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정서적 교감…“또래와 관계 좋아지고 표정도 밝아졌어요”

  • 김형엽,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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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1 08:32  |  수정 2018-02-01 08:32  |  발행일 2018-02-01 제25면
■대구시설공단 승마힐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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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시설공단 승마힐링센터를 찾은 아동들이 교관의 지시에 맞춰 재활승마를 진행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확 달라진 아이의 표정을 보니 재활승마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30일 남구 대구시설공단 승마힐링센터에서 만난 이모씨(여·40·북구)는 한달 전부터 자녀와 함께 재활승마를 시작했다. 또래보다 정신·정서적 발달이 조금 느린 아이를 위해 이리저리 고민을 하다 지인의 권유를 받았다. 이씨는 “아이가 동물 중에서도 말을 좋아해 1년 정도는 영천에 있는 승마장에 다녔다. 하지만 일반인 대상 승마장이라 5분 정도 말을 타고 한 바퀴 도는 게 전부였다”며 “여기에 다니면서부터 또래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공감 능력이 높아지고 밝은 표정도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만 5∼24세 이용할 수 있어
정서·신체장애 유치원∼중학생
6∼12개월 과정 재활교육 참여

말타고 교관지시 따라 동작 수행
공감능력 사회성도 키울 수 있어
재활승마 찾는 아이 특성 맞게
맞춤형으로 교육해야 효과


지난 2013년 대덕승마장에 들어선 승마힐링센터는 만 5세부터 24세까지 이용할 수 있다.

주 이용자는 정서·신체적 장애가 있는 유치원~중학생으로 6~12개월 과정 재활 커리큘럼에 참여한다.

대구 한 장애인시설에선 3년 전부터 아동 특성에 따라 꾸준히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시설 아동과 함께 온 보호자는 “겁이 많았던 아이가 자신감이 붙어 또래와의 관계가 부쩍 좋아지고, 한 가지 활동에만 몰입하던 아이가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 등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관 지도 아래 말에 탑승하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리더’와 ‘사이드 워커’가 보조 및 통제한다. 리더는 강습 중 말의 안전을 담당하면서 말을 끌어준다. 말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역할이다. 사이드 워커는 말과 기승자 옆에서 균형·자세를 보조하며, 기승자가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리더와 사이드 워커 인력은 여건상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재활승마의 주된 목적은 치료가 아닌 재활이다. 말 위에서 균형을 잡고 교관 지시에 따라 동작을 수행하면서 신체적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예민한 동물인 말과 함께 교감하면서 공감능력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

재활승마 커리큘럼의 최종 목표는 ‘독립기승’이다. 일반인과 달리 이곳을 찾는 이들은 말과 자신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정해진 훈련표보다는 맞춤형 훈련을 적용한다.

2015년부터 이곳에서 재활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수 교관은 이날 재활시간 내내 진지한 눈빛으로 아이들 몸상태를 확인했다. 더 효과적인 재활을 위해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밟고 있다. 그는 “저마다의 이유로 재활승마를 찾는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선 특성에 따라 교육 내용을 달리해야 한다”며 “많은 부모들이 다른 치료와 함께 동물을 매개로 한 재활을 병행하면서 효과를 봤다고 이야기를 해 줄 때면 뿌듯하다”고 했다.

김성동 대덕승마장 소장은 “시설 운영 여건상 자원봉사자가 많이 필요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재활에 나설 수 있도록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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