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실명전환율 10%도 안돼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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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7   |  발행일 2018-02-07 제2면   |  수정 2018-02-07
당국 “출금만 가능…정리될 것”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행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실명 전환율은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실명제는 은행이 실명확인을 거친 계좌에서만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거래소에 돈을 입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이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실명 전환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체 대상 계좌 174만5천개 중 지난 4일까지 실제 실명 전환된 계좌는 14만3천300개(8.21%)에 그쳤다.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업비트는 총 57만개 계좌 중 7만1천개 계좌가 실명 확인을 해 전환율이 12.46%로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과 빗썸의 경우 90만개 계좌 중 4만7천개(5.22%)만 실명을 확인했다.

실명 전환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이용자 입장에선 가상화폐에 돈을 추가로 넣을 생각이 없거나 서둘러 실명 확인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선 실명 전환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가상화폐를 판 돈을 뺄 수 있고 기존에 넣어둔 돈이 있으면 투자금으로 계속 쓸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한 것도 실명 전환을 꺼리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실명 전환을 하지 않은 일부 계좌 중에는 조세포탈 등 범죄에 연루된 것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계좌를 통해 이미 거래소로 들어간 자금은 인터넷상에서만 존재하는 만큼 별도 통제할 방안은 없지만 이런 계좌로는 출금만 가능하기 때문에 점차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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