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노선 13일부터 일부 조정

  • 이창남
  • |
  • 입력 2016-02-03 07:42  |  수정 2016-02-03 07:44  |  발행일 2016-02-03 제7면
대중교통 환승 불편 해소에 초점…횟수도 2회로 확대 방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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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구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대구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되면서 시민들은 적잖은 혼란과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에 대구시는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해 다각적인 후속 대책을 마련했고 조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조정안은 불합리한 노선을 최대한 개선하고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년 개편후 곳곳서 불만 쏟아져
접수된 민원 400여건 심층 분석
이용 수요 잘못 예측 노선 손질
왕복운영 고려한 탄력적 배차 등
총 104개 노선 효율적으로 개선

편의성 높이는 인프라 대거 확충
배차정보 신속 제공하는 안내기
올 11월까지 198개로 늘리기로
이용 많은 정류소엔 유개승강장
2018년까지 1800곳에 마련 예정

지난 1일 오전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2단지 앞 버스정류장. 시민 서너 명이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10여분 뒤 ‘급행6’이라고 적힌 빨간색 버스가 정류장에 멈춰섰다. 기사는 승객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다음 정류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급행버스의 장점은 신속성에 있다. 정류장마다 일일이 정차해 승객을 태우지 않고 주요 정류소에만 정차하기 때문에 일반 버스에 비해 목적지에 보다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이날 급행6번은 복현동 경북대학교 북문과 칠성시장, 대구시청, 섬유회관을 지나 두류수영장, 서부정류장, 달서구청, 성서산업단지, 종착지 대천교까지를 70여분 만에 주파했다. 봉무동에서 시내까지는 20여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시아폴리스 정류장에서 만난 김모씨(65·대구시 동구 봉무동)는 “지난해 8월 이전엔 버스를 타고 시내에 가려면 10여분을 걸어나와야 했다”면서 “급행6번이 운행을 시작하면서 이동 편의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도시철도와 버스 간 환승 활성화

대구시는 지난해 버스노선 개편을 시행하면서 도시철도와 환승체계 구축, 교통사각 지역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기존 급행·순환·간선·지선인 4단계 체계를 급행·간선(일반, 순환)·지선(일반, 순환, 오지) 등 6단계로 확대했다. 특히 이시아폴리스와 테크노폴리스, 금호지구 등 신개발 지역과 도시철도 사각지역에 급행노선 4개를 신설했다. 급행5번은 성서산업단지∼중앙로∼대구대학교, 급행6번은 대천동∼월배신도시∼중앙로∼경북대학교∼이시아폴리스, 급행7번은 칠곡3지구∼금호지구∼서재∼대곡지구, 급행8번은 대곡역∼테크노폴리스∼유곡리를 각각 운행하고 있다.

시는 또 생활권 내 단거리 이동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마을버스형 지선순환노선을 기존 14개에서 20개로 늘렸다. 중복·굴곡 노선 등 17개를 조정·폐지했으나 대체 노선을 만들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노선 개편 이후 오히려 불편을 겪는 시민도 생겨났다. 노선이 폐지되거나 조정되면서 버스 이용이 힘들어진 지역이 적지 않은 것. 실제로 수성구 황금동과 범어동 주민 2천여명은 8월 이후 폐지된 414-1 노선을 환원해 달라며 서명운동을 벌여왔다.

또 달성지역의 경우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시는 지난해 9월 600번 시내버스 노선의 종점을 달서구 유천치안센터에서 KT남대구지사(서부정류장)까지 확장시켰다. 시행 초기 혼란을 겪은 시는 시민 불편사항을 중점적으로 해결하고, 개편안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오는 13일부터 일부 노선을 재조정한다.

지난해 시청에 접수된 400여건의 시민 불편 사항을 심도 있게 검토해 시민과 버스 기사, 운송사업자 모두가 만족하는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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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버스 이용객 편의를 위해 확대 설치 예정인 유개승강장(셸터). <대구시 제공>

◆시민 불편 민원 반영에 주력

새 조정안에 따르면 600번처럼 이용 수요를 잘못 판단해 연장 운행하는 11개 노선을 조정했다. 또한 첫차와 막차 시간이 현실과 다른 750번 등 19개 노선, 배차 간격이 길어 시민 불편을 초래한 523번 등 62개 노선, 왕복 운영시간 조정에 따른 탄력 배차를 위해 527번 등 12개 노선 등 총 35건에 대한 민원을 해소한다.

이용 수요가 적은 정류소의 위치도 조정된다. 시는 기존 2·28기념중앙공원 앞에 정차하는 급행6번을 CGV대구한일극장 앞으로 변경했다. 또 급행7번 운행을 맡은 남도버스 두 대를 신설했다. 노인과 여성에 이어 교통 약자로 분류된 대학생 승객들의 민원도 고려했다. 대구대 정문에서 정차하는 급행5번 버스는 서문과 학교 건너편으로 변경해 통학 편의성을 높였다.

버스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도 확충한다. 우선 버스 배차 등 다양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제공하는 버스정보안내기를 확대 설치한다. 이미 지난해 104대의 안내기를 설치한 시는 오는 11월까지 94대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저상버스 노선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선판 50대도 신설한다. 이 밖에 시내버스 이용객이 많은 정류소에 유개승강장(셸터)도 설치된다. 시는 2018년까지 전체 정류소(2천997곳) 대비 60%(1천800곳)까지 셸터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시는 버스노선 개편에 따른 시민 불편 해소 방안 중 하나로 환승 횟수를 2회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무료환승은 현재 30분 이내 1회로 제한돼 있다.

정덕수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지난해 8월 시내버스 노선 개편 이후 불합리한 노선을 조정해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폐지노선을 환원하고 환승 불편을 해소하라는 시민들의 민원을 최대한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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