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농촌 유학’ 신나는 시골살이 아이들이 웃었다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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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3   |  발행일 2015-11-13 제33면   |  수정 2015-11-13
군위군 소보면 서경리 ‘간디유학센터’
20151113
군위군 소보면 서경리 간디유학센터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주선국 이사장, 김승주 교사와 함께 카메라를 보면서 힘차게 뛰어오르고 있다.

‘아이들을 자연으로 내보내라. 언덕 위와 들판으로 나가 아이들을 가르쳐라. 그곳에서 아이들은 더욱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며, 그때 가진 자유의 느낌은 아이들로 하여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아이들은 선생에게서보다 자연에 의해 배울 수 있도록 하라. 당신은 그저 조용히 자연을 산보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완전히 깨닫게 하라. 아이들이 걸음을 멈추면 바로 그때 새의 지저귐이나 나뭇잎 위 곤충의 지저귐, 꽃과 나무가 들려주는 자연의 노래를 듣게 될 것이다. 나무와 새와 곤충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당신은 조용히 있도록 하라.’

근대 교육의 아버지이자 교육사상가인 페스탈로치가 설파한 자연교육론이다.

실제 농촌에서 자라 여름에 소꼴을 먹이고, 겨울에 소죽을 끓여본 경험이 있는 아이와 그런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아이는 가축과 동물에 대한 생각이 다를 것이다. 한여름 밤 평상에 누워 총총한 별을 보며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찾아 본 아이는 그런 체험을 하지 못한 아이보다 정서적으로 더 안정감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연을 접하고 느낄 여유가 거의 없다. 교육 경쟁과 인터넷·게임에 중독되기 쉬운 사회 환경으로 아이들의 정서는 갈수록 메말라 가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일찍 그런 경험을 했다. 40여년 전 일본 나가노현 산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 교사 아오키씨는 입시경쟁교육에 내몰린 아이를 가르치다 사표를 내고 현대판 페스탈로치가 됐다. 그는 ‘소다테루카이(育會)’라는 단체를 만들고 지역 농가를 빌려 단기 자연체험교육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러다 야사카 마을에 일본 최초로 산촌유학센터를 열었다. 해외로 유학을 가는 게 아닌, 시골로 장기유학을 오는 학생을 받았다. 이것이 일본에서 산촌유학이 붐을 이루는 출발점이었다.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계기도 됐다.

농촌유학이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부모 곁을 떠나 농촌유학시설(농가나 유학센터)에서 6개월 이상 생활하면서 농촌지역 학교에 다니고 지역 주민과 함께 시골살이를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선 2006년 <사>생태만들기모임과 대안교육지 ‘민들레’를 중심으로 농촌유학이 논의됐다. 이듬해 전국 7개소에서 일본과 유사한 농촌유학시설이 생겨났다. 2010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도·농교류사업의 하나로 공적 지원을 하면서부터 지난해까지 농촌유학시설은 총 44개소로 늘어났다. 자치단체별로는 전북 14개소, 경북 7개소, 경남 6개소, 강원 5개소 등이다. 유학생 수는 2007년 42명에서 2014년 총 267명으로 증가했다.

간디유학센터(군위군 소보면 송백로 1194)는 경북지역에 있는 대표적인 농촌유학시설이다. ‘도시 아이들의 신나는 시골살이’를 모토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농촌유학프로그램을 실시했다. 2007년 3월 소보면 옛 서경초등을 리모델링해 설립한 간디문화센터가 모태다. 지금까지 간디유학센터를 거쳐간 아이는 8명, 이 가운데에는 대학에 진학한 유학생도 있다.

이번 호 위클리포유는 간디유학센터에 대한 스토리다. 주선국 이사장과 문창식 교장, 그리고 김승주 사무국장 겸 교사를 만나 센터의 설립목적과 비전을 들어보았다. 또 시골살이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실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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