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특별시 대구 .1] 메디시티를 현실로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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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6   |  발행일 2014-12-16 제10면   |  수정 2014-12-16
뇌병원·심장센터 유치로 ‘첨단의료 허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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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메디시티를 현실화하기 위해 한국뇌병원과 국가심장센터 유치에 나서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중증질환 치료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영남대의료원은 지난해 지역 최초로 풀옵션 4세대 수술로봇인 ‘다빈치Si’룰 도입, 운영중에 있다. <영남대의료원 제공>

대구가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2008년 경제자유구역 수성의료지구, 2009년 신서동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 등 의료산업 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 올초부터 4대 중증질환 분야의 전문성 강화와 취약분야 서비스 개선작업을 추진해 왔다. 내년에는 ‘메디시티 대구’ 현실화를 위해 시민 편의성을 높이고 병원 간 협업을 강화하는 데 힘을 모을 계획이다.


4대 중증질환 전문화
칠곡 암센터·뇌연구원 중심 통합의료 분야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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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집중치료 지역센터에서 의료진이 인큐베이터 속에 있는 신생아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대구시는 암, 심장·뇌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전문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2011년 개원한 칠곡경북대병원 암센터, 올해 개원한 한국뇌연구원을 중심으로 한국뇌병원, 국가심장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문을 연 한국뇌연구원은 정부가 출연한 국내 유일의 뇌질환 전문 연구원으로 미래 대구의 먹거리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뇌질환은 매년 진료비 증가율이 높고 사회·경제적 부담이 매우 커 다차원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대구시는 현재 한국뇌연구원 산하에 한국뇌병원 대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뇌병원이 대구에 유치되면 한국뇌연구원과 공간적·시스템적 긴밀한 협력과 기초·임상연구간 연계를 통해 뇌질환 치료·신약·의료기기 개발을 앞당길 토대가 된다. 뇌 질환 연구→신약 개발→치료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결국 알츠하이머, 파킨슨, 치매 등 각종 뇌 질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대구로 몰리게 되고,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의 유치도 활성화된다.

이와 함께 국가심장센터도 향후 2~3년 내 대구에 건립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1월1일자로 통과된 2014년도 정부 예산안에 심장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비 7억원이 최종적으로 반영돼 타당성 조사 용역이 준비 중이다. 타당성 조사 이후 2016년 예산이 반영되면 심장센터 건립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대구시 오준혁 의료관광 과장도 “대부분의 심장 질환은 긴급을 요하기 때문에 지역 의료계도 수년전부터 심장수술에 특화된 전문 시설과 첨단장비를 갖춘 심장수술 전문센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고 밝혔다.

실제 대구 지역 흉부외과 전문의 부족으로 50대 흉부외과 의사가 본격 은퇴하는 2~3년 후에는 지역에서 심장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의 거점병원 역할을 할 심장센터 건립이 시급한 것이다.

암, 뇌졸중, 당뇨 등 만성난치성 질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세계 최초의 양한방 통합의료센터(대구시 남구 대명동)도 내년 상반기 운영을 앞두고 있다. 대구가톨릭대와 대구한의대를 중심으로 미국 하버드의과대 등 세계 유명 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만성난치성 질환 치료법 개발이 본격화되면 대구는 통합의료 분야를 주도하게 된다.

뇌병원과 심장센터 설립이 현실화되고, 양한방통합의료센터가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 대구는 뇌와 심장, 희귀난치성, 만성질환에 대한 R&D(연구개발) 및 전문치료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머지않아 대구가 세계적인 첨단의료의 허브가 되는 것이다.


병원 간 협업·경쟁력 강화
그룹 만들기·정보 교류·세탁물 공동 처리 등 모색

대구의 의료기술은 서울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증질환에서는 질적 차이를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별의료이용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지역환자의 관내 진료비율은 92.4%, 환자 유입률은 14.8%로 전국 상위 수준이다. 반면 암, 난치성 질환 등 중증질환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유출이 심각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병원 간 협업을 통한 의료 질 개선을 이룩해야 한다.

대구는 그동안 매월 메디시티대구 협의회 운영을 통해 병원 간 협력사업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공동 사업 추진에는 유리한 상황이다.

2007년 설립된 보건의료협의회를 모태로 하는 메디시티대구 협의회는 국내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구의 소중한 자산이자 강점이다. 지역의 5개 대형병원은 물론 의사, 약사, 간호사, 한의사 등 보건의료 관련 단체의 수장이 참여해 메디시티 대구 구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수도권 병원이 자본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쟁을 벌여 나가는 가운데 지역 병원이 합심해 ‘메디시티 대구 병원 그룹’으로 뭉쳐 대응하는 전략이다. 지역에서 제일 큰 병원인 경북대 병원(칠곡병원 포함 1천319병상)이 병실 기준으로는 전국에서 10위권 수준이지만 메디시티대구 협의회 소속의 5개 대형병원을 합치면 4천600여 병상으로 국내 최대 병원인 아산병원(2천680병상)을 단번에 넘어선다.

그간 메디시티대구 협의회는 국내 처음으로 의료 서비스 지표와 환자 안전 관리 지표를 개발하는 등 병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체계를 환자 중심으로 전환해 왔다. 또한 의료 종사자에 대한 통합적인 고객만족 교육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미소친절 메디시티 대구 병원을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 오고 있다.

한편, 다양한 병원 간 협업 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의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한 사례로 지난해부터 공동세탁물 처리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병원별로 나오는 세탁물을 공동으로 처리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세탁물 품질도 높일 수 있다. 지역 5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공동IRB(임상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7개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내년에는 다국적 제약회사 임상연구 및 임상시험수탁기관을 유치해 임상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지역 병·의원이 가지고 있는 의료정보를 중심병원인 경북대병원, 대구의료원과 협력병원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교환하는 의료정보교류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에는 글로벌 기업인 GE가 참여한다. 병원 간 진료정보나 영상정보의 교류가 가능하게 되면 의료서비스가 질적으로 향상되고 의료비 절감도 가져 올 수 있다.

이와 함께 의료사고 보험 공동 가입, 의료인력 공동 채용 등 다양한 협업 사업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병원 간 전문 분야 특화, 의료인력 교류, 의료기기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메디시티 대구 병원 그룹’을 점진적으로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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