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땅 홍보 광고에 어떤 면 부각시키면 좋을까” 실전 같은 질문 철저한 조언

  • 백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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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0 07:53  |  수정 2014-10-20 09:25  |  발행일 2014-10-20 제15면

◆모의면접 현장

“바칼로레아(프랑스 대입 자격시험)식으로 공부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보세요.”

지난 14일 오후 1시, 경북여고 한 교실. 교사 2명, 그리고 1명의 여학생이 책상을 사이에 둔 채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교사들은 근엄한 표정으로 책상 위의 서류들을 찬찬히 살피며, 학생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여고생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무릎 위에 올린 채다. 뿔테 안경 뒤의 눈빛은 조금씩 떨렸다. 교복 차림의 여고생은 조곤조곤 답변을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분쟁이 국제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세계사 시간에 이 사안의 문제점과 전망에 대해 생각을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10여분 후, 평가시간. 면접관으로 나선 교사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시작됐다.

면접관 중 한 명은 “대답할 때 많이 떨고 있다. 면접관과 시선도 맞추지 못해서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며 “인중과 양 어깨에 가상 삼각형을 그려, 이곳에 시선을 두는 연습을 해라. 마치 몸이 말하는 듯한 자신감을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교사는 “자신의 주장을 먼저 말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득력을 높이는 게 좋다”며 “자기소개서를 외워 이를 토대로 대답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 면접 때는 다른 사례를 들어주면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면접관을 마주한 여학생은 조언을 듣고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한 시각, 다른 교실에서도 모의면접이 진행되고 있었다.

면접관은 광고홍보학과를 지원할 예정인 학생에게 돌발질문을 던졌다. 그는 “역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고 하는데,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광고를 한다면 어떤 측면을 강조하는 게 좋겠어요?”라고 물었다.

순간 5초 정도 적막이 감돌았다. 잠시 머뭇하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학생은 당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제까지 독도에 대한 광고는 영토적인 측면만을 부각시켰는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 땅이기 때문이죠. 대신 독도의 아름다움이나 문화적인 측면을 전면에 내세우고, 역사적인 사료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뒷받침하는 전략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날 면접은 대입을 앞둔 25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는 물론 저마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에 대한 질문까지 소화하며 진땀을 흘렸다.

김동기 경북여고 진로진학부장은 “2011년부터 대구지역 진학진로담당 교사들이 모여 각 학교를 돌며 모의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면접이 갈수록 중요해져, 심지어 20~30%의 점수차를 뒤집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각 학교마다 면접 교육을 강화해 거의 모든 곳에서 실시하고 있다. 면접은 대입뿐만 아니라 취업 등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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