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금호강 합류지점 상류 이동 때문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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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1-12 07:37  |  수정 2012-11-12 07:59  |  발행일 2012-11-12 제7면
대구 달성습지 생태계 교란 알고 보니…
4대강 공사로 ‘완충지대’ 모래톱 없애 영향권 밖이던 낙동강물까지 유입 혼란
20121112

강바닥 준설이 대구 달성습지 생태계 파괴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시작되기 전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류부는 강정고령보에서 3.2㎞ 하류에 자리하고 있었다. 달성습지 끝부분에 합류부가 자리해 낙동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달성습지는 낙동강에 인접해 있지만, 독특한 습지환경을 보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는 낙동강을 준설하면서 강정고령보에서 하류 방향 800m부근에 있던 높이 2m, 길이 100여m에 이르는 모래톱을 없애버렸다. 문제는 이 모래톱이 달성습지가 시작하는 부분에 자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낙동강과 금호강 물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 달성습지가 낙동강의 영향을 받는 것을 막아준 모래톱이 없어진 셈이었다. 그러나 두 강의 합류부가 2㎞ 이상 상류로 올라가면서 달성습지는 금호강보다는 낙동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달성습지는 낙동강의 직접적 영향을 받으면서 최근 심각한 생태계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달성습지의 수량 변화는 짧게는 4∼5일, 길게는 20일 이상 기간에 걸쳐 서서히 변했다. 하지만 지난 9월14일과 15일 이틀간 취재기자가 확인한 결과, 달성습지내 수위는 단 하루 만에 1m 이상 차이를 보였다.

달성습지에서 낚시를 자주 한다는 최모씨(65)는 “남해안이나 서해안의 갯벌처럼 달성습지내 수위가 줄어드는 것이 눈으로 보일 때가 있다. 이럴 땐 달성습지 지형이 바뀌기도 한다”며 “댐도 아닌 습지가 이렇게 큰 변화를 보인다는 것은 결국 습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급격한 수위 변화는 달성습지내 침전물 퇴적 급증과 함께 외래어종 급증 등 생태계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여기에다 달성습지 끝부분에 위치한 진천천·금호강 합류부에선 하천변 붕괴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리수문 전문가는 낙동강의 수위가 상승했다 줄어들면 진천천·금호강 합류부도 같은 상황을 반복하게 되고, 이때 주변 토양도 휩쓸려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진천천·금호강 합류부 하천변은 토양유실이 반복되면서 높이 3∼4m의 절개면이 생겨, 사람의 통행이 불가능하다. 이런 하천변 붕괴구간만 200m에 이른다.

대구의 환경단체도 이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강정고령보 부근 모래톱 준설을 반대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지홍기 영남대 교수(건설시스템공학과)는 “낙동강은 물론 금호강과 맞닿은 달성습지도 사력(砂礫·자갈)하천에서 저수지나 댐의 생태계와 같이 변화하고 있다”며 “인위적인 합류부 변경이 달성습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철저한 조사와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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