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맛 맞춘 향신료·소스…연평균 매출 18% 지속적 성장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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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09 08:04  |  수정 2018-01-09 08:05  |  발행일 2018-01-09 제20면
■ 대구 북구 향신료·소스 제조업체 ‘이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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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문화가 발달하고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향신료 및 소스 관련 시장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추세에 부응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향신료와 소스를 개발·판매해 주가를 올리는 지역 업체가 있다. 대구 북구 칠성동에 위치한 이슬나라는 관련 제품으로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엔 향장산업에도 뛰어들어 앞으로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업체다.

매운맛 조절 캡사이신 제품 인기
감칠맛 나는 소스 개발도 성공적
동남아·美 등 수출 매출 35% 차지
경북 칠곡군에 제2공장 설립 예정

향장사업 위한 자회사 스쟌 설립
디퓨저·캔들 등 신사업에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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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는 향신료 제품. <이슬나라 제공>

◆국내외에서 찾는 소스·향신료

이슬나라는 1987년 형제상회에서 시작한 향신료·소스 전문 생산 업체다. CJ, 대상 등 대형 식자재 유통업체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등에 식자재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8% 이상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여 2017년 대구시 중소기업대상에서 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슬나라가 뿌리를 두고 있는 형제상회는 김성관 대표와 형제들이 함께 서문시장에서 운영한 가게다. 이후 가게가 잘 되면서 형제들은 곳곳에 형제 2번, 3번, 4번 상회를 열었다.

김 대표는 형제 4번 상회를 열고 밀가루, 마가린 등 식재료를 공급했다. 김 대표의 영업력으로 형제상회는 점점 성장해 중대형 업체들과도 거래를 해나갔다. 하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그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그는 “IMF 당시 너무나 어려워 죽고 싶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지금의 이슬나라”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슬나라를 설립하고 제조에 뛰어들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껑충 뛴 식자재 가격에 생산자, 공급자들이 물건을 내놓지 않았던 경험 때문이다.

이슬나라를 설립하고 캡사이신 제품을 출시하면서 고객들에게 ‘이슬나라’라는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김 대표는 “한국사람들이 워낙 매운 맛을 좋아하지 않느냐”며 “한국인에게 맞는 매운맛을 찾기 위해 캡사이신의 매운맛을 조절하면서 제품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슬나라의 주 고객은 외식업체다. 뷔페와 예식장, 프랜차이즈 등이다.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연구원을 고용해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 덕분에 감칠맛 나는 소스도 탄생했다.

이슬나라의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한류 열풍에 한국의 소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출의 35%가량이 동남아, 중국, 미국 등지로 나가고 있다.

이슬나라는 수출량이 급증하면서 현재의 공장으론 수출량을 채우지 못해 칠곡군에 제2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제2공장은 약 3천300㎡(약 1천평) 규모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

매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슬나라는 안주하지 않고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 곧 선보일 ‘더하기’는 식육 전용 소스와 향신료, 시즈닝 등 총 15종의 패키지가 담긴 신제품이다. 식육점을 대상으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본사가 시장 가까이 있어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늘 아이디어를 얻는다. 더하기 제품은 식육점에서 관련 소스와 향신료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

이슬나라는 지역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지체장애인과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왔다. 김 대표는 또 현재 지역에서 사업하는 CEO들의 모임인 ‘열사모’의 부회장을 역임하며 이제까지 쌓아온 경영노하우를 지역 업체들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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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나라의 자회사인 스쟌에서 선보인 디퓨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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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쟌에서 만드는 캔들 제품으로 세련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소스에서 향장사업으로 확장

이슬나라는 소스와 향신료 시장에 그치지 않고 향장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소스 제조 시 알게 됐던 향 관련 노하우를 디퓨저와 캔들 등 향 사업으로 넓혀 고급화하겠다는 것. 이슬나라는 향장사업을 위해 자회사 ‘스쟌’을 설립하고 자체 사이트도 오픈할 예정이다.

스쟌은 숭고한 잔다르크란 뜻으로 삶의 굴곡을 견뎌낸 4050대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한다. 김진규 스쟌 대표는 “아버지의 향신료·소스 사업을 도우면서 어릴 때부터 식품원료에 첨가되는 향에 민감해졌다”며 “아직 대구엔 디퓨저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많지 않아 이 사업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쟌에서 생산하는 디퓨저는 좋은 향으로 코를 즐겁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으로 눈까지 즐겁게 한다. 디퓨저 안에 꽃을 넣는 등의 시도를 통해 여성성을 강조한다.

지난 6일 방문한 이슬나라 본사 건물 1, 2층엔 스쟌의 오픈스토어와 함께 연구공간도 함께 마련돼 있었다.

연구공간에는 각종 천연 향료가 구비돼 있었고 적절한 배합을 통해 소비자들이 선호할만한 향을 만들고 있었다. 현재 전문 조향사가 스쟌에 소속돼 10여 종류의 향을 만들고 있다. 부산대와 경북대 연구실에 향료 분석 의뢰를 해서 협업도 하고 있다.

스쟌에서는 오는 2월부터 고객들이 디퓨저, 캔들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 수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향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향 관련 제품에 좀 더 친숙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진규 대표는 “요즘 제조업으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적다. 대부분이 앱 개발과 같은 IT산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제조업에 뛰어든 만큼 열심히 해서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연봉 3천만원 이상 줄 수 있는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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