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깜짝‘경제 행보’…中농업과학원·철도 인프라 기업 방문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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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1 00:00  |  수정 2018-06-21
訪中 이틀째 경협 관련시설 시찰
농업 개혁·도로·철도 많은 관심
제재 완화·평화협정 체결 이후
대규모 경제협력 염두에 둔듯

올 들어 세 번째 중국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행이 20일 오전 베이징 농업과학원과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전격 방문했다. 방중 이틀째로 평양으로 돌아가기 직전 방문한 이들 장소는 모두 지난달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이 찾았던 곳이다.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차인 금색 휘장이 새겨진 VIP 차량 2대와 수행원 차량은 베이징 농업과학원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 일행이 농업과학원에 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농업분야 개혁에 관심이 많은 점이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끈 참관단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농업과학원 문헌정보중심과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중심 등을 둘러보며 북한이 IT 등 과학기술과 농업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원한다는 점을 내비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참관단 방문지들을 다시 찾으며 북중 경협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와 오찬 및 환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가 넘어 조어대에서 다시 나온 김 위원장 일행의 차량은 베이징시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찾았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향후 중국횡단철도(TCR) 등 인프라 건설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횡단철도는 서울~평양~신의주를 거쳐 단둥·베이징에 이르는 남북한과 중국을 잇는 철도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후 남북이 철도를 연결할 때 중국횡단철도 건설은 중국의 주요 현안 사업이 될 것으로 거론된다. 다른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참관단이 찾은 장소들 가운데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방문했다는 것은 대북제재 완화 등을 대비해 대규모 경협을 준비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면서 “도로와 철도 건설과 관련해 북중 간에 논의할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방문한 김 위원장 일행의 차량은 곧바로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향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방중해 자국 대사관을 들르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방문은 최근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고생한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사관 방문을 마친 뒤 김 위원장 일행은 곧장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귀국, 1박2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3차 방중은 앞선 두 차례의 방중과 달리 진짜 공식방문의 의미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지난 두 차례 방중이 단순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방중은 보다 깊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즉 이전 두 차례 방문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을 배우고자 했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중국과 정식으로 협력채널을 만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전날 시진핑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 등 최상급 표현을 쏟아낸 바 있다. 시 주석 역시 현재의 북중관계를 “새로운 발전단계에 들어서고, 새로운 생기와 활력에 넘쳐 있다”고 표현하는 등 친밀함을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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