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모색, 동아시아 도시와 접속하다] "고등교육 재정 늘려 지역 혁신…시민들에 국제화·사회화 교육"

  • 박종문
  • |
  • 입력 2023-03-14 07:53  |  수정 2023-03-14 07:54  |  발행일 2023-03-14 제14면
〈4강: 3월30일〉 도시와 대학-해외사례를 중심으로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대구대 인문과학연구소 공동 시민강좌 - 매주 목요일 오후 6시30분 대구생활문화센터

clip20230313161416

현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독일, 이스라엘, 일본 등 4개 국가들은 대학을 혁신체계의 중심에 두고 있다. 사람의 뇌와 같은 기능을 하는 로봇 뇌(뉴로 컴퓨터), 암 정복, 치매극복, 장애극복, 인간 생명연장, 바이오(생체) 장기 복제, 개인 맞춤형 의약 개발,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이언스, 양자 컴퓨터, 신재생에너지 연구, 디지털 인문학 연구 등을 대학을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대학을 중요한 지역혁신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도시 간의 관계가 밀접해져 시민들에게 예전과는 다른 국제화와 사회화 교육을 지역대학이 맡도록 한 것이다.

미국대학이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은 불과 50년 남짓하다. 100년 전만 해도 미국대학 졸업장으로는 유럽의 대학원에 입학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미국이 1·2차 세계대전과 냉전체제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을 중심으로 한 실용적인 과학연구의 승리이기도 하다. 공과대학 가운데 세계 1위인 MIT, 미국 내 랭킹 5위 안에 드는 예일대와 컬럼비아대의 경쟁력 원천은 인문, 사회, 예술 등 기본에 충실한 교육이다. 컬럼비아대는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학교 인근 뉴욕 할렘가에 21세기형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불과 개교 20여 년 만에 미국 내에서 가장 혁신적인 공과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매사추세츠주 올린공대는 미래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獨, 첨단연구·융합교육 강화
이스라엘은 고등교육위 주목
독립기관 운영 정책 안정성↑
日 교토대 자유학풍 전통 눈길



대학교육 시스템에 대한 독일의 자부심은 30여 년 전 처참하게 무너졌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유수 대학들이 미국은 물론 영국, 아시아권 대학에 추격을 허용해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는 독일 대학 부흥을 위해 고등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20년이 넘는 장기 프로젝트에 착수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독일은 10여 개 엘리트대학을 통해 미국을 제치고 4차 산업을 선도한다는 야심 찬 구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고의 역사를 가진 하이델베르크대, 독일 공대 중 정상급인 뮌헨공대, 전통을 자랑하는 튀빙겐대 등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첨단연구와 융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역 기업에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고 고급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과 비슷한 정서를 가진 바이에른주가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교육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이스라엘은 세계 제1의 창업국가로 불린다.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창업교육과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국가차원에서 전국민 창업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명문 히브리대, 최고의 공대인 테크니온공대, 국제화된 텔아비브대 등의 창업시스템과 4차 산업 첨단연구는 세계 정상급을 자랑한다. 첨단연구를 창업으로 연결해 세계적 플랫폼 기업에 매각하는 시스템은 이스라엘이 앞으로도 자주권이 강한 나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은 고등교육 정책을 혼란한 정치로부터 분리해 안정적 정책 유지가 가능하도록 고등교육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고등교육위원회는 위원 3분의 2 이상이 대학교수 출신이고, 이들은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해 고등교육(대학)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고등교육정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6년 단위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3대 기초과학연구소의 하나인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는 첨단과학 연구를 선도할 수 있도록 완벽한 연구·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0년 정도 앞서서 사회현상을 경험한다는 측면에서 현재 일본대학의 움직임은 중요하다. 도쿄대와 쌍벽을 이루는 교토대의 자유학풍 전통과 문·이과 균형 교육 및 융합연구는 우리나라 대학에 던지는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또 사립명문인 리츠메이칸대의 국제화 전략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 강화 현장은 우리나라 대학이 나아갈 미래이기도 하다.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대학이 지역의 평생교육 및 재교육을 담당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대학 장기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박종문 영남일보 부국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