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거리, 대구 공연예술 명물거리 된다

  • 최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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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6 07:32  |  수정 2014-12-16 07:33  |  발행일 2014-12-16 제7면
■ ‘남구 도시재생’ 대명공연문화거리 활성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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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물베기마을 문화예술축제’(왼쪽)와 ‘문화·예술 생각대로 옹벽 디자인 개선사업’. <대구 남구청 제공>

야외무대·연극 골목길 등
새로운 문화 브랜드 창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
제2의 대학로 도약 기대

15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계명대 대명캠퍼스 인근 대로. 학기 중임에도 유동인구는 많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인근의 상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골목으로 들어서니 빈 점포가 줄지어 있었으며,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폐가’도 보였다.

이날 인근에 위치한 대명공연문화거리. 이곳은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퇴폐의 온상이라 할 만큼 유흥업소가 난립해 이른바 ‘19번 도로’로 불리던 대구의 중심 유흥가였다. 하지만 이곳 역시 계명대 대명캠퍼스 일대와 마찬가지로 옛 영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건물 곳곳에서는 ‘임대’라고 써붙은 안내문을 볼 수 있었으며, 상당수 가게는 영업을 하지 않는 듯 오후시간에도 문을 닫고 있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몇년 새 계명대 미대학생의 작업실로 종종 이용되지만 워낙 임대료가 싸 건물주 입장에서는 별로 수익이 안 난다. 다들 낙담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때 대구에서도 손꼽히던 상권이 계명대의 성서캠퍼스 이전과 유흥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등이 맞물리며 지역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것.

실제, 남구 대명 2·3·5동의 인구는 최근 10년간 19% 감소했으며, 사업체 수는 같은 기간 14% 줄어들었다. 게다가 재건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2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 비율은 73.4%에 달한다.

사실상 버려진 거리인 셈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 5월 남구 대명 2·3·5동을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15일 사업계획을 승인, 모두 240억원의 도시재생사업비를 투입하기 때문이다.

남구청은 5년 전부터 이 지역을 중심으로 대명공연문화거리 활성화를 추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번 국토부의 사업승인을 통해 ‘제2의 대학로’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남구청은 이를 위해 총 10억여원을 들여 야외상설무대, 테마(연극)가 있는 골목길과 공연박물관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문화공연예술인을 위한 연습실 리모델링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전망도 밝다. 인근에 연극극단, 예술기획사와 경북예고, 계명대, 대구교육대 등 다양한 문화·예술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우 남구청 도시재생총괄과장은 “주변 상가와 거리의 명물화를 통해 서울 대학로와 같은 문화 브랜드를 창조하는 한편, 경제 활성화도 꾀한다는 목표다. 이번 사업승인으로 추진동력을 얻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주민참여의 일환인 주민극단, 예술학교, 지역공동체 프로그램 지원, 도시재생대학 교육 프로그램, 주민디자인학교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이는 남구청이 꾸준히 추진해 온 ‘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도시재생 사업’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6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남구청은 그동안 주민에게 도시재생에 관한 교육을 하고, 이를 사업에 반영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산맛둘레길’ ‘문화·예술 생각대로’를 비롯해 올해부터 시작된 ‘2000배 행복 마을 만들기’ 등의 주거지 재생 사업 등이 주민 참여로 이끌어낸 결과다.

이와 관련해 임병헌 남구청장은 “이번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남구가 재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 앞으로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도심재생이 아닌 주민이 중심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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