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작가회의, 문학제·위령제 등 통해 ‘10월항쟁’ 복권 운동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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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11   |  발행일 2013-10-11 제37면   |  수정 2013-10-11
대구작가회의, 문학제·위령제 등 통해 ‘10월항쟁’ 복권 운동
대구작가회의가 10월을 주제로 펴낸 시첩

“그 많은 이들 아예 죽임 당했어도

애비로서의 죽음을 그 아들딸로서 거두는 한

모든 게 망각되어 버리진 않는다.

사랑의 힘이라면 또 제각기

세차게 살아남긴 게 있기 마련이다.

합동제사 지내는 유족들의 한여름이여.”



“갇힌 물이 소용돌이친다.

폭우로 넘치면 큰물로 골짜기 소리쳐 빠져나간다.

애비로서의 죽음을 그 아들딸로서 거두는 한

저렇듯 퍼렇게 살아내야 하리라.” (이하석, 하략)



대구작가회의(회장 권오현)와 10월항쟁유족회는 지난 7월31일 가창댐 수변공원에서 6·25전후 가창골에서 학살된 8천~1만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제를 열었다. 해마다 가창댐 주변 외진 곳에서 눈치를 보며 제사를 지내 온 유족들은 처음으로 당당히 위령제를 지내게 된 것에 감격했다. 특히 김범일 대구시장이 보낸 조화 앞에서 대구시청 담당 과장이 원혼들에게 잔을 따르고 절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대구작가회의는 대구의 10월을 ‘잊혀진 항쟁’에서 ‘기억하는 항쟁’으로 복권시키는 작업을 2010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2010년 ‘대구작가’ 제12호에서는 ‘10월항쟁, 다시 말하다’를, 2011년 제15호에는 ‘6·25전후 민간인 학살사건’을 각각 특집으로 다뤘다.

지난달 30일 발간한 제19호에서는 ‘망각에 대한 기억의 투쟁’을 주제로 대구10월항쟁과 민간인학살에 대해 또 한 번 집중 조명했다.

특히 올해는 10월문학제위원회(위원장 고희림)를 조직해 지난 1일 처음으로 시와 음악, 춤이 어우러진 시극공연을 펼쳤다. 또 10월항쟁문학제 기금마련바자회와 시첩 발간, 걸개시 전시, 학술대회 등 다채로운 문화 활동을 통해 10월항쟁에 대한 인식제고와 역사재평가를 추진했다.

위원회는 10월 행사에 앞서 5회에 걸쳐 ‘10월항쟁바로보기’ 강좌를 개시했다. 지난 4~7월 강연과 세미나, 유족간담회, 현장답사, 토론을 해 왔다.

고희림 위원장은 “올 처음 10월문학제를 준비하면서 대구시민이 의외로 10월항쟁에 대해 모르는 것 같다고 느꼈는데 반향이 컸다. 내년에도 문학제를 통해 대구시민에게 ‘10월정신’을 널리 알리는 한편, 위령탑을 건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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