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물한 친구들 찾아온다면 언제든 환영”…지구 반대편서 온 감사인사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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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8   |  발행일 2016-01-28 제6면   |  수정 2016-01-28
“책걸상 앉아 수업듣게 돼 좋아
자라서 어려운 사람 돕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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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제니 초등학교 학생회장인 클라리스 다리샤(왼쪽)와 부회장 나니에.

“기적의 씨앗을 뿌려준 대구·경북 학생들과 이를 우리에게 연결해 준 월드비전에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19일, 케냐 마드제니 초등학교 학생회장인 클라리스 다리샤(여·16·8학년)와 부회장 나니에(17·8학년)는 이렇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리샤는 새로운 건물이 생겨 가장 좋아진 점에 대해 “깨끗한 교실 안에서 의자에 앉아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그에게 교실 지붕은 푸르른 나무, 의자는 큰 돌, 공책은 흙바닥이었다.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교복이 해지는 것이었다. 3만원 정도의 교복을 다시 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찢어진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리샤는 선생님, 나니에는 의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꿈은 달랐지만 꿈을 이룬 뒤 그 능력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같았다. 지금은 비록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나눔의 싹이 자라나고 있었다.

“한국, 그리고 대구·경북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지만,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준 그 도시에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꼭 가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케냐 마드제니 초등학교 학생들은 한국과 대구·경북 학생들이 있어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외롭지 않아요. 그리고 그 친구들이 우리를 찾아와준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두 학생은 그렇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대구·경북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어쩌면, 미안하지만 앞으로도 조금 더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일지도 모른다. 2016년, 우리가 응답해야 할 아프리카의 외침처럼 들렸다.

글·사진=케냐 밤바에서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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