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새마을운동 경북을 넘어 세계로! .1] 경북도 새마을운동 반세기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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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08   |  발행일 2014-07-08 제3면   |  수정 2014-07-08
국민과 함께한 44년…빈곤탈출 운동이 더불어 잘살기 운동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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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파견된 경북도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원들이 필리핀 발렝카깅 마을 주민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1년 봄, 기자가 찾아간 에티오피아의 한 마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메마른 땅에 남은 것이라곤 가난과 기아, 목마름 그리고 절망뿐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한 검은 피부의 젊은이가 사과 한 알을 손에 쥐고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한 번도 농사다운 농사를 지어보지 못한 자신들이 한국의 기술을 전수해 처음으로 재배한 사과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사과는 너무 비싸 부유층이 아니면 구경하기 힘든 과일이었지만, ‘Korea’의 농업기술로 사과를 대량 재배하게 되면 머지않아 가난한 이들도 사과를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이처럼 개발도상국에 새마을운동은 ‘희망의 사과 한 알’이다. 그 사과 한 알이 경북도의 새마을세계화 사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영남일보는 경북도 새마을운동의 발자취와 의의, 성과를 8회에 걸쳐 심층보도한다.


초기엔 환경개선·소득증대·의식개혁 사업
90년대 한국사회 병리현상 극복하는 역할
2000년대 들어서 저개발국가 전파 본격화


새마을운동은 반세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젊은 세대에겐 새마을운동이 생소한 개념일 수 있지만, 새마을운동은 40년이 넘게 국민과 함께 해왔다. 물론 시대에 따라 그 모습은 조금씩 변해왔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절대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한 국가개발운동 차원에서 실시됐다면,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더불어 잘살기 운동, 즉 국제적인 지역사회 개발운동으로 거듭나고 있다.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경북은 새마을운동 정신 계승은 물론 세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 1970~80년대

1970년 4월 ‘우리 마을을 우리 힘으로 새롭게 바꿔 보자’는 외침과 함께 농촌에서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70년대 중반부터 도시로 전파됐다.

초기 새마을운동은 ‘새마을가꾸기 사업’이라는 농촌 위주의 환경개선사업에서부터 비롯됐다.

새마을가꾸기사업은 마을 앞길 넓히기, 공동 퇴비장 만들기, 공동 빨래터 만들기, 하수구 보수 등을 중심으로 시행됐다. 이 시절 새마을운동은 생활환경개선과 함께 소득증대, 의식개혁 등 3대 사업이 역점적으로 전개됐다. 근면·자조·협동을 바탕으로 한 새마을운동 정신은 전통적인 상부상조의 공동체정신을 계승한 것으로, 70년대 가난했던 한국사회에 ‘하면 된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국가발전을 도모한 시대정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80년대 민주화과정에서 새마을운동은 정치적 목표에 이용되면서 사회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이를 극복하고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시기 새마을운동은 건전한 사회풍토 조성, 경제 발전, 환경 정비 등을 과제로 선정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 1990~2000년대

90년대 새마을운동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개방화 흐름이 가져온 사회적 병리현상을 치유하고, 한국사회가 내포한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는 역할을 했다.

90년대 초 우리나라는 세계화·개방화 물결 속에 과소비와 한탕주의, 불법과 무질서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 97년 IMF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이 시기 새마을운동은 경제살리기 국민저축운동, 금모으기 운동, 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운동 등을 추진하며 경제 위기를 타파하는 데 앞장섰다.

21세기에 들어선 새마을운동의 역점 과제는 시민의식 선진화와 복지공동체 구현, 지역활력화와 국제·통일협력 등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빈곤탈피를 위한 ‘잘살기 운동’이었다면, 21세기에는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더불어 잘살기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부터 필리핀, 콩고,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 저개발국가에 대한 새마을운동 보급이 본격화됐다. 또 통일손수레보내기 등 민족 동질성 회복 및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쳤다.

현재 새마을운동은 저개발 국가에 대한 전수는 물론, 시범새마을조성 및 지원, 복지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하여 민간 안전망, 재난구호 및 봉사활동 등의 형태로 국민의 삶과 함께하고 있다.

◆ 경북도 새마을운동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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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의 새마을 시범마을인 에티오피아 아디스알름 마을 주민들이 새마을교육 수료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의 본토인 경북도는 일명 ‘새마을운동의 고향’으로 일컬어진다. 1997년 ‘새마을과’를 부활시킨 경북도는 10년 뒤인 2007년 5월 ‘21세기 새마을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경북도에선 지자체뿐만 아니라 교육기관까지 오랜시간 새마을운동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 때문에 ‘한국 새마을운동=경북’으로 인식될 정도로 경북의 새마을운동은 역사성과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2007년 경북도는 경운대와 함께 전국 유일의 새마을운동 연구·교육기관인 ‘새마을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새마을아카데미는 △마을 지도자대학 운영 △결혼이민여성 글로벌 새마을지도자 교육 △대학생 해외봉사단 파견 등 새마을운동 중흥과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맡아왔다.

2012년 영남대에 ‘박정희정책 새마을대학원’이 개설됐다. 지속적인 새마을운동 계승·발전을 위해 새마을운동의 정체성 확립과 전문지식 보급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새마을세계화재단이 설립됐다. 새마을리더 봉사단 파견 및 해외 시범마을 조성, 새마을세계화 사업의 국내외 홍보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8개국 24개 마을에 새마을리더 봉사단 120여명을 파견하고, 아시아를 비롯해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 지도자를 대상으로 새마을연수를 진행하는 등 다각적인 새마을세계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안효영 경북도 새마을봉사과장은 “경북도의 새마을운동은 세계의 개발도상국에 조금씩 희망의 싹을 틔워가고 있다”며 “성공적인 원조는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의 기적을 경북도가 전 세계에서 이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 경북도 새마을운동 시기별 특징
시 기 이 념 기본정신 추진목표 의 미
1970~1996년 잘살기 근면·자조·협동 관민협력, 공동체 중심 사업 실시, 선의의 경쟁, 새마을교육 새마을운동의
발상 및 기반
1997~2013년 더불어 잘사는 
공동체 건설
근면·자조·협동 조직역량 강화, 공동체의식 함양, 국제협력 증진 새마을운동의 
중흥
 2013년 10월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제2의 새마을운동’ 
 선포 이후~
글로벌 행복 
공동체 건설
근면·자조·협동
+
창조·봉사·화합
건강한 정신문화 고취, 행복한 지역공동체 구현, 전문 인력 양성 및 조직 재정비, 경북형 새마을운동 세계화 세계 새마을
운동의 중심
 <경북도·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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