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코미디철가방극장 고별공연…만석으로 아쉬움 달래다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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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01 07:22  |  수정 2018-05-01 07:22  |  발행일 2018-05-01 제6면
■ 운영난에 결국 시즌1 종료
단원 5명 혼신의 마지막 공연
객석 메운 관람객 폭소 화답
전유성 “이젠 지쳤다” 면서
“어찌될지 몰라” 여운은 남겨
청도 코미디철가방극장 고별공연…만석으로 아쉬움 달래다
지난달 29일 마지막 공연을 마친 코미디철가방극장의 개그맨 전유성씨(오른쪽 셋째)와 5명의 단원이 아쉬움을 뒤로한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 청도 풍각면 수월리 코미디철가방극장(이하 철가방극장). 이별을 고하는 ‘마지막 공연’이라는 소식에 관객이 하나둘 몰려 들었다. 공연에 앞서 무대에 오른 개그맨 전유성씨는 “사실 청도에서 청도군민이 출연하는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공연, 그러면 세계적인 공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 철가방극장 마지막 공연이란 역사적 날에 공연장을 찾아줘서 너무나 고맙다. 이 공연을 끝으로 철가방극장 시즌1 공연은 종료한다”고 밝혔다. 담담한 말투로, 때론 웃음끼 섞인 투로 관객과 질문을 받는 사이 관람석은 가득 채워져 나갔다. 이 공연장이 운영난을 겪어 그만두는 곳인가 싶을 정도였다.

청도를 떠나지 않고 마지막까지 공연장을 지킨 단원 5명은 이날 무대에 올라 고별 무대를 장식했다. 방송에서 개그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개그맨 공채마저 없어지는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꿋꿋하게 무대를 지킨 이들이다. 평소처럼 각자 두서너 코너에 올라 1인 다역을 힘겹게 소화했지만 열정만큼은 평소보다 더 뜨거운 듯 화끈한 웃음보따리를 선사했다. 관객 역시 폭소로 화답했다. 고별 공연의 아쉬움과 서러움은 잊은 듯했다.

오후 5시10분 조명이 꺼지고 커튼이 내려졌다. 지난 7년간 웃음과 재미를 선사해 온 철가방극장이 기약없이 무대 뒤로 사라진 순간이다. 2011년 5월부터 4천400회 공연, 4~5년간 예매율 1위, 관람객 20만명, 개그맨 사관학교 등 숱한 기록과 화제를 남긴 채 이별을 고했다. 연기자와 관객들은 아쉬움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할머니역을 맡아 코믹한 춤사위 연기를 펼친 김동하씨(33)는 “2013년 연습생으로 온 뒤 이듬해부터 청도에서 숙식을 하며 5년간 방송 진출을 목표로 달려 왔다. 앞으로도 아무리 힘들어도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그맨 김대범씨도 이날 서울에서 내려와 후배들의 고별 공연을 지켜봤다. 전유성씨는 “20여 년간 공연과 후배 양성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이젠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지쳤다”면서도 “기약할 순 없지만 연기자를 선발해 최저임금이라도 주고 공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인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글·사진=청도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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