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정책 전담 고등교육委와 기획예산委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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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9   |  발행일 2019-07-09 제6면   |  수정 2019-07-09
“정치권 영향 받지 않고 독립적 교육발전 정책 수립·집행”
고등교육委, 독립법인으로 출범
교육기관 허가·인증 등 권한 가져
기획예산委, 6년 단위 예산 편성
확정예산 기관에 배분 역할 수행

이스라엘의 고등교육기관 업무는 교육부가 아닌 고등교육위원회(The Council for Higher Education·이하 CHE)에서 총괄하고 있다. 대학정책이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한 교육발전 측면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후 치열한 논쟁을 거쳐 정치와 행정으로부터 독립된 고등교육정책 기관을 만들기로 하고 1958년 고등교육위원회(CHE)를 출범시켰다. CHE는 이스라엘 고등교육 정책을 전담하는 독립기관이다. 학문의 자유에 대한 침해와 간섭을 막기 위해 정치권으로부터 고등교육제도를 분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CHE의 위원은 19명 이상 25명 이하로 교육부장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현재 위원은 25명이다. 위원 3분의 2 이상은 교육부장관이 협의를 거쳐 대학과 연구소 교수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두 명의 학생연합 대표도 당연직 위원이다. 임기는 5년이다. 각 위원간 자유로운 의사결정으로 위원회를 운영하며, 위원장인 교육부장관이 의사결정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할 수 없다. 정부 또한 CHE에 어떤 간섭도 할 수 없으며, 위원회의 의사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고등교육위원회법에 명시돼 있다.

CHE는 이스라엘 고등 교육과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등교육기관 허가권 △고등교육기관 인증권 △ 학술협력 증진 및 확장 정책 △학위 수여 감독 △고등교육 기관 추가 설립 및 합병 권고권 △고등교육 정책 입안 △새로운 학위 및 프로그램 인증 제공 △고등교육기관 신규 설립 및 외국대학 분교 허가 등의 권한과 역할을 갖고 있다.

고등교육위원회에는 또다른 독립 위원회로 1972년 기획예산위원회(The Planning and Budgeting Committee·이하 PBC)를 출범시켰다. 고등교육기관이 확대되고, 예산규모가 커지면서 전문적인 정책수립 및 예산집행기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PBC는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3년 임기로 교육부 장관이 임명한다. 7명 가운데 2명은 대학 교수, 1명은 대학이 아닌 고등교육기관(예 연구소)의 교수, 2명은 정부 경제분야 관계자여야 한다. PBC 위원장은 CHE의 위원이며, 임기는 6년이다. 위원장 임기가 6년인 것은 이스라엘은 고등교육 정책의 일관성과 독립성·전문성 유지를 위해 PBC에 6년 단위로 고등교육예산을 편성해 배정하는 것과 관계가 깊다. 정치적 상황이나 비상상황에서도 고등교육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6년 단위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PBC도 기본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 PBC는 학문적·국가적 요구를 모두 고려한 국가 차원의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예산편성을 정부에 제안하고, 정부 예산 가운데 고등교육의 몫을 재정부와 협상한다. 또 확보된 예산을 가지고 각 고등기관에 배분하는 역할을 하며, 추가적으로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면서 목적성 예산을 배분하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 CHE에도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이를 위한 기금계획을 수립한다. 기존 고등교육에서 새로운 기관을 설립할 때 새 기구의 필요성이나 예산수요 등 전문적인 견해를 CHE에 제시한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8개 대학, 1개 개방대학, 20개 국립 칼리지(학사과정만 있음), 12개 사립 칼리지, 21개 국립 사범대학 등 모두 62개 고등교육기관이 있다. 이 가운데 사범대학과 사립 칼리지를 제외한 29개 고등교육기관을 CHE가 관할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범대학은 교육부 소관이지만 관할권을 고등교육위원회로 넘기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들 62개 고등교육기관에는 모두 30만6천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가운데 학부생이 23만여명, 석사과정생이 6만3천여명, 박사과정생이 1만1천여명이다. 이스라엘 인구가 850만명을 조금 넘는 것과 비교해 대학생 비율이 매우 높다. 인구대비 대학생 비율이 OECD 국가 중 둘째로 높다고 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인구증가 정책으로 학령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 학생들은 대체로 의무교육인 고등학교 졸업 후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간 군복무를 하고 1년 정도 해외배낭여행 등을 한 뒤 대학에 입학해 다른 나라에 비해 대학신입생 연령이 3~4세 높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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