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 동해안서 기차 타고 유라시아로…‘鐵의 실크로드’ 기대”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4-12-08   |  발행일 2014-12-08 제10면   |  수정 2014-12-08
[기고] “경북 동해안서 기차 타고 유라시아로…‘鐵의 실크로드’ 기대”

지난달 27일 밤 10시30분 중국 선적의 화물선이 북한 나진항을 떠났다. 시베리아산 석탄 4만500t을 실은 채. 이틀 후인 29일 새벽 5시 포항항에 입항했다. 지난 1일부터 하역된 석탄은 포스코의 제철공장에서 쇳물을 만드는 공정의 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시베리아에서 채굴된 석탄은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의 나진항까지 54㎞의 새로 건설된 철도로 운송됐다.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나진선봉경제자유구역개발 사업은 러시아와 북한이 7대 3의 비율로 설립한 합작회사 ‘라손콘트라스’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지분 절반을 확보한 우리나라의 컨소시엄(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 업체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문 때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주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즉 ‘SRX(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시적인 성과다. 지난 5일에는 울진에서 동해중부선 2단계(영덕∼울진~삼척) 구간 철도 기공식이 열렸다. 2018년이면 동해선 철도가 완성된다.

일주일 사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역사적인 사건이 경북 동해안에서 전광석화같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경북도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관련, 동해안 시대의 개막을 예측하고 동해선 철도 건설의 당위성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동해중부선 철도는 포항에서 열차로 나진, 선봉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아시아 대륙을 넘어 유럽으로 진출하는 지름길이다. 경북도는 포항 신항을 동북아의 허브항으로 개발, 북방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여기다 부산∼울산 고속도로에 이어 내년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장기적으로 포항~영덕~울진으로 이어지는 동해고속도로까지 연결되면, 명실공히 동해안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다. 더불어 통일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경주를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까지 60일간 7개국 육상실크로드(2만947㎞)를 성공적으로 종주하면서 고대 실크로드의 동쪽 기점이 경주임을 전세계에 알렸다. 올핸 탐험대를 구성, 1300년 전 혜초가 연 바닷길인 경주에서 인도 콜카타를 거쳐 이란 이스파한까지 2만2천958㎞에 달하는 해양실크로드를 최초로 완주했다.

앞으로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철도를 통해 ‘철의 실크로드’까지 완성되면, 우리는 세계에서 3대 실크로드를 두루 섭렵하는 최초의 국가가 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현으로 경제·문화강국으로서 지위가 한층 더 강화되는 것이다.

경북 동해안에서 기차를 타고 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로 새로운 희망을 찾아 1만5천㎞를 달리는 꿈같은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포항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세계로 나가는 희망이 실현될 날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젠 우리 아이들과 함께 반도를 넘어 새희망을 찾아 떠나는 꿈을 꿀 수 있다. 우리가 살아온 이곳 경북도에서….
이재춘<경북도 지역균형건설국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