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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국회 '우원식 號'에 대한 苦言(고언)…"국회법 20조를 새겨라"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어제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우 의원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명심(明心)을 업은 듯한 추미애 당선인의 승리가 유력했으나 예상을 깬 결과였다. 그의 '파란'을 축하하면서도 기우 섞인 고언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법 제20조를 마음 깊이 새기시라.국회법 제20조는 "국회의장은 중립성 보장을 위해 당적을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의장의 중립 의무'에 방점이 찍힌 입법이다. 지난 22년 동안 이 전통은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민주당의 후보 경선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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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정부 '5만달러 소득, 70% 중산층' 비전, 늦었지만 기대돼
윤석열 정부가 남은 임기 3년을 한국경제 도약의 마지막 기회로 판단하고 경제 3개년 로드맵을 다음 달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거치면서 헝클어진 민생을 추켜세우고 국가 경제 동력을 확실히 키우겠다는 의도다. 바람직한 정책 집중이다. 3개년의 핵심 비전은 대통령 임기 내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 중산층 70% 육성, 수출 5대 강국 도약으로 집약된다. 모처럼 들어보는 야심 찬 목표들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각 부처는 세부 실행방안과 수치를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체질을 민간 주도로 완전히 바꾸고, 양질의 일자리..
[사설] 목소리 높이는 권영진… TK 존재감도 함께 올려주길
권영진 국회의원 당선자(국민의힘·대구 달서구 병)가 정국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입을 닫아 스스로 존재감을 낮춰 왔다. 그래서 권 당선자의 강한 목소리가 더욱 귀에 잘 들어온다. 권 당선자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미애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이재명 대표는) 위험천만한 선전포고를 당장 거두시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당선인 총회 전에 올린 글이다. 결과..
이슈칼럼영남일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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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선한 기부
기부(寄附·donation)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돈·물품·재능 등을 대가 없이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려는 인간의 행위 중 상당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로 여겨진다. 흔히 '착한 부자'는 드물다고 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정신적·물질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특히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 가운데 유난히 기부를 많이 하는 스타들이 제법 있다. 그들의 기부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선순환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연예인 기부천사의 원조 격인 원로가수 하춘화의 기부액은 데뷔 이후 50년이 넘은 지금까지 2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수 김장훈, 농구스타 출신 방송인 서장훈, 가수 겸 배우인 장나라 등도 100억원이 넘고, '가왕' 조용필과 방송인 유재석, 션·정혜영 부부, 아이유, 김연아 등도 총 50억원 이상의 기부를 꾸준히 실천 중인 연예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부는 팬들까지 합세, 의미와 가치를 돋보이게 만들기도 한다.이런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오는 7월부터 백화점·마트 상품권이나 네이버 등 각종 온라인 포인트의 기부를 가능토록 하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부금품의 범위 확대와 새로운 거래 유형 추가를 통해 기부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다. 스마트폰이나 각종 전자기기가 활성화되기 이전에 제정된 관련법에 시대 흐름이 대폭 반영된 만큼 기부행위는 보다 자유롭고 편리해질 전망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이재윤 칼럼] 洪 시장·李 도지사 초청 홈커밍 데이는 어떤가
며칠 전 '대구 파워풀 페스티벌' 행사장을 둘러보다 이해리 시인의 '꽃이 진다'는 전시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내 삶이/꽃인 줄 모르고/꽃 찾아 떠돌다/돌아 오니/꽃이 진다". 페스티벌 슬로건 '아름다운 도약 비상하는 대구'는 내 삶 가까이 있는 꽃을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22대 국회는 대구경북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안긴다. 보수의 성지는 '국회 소수당'이 지친 몸을 의탁하는 도피성처럼, 고립된 섬처럼 외면받고 이지메 당하는 중이다. 여소야대 지형으로만 보면 분명 위기다. 이게 다는 아니다. 호남 중심 거대 야당의 당 대표(이재명)와 원내대표(박찬대) 모두 TK 출신이다. 처음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여당 원내대표가 TK 출신(추경호·달성)인 게 든든하다. 전임자에 이어 대구 출신이 연달아 바통을 건네받은 건 드문 일이다. 이뿐만 아니다. 개혁신당은 당선인 3명 모두 TK 연고자다. 이준석 대표는 어머니가 상주, 아버지가 칠곡 출신이다. 이주영, 천하람 당선인 고향은 대구다. 조국혁신당 비례 1번 박은정(원화여고 졸), 김준형·차규근(이상 달성고 졸) 당선인도 마찬가지다. TK 친화적 인물들이 정치권 주요 포스트를 두루 차지하고 있다. 국무총리, 여당 당 대표까지 TK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치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인적 자산의 과(寡)·다(多)는 정치력의 명료한 척도다. 고립된 섬은 결코 외딴섬이 아니었다.TK 유력자들이 즐비하면 뭐 하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전에도 당 대표, 원내대표, 장·차관이 숱했지만, TK 네트워크는 단단하지 못했고, 역동성은 부실했고, 성과는 미약했다. 내 안의 꽃부터 발견하는 게 시작이다. TK 친화적 인사들은 김춘수의 '꽃'과 다르지 않다.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던 것이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자신의 뿌리를 알리면 우리에게로 다가와 꽃이 된다. 지금은 모래알이다. 이들을 얼키설키 연결하고 겹치며 맞물린 관계로 격자형 네트워크를 엮어야 한다. 지역 당정협의회를 활성화하고, 대구시·경북도가 공조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호남의 니즈(Needs)와 결합해 훌륭한 솔루션으로 작동해온 '달빛동맹', 박찬대 원내대표가 늘 자랑스럽게 여기는 '민주당 안동·예천 지역위원회' 같은 사례를 여럿 생성하는 것도 필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처음으로 오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달빛 동맹'을 더 공고히 하는 행보다. 홍 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정례적으로 입법부와 여·야 수뇌부를 초청, 근사한 '홈커밍 데이' 자리를 만드는 건 어떤가. 위상을 드높이고 품격을 고양하며 소통의 통로를 만드는 데 제격이다. 홈시크를 달래며 노스탤지어를 북돋우고 애향심을 고취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홍 시장이 대구지역 당선인들을 호텔로 초청, 식사를 대접했다. 그러면서 "여소야대의 어려운 상황에도 당선인과 힘을 모아 극세척도(克世拓道)의 자세로 한반도 3대 도시 영광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모임이 '의기투합'으로 평가된 건 좋은 조짐이다. 시장-의원 관계가 꽤 소원했었다. '무늬만 국회의원인 무능한 사람'이란 폄훼가 적잖았다. 22대 국회 TK 진용이 일신(一新)했다. 6선 1명을 비롯해 4선 2명, 3선 6명이 배출됐다. 초·재선만 소복하던 과거와는 다른 위용이다. 이들의 손에 입법과 예산, 정책 입안의 솔루션이 다 있다.논설위원논설위원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어제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우 의원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명심(明心)을 업은 듯한 추미애 당선인의 승리가 유력했으나 예상을 깬 결과였다. 그의 '파란'을 축하하면서도 기우 섞인 고언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법 제20조를 마음 깊이 새기시라.국회법 제20조는 "국회의장은 중립성 보장을 위해 당적을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의장의 중립 의무'에 방점이 찍힌 입법이다. 지난 22년 동안 이 전통은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민주당의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원칙이 심각한 도전을 받았다. '친명' 교통정리에 '명심' 충성 경쟁의 구태가 개탄스러웠다.우 의원이 선출된 게 한편으로 안심이 되는 이유다. 내심 대구 세탁소집 둘째 딸 추미애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없지 않았지만, 그의 언행은 실망스러웠다. "당심이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다. 개혁 국회로 힘을 모으는 게 당심을 받드는 것"이란 그의 발언은 궤변이었다. 우 의원은 비교적 합리적인 당내 비주류 인사다. '을 지키기 민생실천위'를 오랜 기간 이끌면서 현장과 민생을 잘 이해한다. '민생 국회'의 회복이 22대 국회의 첫 과제가 아닌가. 문 정부 첫 여당 원내대표로서 협상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들었다. '협치'에 대한 기대를 갖는 이유다. 그가 수락 인사에서 '명심'을 운운하지 않고 '민심'을 강조한 건 좋은 시그널이다. 그도 '명심'을 얻었다고 다닌 게 사실이다. 백번 양보해 경선 과정에서 피치 못한 처신이었다 하더라도 이제 엄중한 직(職)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사구종신(舍舊從新)'의 결연한 의지를 세워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남은 임기 3년을 한국경제 도약의 마지막 기회로 판단하고 경제 3개년 로드맵을 다음 달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거치면서 헝클어진 민생을 추켜세우고 국가 경제 동력을 확실히 키우겠다는 의도다. 바람직한 정책 집중이다. 3개년의 핵심 비전은 대통령 임기 내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 중산층 70% 육성, 수출 5대 강국 도약으로 집약된다. 모처럼 들어보는 야심 찬 목표들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각 부처는 세부 실행방안과 수치를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체질을 민간 주도로 완전히 바꾸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자산 형성을 통해 국가경제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실제 1인당 국내총생산은 오랜 기간 3만달러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중산층의 경우는 국민이 체감하는 것과는 달리 2017년 57.6%에서 2022년 62.8%로 상향하고 있다. 윤 정부는 이를 70% 선으로 끌어올려 계층 간의 갈등 요소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수출은 2021년 세계 6위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 5위인 일본을 따라잡아야 한다. 지난 4·10총선의 집권 여당 참패 요인으로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집권 세력이 이른바 '이·조 심판(이재명·조국 심판)'이란 정치적 구호와 과거 슬로건에 머물러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지 못했다는 비판이었다. 정부 관계자도 "향후 전국 단위 선거도 없고 당분간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적기"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뒤늦었지만 국가경제와 민생 부분에 국정의 초점을 모으기로 한 점은 기대할 만하다. 남은 임기 3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목표를 갖고 매진한다면 후일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권영진 국회의원 당선자(국민의힘·대구 달서구 병)가 정국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입을 닫아 스스로 존재감을 낮춰 왔다. 그래서 권 당선자의 강한 목소리가 더욱 귀에 잘 들어온다. 권 당선자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미애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이재명 대표는) 위험천만한 선전포고를 당장 거두시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당선인 총회 전에 올린 글이다. 결과는 많은 사람의 예상을 깨고 우원식 의원으로 결정됐지만, 권 당선자의 목소리는 지역 유권자들을 시원하게 해줬다.권 당선자는 지난 4월19일에는 '또 영남 탓이냐?'는 글에서 4·10 총선 참패의 원인을 영남지역으로 돌리는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개헌 지지선을 지킨 것은 팩트다. 그런데도 지역 의원들은 여기에도 사실상 침묵했다. 대구경북은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왔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은 너무 약했다. 야당을 강한 톤으로 공격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했다. 존재감 없다는 비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두 차례의 SNS를 보면 권 당선자는 종전 지역의원들과는 다른 차원의 목소리를 낼 것 같다. 권 당선자는 재선의원이지만 재선 대구시장 출신이어서 중량감은 5~6선급이다. 권 당선자의 행보가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중앙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지역 정서도 대변하는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
[미디어 핫 토픽] 원영적 사고
"완전 러키비키잖아."'원영적 사고'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최근 인터넷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밈(meme) 중 하나다. 이는 걸그룹 아이브(IVE)의 멤버인 장원영의 엄청나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됐다. 그의 입버릇 중에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라는 말이 있다.몇 년 전 유행했던 밈인 '오히려 좋아'와 비슷한 느낌으로 쓰이는데, 단순히 유행어의 수준을 넘어 실생활에서 원영적 사고로 마인드-셋(mind-set·마음가짐)을 다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사회적 선순환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밈과는 달리 희화화나 조롱·혐오의 의미 없이 '선한 영향력'을 줘서 더 좋다는 평도 있다.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파악하고 부정적인 요소들조차 긍정적인 결과에 이르도록 해주는 원동력쯤으로 삼으며, 부정적인 상황을 회피하거나 왜곡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해로운 긍정성(toxic positivity)'과는 차이가 있다. 해로운 긍정성이란, 오로지 긍정적인 것에만 초점을 두고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뭐든지 거부하고 회피하려는 성향을 말한다.기자는 "우울과 긍정은 옮는다"라는 말을 믿는 사람으로, 이런 대중적 흐름이 반갑다. 실제로 한 심리 전문가는 "긍정적인 감정도 전염성을 가진다. 다른 사람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며 나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며 "나쁜 행동만 모방하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것에도 모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얼마 전 기자가 쓴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확인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익명이란 방패 뒤에 숨어서 악플을 아무렇지 않게 남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의연히 대처하기 힘들었다. 또한 나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악플을 받고, 일거수일투족을 평가받는 아이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연약해 보이는 소년·소녀들에게 경외감마저 들었다.긍정심리학에서는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과 안녕감이 결국 행복 수치를 높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다.때로는 어딘가에 부딪혀 어찌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는 나만의 대피소에 찾아가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잠시 잊고 다시 일어날 힘을 재충전해야 한다. 취미 생활이나 아이돌, 반려동물처럼 '스트레스가 없는 무해함'을 가진 나만의 '무해한 지대'를 만들어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보자.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경제와 세상] 지역서 번 돈 지역내에서 써야 대구경북 발전한다
지역내 생산으로 발생한 소득이 지역민에게 분배되고, 지역내에서 소비되고, 이 소비가 다시 지역내 생산수요 증가로 이어지면 지역경제는 선순환하여 지역이 발전한다. 하지만 소득이 타 지역으로 유출·소비되면 결과적으로 지역의 부(富)가 유출되어 생산수요가 줄어들어 지역경제는 악순환에 빠져 결국에는 지역이 쇠퇴한다. 2022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과 지역내총소득(GRI) 통계에 따르면, 경북은 1인당 소득의 역외유출이 476만원 대구는 역내유입이 405만원이다. 울산·경남은 역외유출이 1천101만원, 부산은 역내유입이 249만원, 전남·전북은 역외유출이 1천66만원, 광주는 역내유입이 365만원, 그리고 충남·충북은 역외유출이 2천24만원, 대전·세종은 역내유입이 452만원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경북 모두 생산·분배·지출 간의 성장이 불균형한 형태로 선순환적 경제구조가 아니다. 하지만 대구·경북을 묶어 광역경제권 차원에서 보면, 역내유입 대비 역외유출이 현저히 큰 부울경이나 호남 및 충청 광역경제권에 비해 금액상으로 경북의 유출분 중 상당 부분이 대구로 유입되고 있어 생산과 소비가 비교적 선순환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지역소득의 역외유출이란 GRI가 GRDP보다 작은 것으로서 주된 원인은 근로소득, 기업소득 및 재산소득의 타 지역 유출과 타 지역에서의 재화·서비스 소비 때문이다. 경북의 경우 도내 취업인구보다 대구 등 경북밖에서 출퇴근하는 취업인구 비중이 높고, 본사와 공장, 영업소, 지점 등의 소재지가 수도권이나 대구에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에 반해 대구에 살며 경북에서 일하는 대구시민이 많아 돈은 경북에서 벌고 대구에서 소비해 대구로 유입되는 소비의 절반 이상이 경북에서 발생할 정도로 경북에 대한 소비의존도가 높고 소득의 역내유입도 전국에서 둘째로 높다. 또한 수십 년간 대구의 GR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70%를 넘어 평균 50% 중반인 여타 5대 지방광역시와 비교해도 높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소비도시지만 최근 수도권 집중으로 소비추세가 감소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하지만 대경 광역경제권으로 보면 경북은 일자리를 통한 생산과 소득 창출로 대구경제에 기여도가 크며, 대구는 교육과 의료 등을 통한 소비기반 제공으로 경북에 도움이 되어 양 지역이 협력하면 선순환구조가 되어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희망적이다. 이는 대구와 경북은 원래가 한뿌리로서 특히 광역경제권 차원에서 연계·협력·공유가 필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더구나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시대에 지역내 민간소비가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부각됨에 따라 소비중심의 대구는 생산중심의 경북과 각자도생이 아니라 상생협력을 통한 단일 광역경제권만이 대구·경북 모두가 살길이다.지역에서 번 돈이 수도권 등 역외로 유출되면 지역발전은 요원하다. 특히 지역 지도층들이 지역에서 번 돈을 수도권에서 투자·소비하면서 지역발전을 외친다면 누가 수긍하겠는가? 물론 지역 내 모든 생산이 지역내에서 소비될 수는 없으며 소득의 역외유출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돈을 벌어와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까지 기대치는 않더라도 비즈니스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역에서 번 돈을 지역 내에서 투자·소비하는 것이 지역발전의 지름길이다. 지역 지도층, 특히 경제계 리더들의 적극적인 지역투자와 소비를 기대한다.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하프타임] 안동, K-festival 대표도시 도약
여러 사람이 모여 격식을 차려 즐기는 큰 잔치를 가리켜 축제(祝祭)라고 한다.본래 종교적 제사 행위나 지역의 전설, 미신적 풍습에 기원한 집단 행사가 계승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기원은 대체로 고대 사회에서 절기별로 변하는 자연이나 농경과 추수를 기념하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이 같은 축제가 현대에선 그 지역의 관광산업을 이끄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잘 만들어진 축제는 관광객의 기억에 남아 그 지역을 다시 방문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시가 1년 사계절 내내 축제의 도시로 꾸미려는 이유이기도 하다.안동시는 매년 1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그 지역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예로부터 사유와 성찰을 중심으로 하는 정신문화와 재미, 감동을 주는 놀이문화가 발달한 곳이 바로 안동이다.민선 8기 들어 지역의 전통적인 콘텐츠와 계절에 따른 특성을 중심으로 축제가 끊이지 않는 활기 넘치는 안동을 만들기 위해 봄에는 민속축제, 여름에는 안동 수(水)페스타, 가을에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겨울에는 암산얼음축제를 기획했다.'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는 역동적인 대동놀이 차전놀이와 노국공주의 설화가 깃든 놋다리밟기를 콘텐츠로 한 민속축제다. 올해는 색동놀이를 주제로 기획한 테마파크형 축제를 선보여 봄나들이에 나선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물의 도시 안동의 특징을 활용한 '수(水)페스타'는 낙동 강변에 위치한 어린이 물놀이장과 연계해 대형 물놀이장·단체 물총 싸움·EDM 파티 등 한여름 시민과 관광객의 더위를 날려버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하회별신굿탈놀이를 축제로 승화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유희자와 관객이 탈과 탈춤으로 만나는 모두가 신명 나는 축제다. 안동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로, 해외공연단의 수준 높은 공연과 퍼레이드·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올해는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축제로 거듭날 예정이어서 기대가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하다.겨울이 가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열리는 안동 암산얼음축제는 영남권 최대 겨울 축제로 남후면 암산유원지에서 개최되는데, 주민주도형 축제로 얼음 썰매·빙어낚시·빙벽 포토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안동시는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축제와 원도심 활성화를 연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첫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부터 축제 장소를 옛 안동역으로 옮겨 원도심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해 관광객과 주민, 그리고 지역 상인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2023년에는 옛 안동역과 탈춤공원을 아우르는 축제장으로 확대하고 두 공간을 잇는 보행로를 만들어 옛 안동역이 단절의 장소에서 시민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축제의 성공과 원도심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많은 고민을 이어온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안동은 세계문화유산과 무형유산·기록유산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3대 종목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2020년 관광거점 도시와 2023년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선정될 만큼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보유한 곳이다.전통적인 콘텐츠를 단순히 따오는 것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해 '지역이 만들고 세계가 즐기는' 축제로 꾸며진다면 머잖아 실질적인 1천만 관광객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 기대한다.피재윤 경북본사피재윤 경북본사
[특별기고] 오월의 전공의들에게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의 법정 판결 마지노선이 이번 주말까지로 예고되어 있고, 의료계와 정부는 인용과 부결을 원하는 치킨게임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간 벌어진 정부의 의료정책 결정과 의료계의 대응은 초유의 상황이지만, 그 저변에는 저수가에 기반한 의료보험, 의약분업, 공공의료 정책 등으로 점철된 오래된 갈등 속에서 서로 간의 신뢰 부족이 그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금의 의료 현안 추진 과정에서 명확하게 나타났듯이, 개인사나 공공정책 모두에서 각자가 플랜 A를 기대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명한 이는 플랜 B를 준비해 두기 마련입니다. 플랜 B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세상사 모든 일이 계획한 자의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플랜 B는 차선책일 뿐일까요? 가끔은 플랜 A보다 더 나은 계획이자 더 좋은 결과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이는 플랜 A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생각으로 다른 차원의 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입장에 따라 플랜 A와 B는 바뀔 수 있습니다. 정부는 법원의 기각결정이, 의료계는 인용 결정이 내려졌을 때 플랜 A가 작동될 것입니다. 만약, 인용 결정이 내려졌을 때 정부와, 기각 결정이 내려졌을 때 의료계에서 만들어져야 할 플랜 B는 어떤 것이 될까요? 각자 입장에서 당혹스럽고 대처가 힘들 것은 명확하니 정부의 대응은 정부의 몫으로 두겠습니다.저는 의료계의 입장에 선 한 사람의 교수로서 전공의들의 플랜 B를 제의해 보고자 합니다. 법원의 판결과 전공의 수련 인정 가능 마지막 시간이 공히 이번 주말로 다가왔습니다. 기각되면 전공의들은 돌아올 의국을 잃게 되고, 곧이어 학생들도 1년 휴학 내지는 유급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곧이어 정부에서 최종확정 발표가 나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올해의 남은 기간을 병원을 떠났다가 내년에 다시 시작하거나 아예 딴 길로 갈 것을 고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사랑하는 전공의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수련 불인정이 최종발표가 되면 곧바로 병원으로 복귀하시기 바랍니다. 수련 기간 유예 등의 편법은 국민과 환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니 기대도, 요청도 하지 맙시다. 당당히 수련을 인정받는 전공의가 아니라 환자 치료를 책임지는 의사로서, 그동안 최일선에서 여러분을 지켜줬던 교수님과 팀을 이뤄 남은 한 해를 병원을 지켜주기를 바랍니다. 누군가는 내년에 비필수과 전공의는 돌아와도 필수과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필수와 비필수를 가리지 않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수련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처음 과를 지원했을 때 마음으로 올 한 해를 더욱 열심히 지내보는 겁니다. 그리하여 내년 2월까지 필수과 지원, 수가 현실화, 법적 문제 해결 등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후에 지금 하려던 결정을 실행에 옮기시기 바랍니다. 의료계를 싸늘하게 보던 국민과 환자들에게는 책임감 있는 진정한 의사로서, 의료계의 선후배들에게는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원으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또한, 들불처럼 의대생, 교수 및 각 의료직역 모두에서 플랜 B를 만들어 우리 의료를 살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특별한 상황에서 특별한 사람만의 몫이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여러분이 지금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강요받게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란 말처럼, 훗날 이 자리를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5월15일 스승의 날, 여느 때처럼 수술과 진료를 마치고 전공의들과 함께 회식을 하지는 못했지만, 개별적으로나마 카네이션 하나 받으니 소소한 힐링이 되어 병원을 떠나있는 제자 전공의들에게 단상을 부칩니다.최창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영남타워] 경북도 '저출생과 전쟁'에 대한민국 명운 걸렸다
"경북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화랑정신으로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고 선비정신과 호국정신으로 나라를 지켰습니다. 또 새마을 운동으로 나라를 잘살게 만들었습니다."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13일 '경북도 저출생 극복 실행계획'을 발표하며 "경북은 지방소멸 위기의 최전선에서 저출생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 위기 때마다 구국에 앞장섰던 정신으로 '저출생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이 도지사는 지난 1월 신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저출생 대책 외 다른 업무는 모두 서면으로 대체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저출생에 모든 것을 걸자"고 전 직원들과 다짐하며, 끝장토론 끝에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했다. 선포식에는 주형환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이후 도청 내 저출생과전쟁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전쟁 준비에 돌입했다.경북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고민인 저출생 해소를 위해 이 도지사는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저출생 대응 총괄 부처 신설과 규제개선 등을 연이어 건의했다.윤석열 대통령도 바로 응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대응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를 부총리가 이끄는 조직으로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나흘 뒤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저출생 수석실' 설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저출생 극복에 380조원이나 되는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곤두박질치며 급기야 지난해 평균 0.72명, 4분기에는 0.65명까지 내려가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합계 출산율 1.0명 이하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우리 사회를 유지하려면 연간 60만~70만명의 아이가 새로 태어나야 하지만 현시점의 출생 인구가 2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과거와 비교하면 해마다 40만명씩 사라지는 형국이다.이 도지사는 "어떤 전쟁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라지지 않았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가장 무서운 재앙"이라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임계점을 넘어 더 이상의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그렇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그 절박함을 경북도가 인식하고 전쟁에 나선 것이다.'저출생'은 그동안 우리가 마주했던 그 어떤 적들보다도 거대하고 강력한 상대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더 큰 위기도 함께 이겨내며 기회의 발판으로 삼았다.이 도지사는 "세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 세계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어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인류사에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저출생과의 전쟁에 힘을 모아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전국 인구소멸지역 89곳(시·군·구) 중 전남과 함께 16곳으로 가장 많은 경북에서 저출생과 전쟁이 시작됐다. 무모한 싸움이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시작해야 할 싸움이다. 이왕 시작한 전쟁,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대한민국의 위기를 이번에도 경북이 구해내길 기대해 본다.임성수 경북본사 부장임성수 경북본사 부장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20일까지 전공의 복귀해야"…전문의 취득 늦어질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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