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잊을 만하면 공직자 일탈…뼈 깎는 자정 노력 기울여야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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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3 06:55  |  수정 2024-02-13 06:56  |  발행일 2024-02-13 제23면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사회 전반적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가운데 공직 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달 16일 대구 모 소방서에서 한 소방관이 동료 소방관을 폭행한 뒤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은 상하 관계에 있는 직원 사이에 일어난 일로 후임 직원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에서 비롯됐다. 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에서 엄연한 근무 시간에 어처구니없는 폭력 사건이 벌어졌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해당 소방서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료에 폭력을 가한 직원은 사건 이후 무려 일주일이나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사무실에서 사건을 목격한 다른 직원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소방서 측은 "직원 사이에 심각한 수준의 폭력은 없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흉기로 위협한 게 심각한 일이 아니다? '폭력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남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소방서는 사건 발생 20일 만에 문제의 공무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소방서의 안일한 문제 의식과 늑장 대처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국가적 선거를 앞둔 중차대한 시기다. 공직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맡은 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공직 기강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게 된다. 한두 명의 '미꾸라지 공무원' 때문에 맡은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공무원까지 욕먹는 일이 더는 있어선 안 된다. 누누이 강조하는 말이지만, 느슨해진 공직자의 복무 기강을 다시 다잡아야 할 때다. 차제에 정부 부처·지자체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은 공무원 복지부동과 일탈행위 예방을 위한 자정(自淨)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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