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 달성하천습지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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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4 07:24  |  수정 2016-06-17 11:14  |  발행일 2016-05-04 제6면
20160504
김종현 (<주>엔에이피 대표이사)

지금 대구달성하천습지는 시험대 위에 올라있다. 많은 전문가의 조언과 검증을 통해 습지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고, 습지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은 진행중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아픈 사람을 보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 병원에서 치료받기를 권할 것이다. 그리고 몸 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회복되기를 바랄 것이다. 자연 또한 같다고 생각된다. 과거 자연이 가지는 회복 능력은 매우 놀랍도록 빨랐다. 언제 훼손됐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회복됐다. 하지만 현재의 자연, 대구달성하천습지는 그러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확인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의 증가와 함께 귀화생물 및 생태계교란종(뉴트리아, 가시박)의 증가는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습지가 복원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현재까지 생태계복원사업을 보면, 대부분 개발행위사업들이 자연의 복원보다 계획적인 자연공원 조성에 가깝게 복원이라는 사업을 했다. 실제 복원사업시 시공에 관여하는 생태전문가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생태계 복원시 이를 진단하거나, 복원이 잘못됐을 때 제재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었다. 이는 수술실에서 집도의가 전문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상황은 매우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대구달성하천습지 복원의 경우 현재까지 진행된 방법과 달리 ‘습지를 우선적으로 진단하고, 복원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직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방법이다. 시공에서도 생태전문가가 직접 참여해 실시간 조사된 결과를 토대로 습지 개발 방향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시공이 이뤄진다. 시공시 발생되는 여러 가지 생태적 문제점을 토목전문가가 아닌 생태전문가가 진단함에 따라, 복원시 발생되는 문제점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시공 중 다양한 검증 방법인 종간친화력 분석, 식생유형 분석, 습지천이 방향,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 군집 분석, 육상동물의 동태 등을 통해 습지복원에 대한 검증을 한층 강화해 개발이 아닌 진정한 복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자연에 대한 조사는 인적 조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이뤄진다.

대구달성하천습지 또한 드론, 열화상 카메라,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좀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조사방법과 검증이 필요하다. 대구달성하천습지 복원에서 위와 같이 처음으로 시도되는 방법으로 끝까지 마무리된다면 우리나라의 생태계 복원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구달성하천습지의 미래에 우리나라 생태계의 미래가 걸려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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