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린 포항경제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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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5 07:11  |  수정 2018-03-15 07:50  |  발행일 2018-03-15 제1면
잇단 지진에 내수 위축 시름
경영난 철강마저 美관세 폭탄
기업 절반이상 “신규채용 無”

국내 대표적 철강도시 포항이 안팎의 위기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잇단 지진에 지역 내수가 얼어붙은 데 이어 포스코 등 지역 경제 버팀목인 포항철강산업단지 내 기업들도 세계 경기 침체와 최근 미국 철강 관세 폭탄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4일 포항철강관리공단에 따르면 포항철강산단 근로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4천502명으로 2014년(1만6천145명) 대비 10.2%(1천643명) 줄었다. 특히 2015~2016년엔 무려 1천387명이 산단을 떠났다. 이는 2015년 10월 미국의 한국산 송유관 강관에 대한 덤핑마진·상계관세율 부과로 인한 산단 내 일부 기업의 부도·구조조정에 따른 것이다.

최근 미국발(發) 관세폭탄이 또 한번 포항경제를 강타했다. 미국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원유와 셰일가스에 쓰이는 강관 업체가 직접적인 타깃이 됐다. 포항철강산단 내 넥스틸과 세아제강이 대미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이미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난에서 벗어나려 하는 가운데 또다시 악재를 만났다. 또 포항 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없는 등 고용 사정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철강경기 장기 침체와 지진으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2월 발생한 지진으로 시민의 보금자리인 주택을 비롯해 학교 등 공공시설, 공장, 상가 등에 걸쳐 1천억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를 입었다. 지진 당시 직격탄을 맞은 숙박업소 등 관광업계는 최근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공동주택 등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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