로 진단한 뒤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제안한다. 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빈도와 시간, 공간의 특징 등 다양한 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을 추천한다. 삼성전자의 세탁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패밀리허브 등 2018년 스마트 가전제품들은 운전이 끝나면 자동으로 제품 상태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 AI 알고리즘에 따라 24시간 분석하고 학습한다. 이렇게 빅데이터가 쌓이면서 가전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과 해결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원리다. 홈케어 매니저는 당장 수리가 필요한 심각한 고장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실수나 작은 불편들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에어컨 실내기의 흡입구를 커튼이 막았거나 필터가 오염되어 냉방이 약해진 경우, 홈케어 매니저로 에어컨의 상태를 바로 파악해 흡입구 막힘을 진단하고 사용자가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콜센터 문의로는 정확한 진단을 하기 힘든 작은 불편까지 해결할 수 있어 AS 기사의 출동 횟수를 줄이고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 또한 절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개발팀은 이를 위해 알고리즘을 연구해 가전제품에 담아냈다. 세탁기나 냉장고가 사용되는 동안 센서 값들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가전제품을 더욱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게 했다. 에어컨의 경우 실외기 내부의 압력센서·온도센서 등 다양한 데이터 변화를 세밀하게 분석하기 때문에 작은 불편까지 잡아낼 수 있다. 특히 사용자가 이용을 많이 할수록 데이터를 학습하는 양이 많아져 더욱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사용패턴에 맞춰 가전제품의 유용한 기능을 추천하기도 한다. 가전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한두 가지 기능만 반복적으로 쓸 때가 많다. 홈케어 매니저는 사용패턴을 토대로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찾아내 ‘맞춤 제안’을 할 수 있다. 제품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일·주·월별로 모니터링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에너지를 확인할 수도 있다. ↗


→ ◆스마트 가전, 추격하는 중국= 스마트가전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추격세가 무섭다. 삼성·LG의 제품들에 영향을 받아 스마트가전 시장에 뛰어들어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 방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스마트시장에서 중국 제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가전상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스마트가전 시장 규모는 1조위안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들도 스마트홈 시장과 연계된 스마트TV, 공기청정기 등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중국의 대표 가전제품 생산 기업인 하이얼은 지난해 중국에서 개최된 ‘2017 세계 IoT 박람회’에서 세계 최초로 협대역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에어컨을 선보였다. 화웨이 칩을 탑재한 제품으로, 지하실 등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 스마트가전
실내외 어디서든 조작 가능한 무풍에어컨
실시간 수질·교체시기 알려주는 정수기

글로벌 IoT 표준화단체인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 인증도 받았다. 하이얼은 지난달 18일 중국 가전업체로는 처음으로 OCF 인증을 받았다. 해당 인증을 받게 되면 인증을 받은 제품이나 네트워크에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 OCF 규격만 지키면 다른 회사 제품과도 연동이 가능한 것이다.

이미 상용화된 제품도 있다. 중국 가전업체 1위 메이디는 2014년 스마트 에어컨 1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대당 3천600위안(약 60만5천원)으로, 국내 스마트 에어컨 판매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갖춘 샤오미와 협력해 ‘샤오미·메이디 에어컨’을 내놓기도 했다. 적절한 온도·습도·풍속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제품이다.

지난해 1월 출시한 ‘무풍에어컨’과 ‘블루스카이’는 ‘스마트홈’ 기능이 탑재돼 스마트폰을 통해 실내외 어디서든 제품 조작이 가능하다. 무풍에어컨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 생활 환경을 학습해 최적 온도로 자동 제어하는 개인 맞춤형 기능을 추가하며 더욱 스마트하게 진화했다.

이 제품은 집 안의 온도·습도와 같은 환경 데이터 변화에 따라 사용자가 어떻게 에어컨을 조절하는지를 학습해 ‘스마트 쾌적 모드’ 등의 자동 냉방 운전 기술을 적용했다.

메이디는 샤오미와 합작해 에어컨에 이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내놓고 있다. 샤오미·메이디 정수기는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수질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필터 교체시기도 알려준다. 또 터치 한 번으로 필터를 주문할 수 있다. 해당 정수기의 출시 가격은 1천299위안(약 24만원)이다. 이는 국내 정수기 렌털 비용 1년 치도 채 되지 않는 가격이다. 메이디 관계자는 “스마트 에어컨의 메이디와 샤오미 합작품은 가습기, 공기청정기,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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