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요인에 민간기업 리더십 또 흔들” 포항본사 뒤숭숭

  • 마창성
  • |
  • 입력 2018-04-19 07:13  |  수정 2018-04-19 07:13  |  발행일 2018-04-19 제3면

“1년 동안 꾸준히 나돌던 회장 교체설이 결국 실행되는 것입니까. 역대 회장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아닙니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18일 포항 본사는 온종일 어수선했다. 이날 일찍 출근한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관련 소식을 주고받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지난 1일 포스코 창립 50주년(1968년 4월1일)을 맞은지 보름여 만에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정권 교체시기마다 최고 경영진이 물갈이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감을 표시했다. 포스코 한 직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CEO가 또다시 중도 하차하는 사태가 벌어져 너무나 안타깝다”며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건) 현 정부는 다를 줄 알았는데, 마음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매번 정권 교체 시기 때면 불거지는 만큼 뒤숭숭한 분위기는 맞지만 별다른 동요 없이 근무하고 있다”면서도 “민간 기업의 리더십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흔들리는 모습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직원들은 벌써부터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항제철소 한 직원은 “포털에 차기 회장 후보군을 다룬 기사가 나왔는데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낙하산 인사가 수장이 될까 걱정”이라며 “권 회장 후임은 현 정부 기조에 맞는 인사로 내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적어도 철강업계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 사퇴 소식을 접한 포항시 공무원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향후 회장 선임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간부 공무원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포항시와 포스코가 상생관계를 다져가고 있는 가운데 CEO가 갑자기 교체돼 차질을 빚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정권 교체기마다 회장이 중도하차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회장 선임 때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턴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원칙에 따라 새 인물을 선임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마창성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