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순환 늪’…침몰하는 대구 자영업

  • 노인호,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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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1 07:16  |  수정 2018-10-01 14:36  |  발행일 2018-10-01 제1면
자영업 비중 최고 속 1인당 빚 4억 육박…지역경제 위기감 고조
일자리 부족 탓 퇴직자 등 포화시장 내몰리며 ‘과당경쟁’ 심화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경쟁은 치열하고 내수는 부진한데 대출까지 받아 장사를 이어가지만 위기에 빠진 이들을 구해줄 동아줄은 찾을 수 없다. 특히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지역은 자영업 위기가 심각해질 경우 지역경제 전체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크다. 만성화된 자영업 경기 악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국세청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자영업 폐업률(1년간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은 87.9%였다. 이는 전년 대비 10.2%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올해 이 수치가 90%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우려섞인 관측도 나온다.

대구·경북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자영업 비율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데다 이들의 대출 규모도 커 위기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인상 등으로 상환부담이 커지면 이들의 도미노식 폐업은 불보 듯 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대구 전체 취업자(123만4천명) 중 자영업자(28만1천명) 비중은 22.8%로, 전국 평균(21.2%)을 웃돈다. 7대 특별·광역시 중에는 가장 높은 수치다. 인구 1천명당 사업자 수도 대구는 95개로, 서울(104개)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 전체 사업체의 매출액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대구는 23.6%로, 전국 평균(12.2%)의 2배에 육박한다.

장사가 안되고 매출이 시원찮다보니 빚에 의존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대구지역 자영업 대출의 1인당 금액은 3억9천230만원으로,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더 큰 문제는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도 있지만현장의 고충은 좀 더 다양하다.

지역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자영업자의 위기는 지역경제 침체로 일자리가 없어 가처분소득(쓸 수 있는 돈)이 적고, 이런 탓에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과당경쟁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면 오히려 문제해결이 쉬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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